[뉴스콤 김경목 기자]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합의 진전 소식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를 약화시키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현물 금 가격은 27일(현지시간) 한때 3.4% 떨어져 온스당 3,980달러 이하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주 급등세로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던 중 과열 우려로 멈춘 뒤의 움직임이다.
미중 협상단은 이번 주 정상회담에서 공개할 외교적 성과를 다수 확보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 간 무역 합의가 체결될 경우, 경제적 리스크와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돼 금값 상승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
지난주 금값은 온스당 4,38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과매수 신호가 나타나며 단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와 달러 가치 약화 등의 요인으로 소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값이 단기간 과열됐다.
올해 금값은 여전히 50% 이상 상승을 기록 중이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강한 매수세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삭소은행 올레 한센 전략가는 “금값 하락의 주요 원인은 무역 협상 관련 긍정적 소식”이라며 “투자자들이 신중해지고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하면서 과열된 금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맥스 레이튼 등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과의 협상에 나서는 것, 금 가격 모멘텀 변화,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 가능성이 금값을 향후 며칠·몇 주간 하락시키고 있다”며 향후 3개월 내 금값이 온스당 3,8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금위원회(WGC) 시장 전략가 존 리드는 “중앙은행 수요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며 “더 깊은 조정이 전문가들에게는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스당 3,500달러 수준이 금 시장에는 건전한 가격 수준일 수 있다. 금 가격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전략가들은 “ETF 투자 흐름이 변동성을 보이면서 금값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전 랠리로 몰렸던 단기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금 투자 매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연준은 25bp 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ECB와 BOJ는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