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사모신용 시장, ‘그림자 금융’ 팽창 이후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02214152002978fe48449420211255206179.jpg&nm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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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사모신용 시장, ‘그림자 금융’ 팽창 이후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무디스·영란은행·美 은행 CEO들 잇단 경고…“규제 사각지대, 금융시스템 취약 고리 될 수도”
세계 금융당국과 신용평가사 그리고 주요 은행 CEO들이 잇따라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의 급팽창에 대해 경고음을 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 15년 넘게 이어진 저금리와 완화된 신용 환경이 만들어낸 ‘그림자 금융’이 이제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무디스 “은행, 경쟁자이자 자금공급자…리스크 겹겹이 쌓여”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1일 발표한 특별 보고서에서 “미국 사모신용 시장의 운용자산(AUM)은 지난 10년간 세 배로 늘었다”며 “이제 은행들은 사모신용 운용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동시에 이들과 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복잡한 구조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은행들의 비예금 금융기관(NDFI) 대출은 올해 6월 기준 1조2000억달러로 전체 은행대출의 10.4%를 차지했다. 이 중 약 3000억달러가 사모신용펀드 및 관련 기관에 대한 대출이다. 이는 10년 전(3.6%) 대비 세 배 가까운 증가세다.
무디스는 “은행의 NDFI 대출 급증은 자산건전성 약화의 전조로 볼 수 있다”며 “대출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심사 기준이 느슨해지고, 부실 리스크는 후행적으로 드러난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소형 은행의 취약성이 부각된다. 대형은행은 다양한 위험관리 인프라와 시장 관계망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은행들은 경험과 통제력이 부족해 집중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사모신용 시장이 미국 금융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으나, 경쟁 과열과 공격적 대출이 이어질 경우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은행들은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 美 은행 CEO들 “사모신용은 ‘손실 가능성 가장 높은 영역’”
실제 미국 은행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이언스 뱅코퍼레이션의 해리스 시먼스 회장 겸 CEO는 “사모신용은 성장 속도에 비해 규제가 턱없이 가볍다”며 “비은행 대출기관들은 연준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적 안전판이 없기 때문에, 위기 시 훨씬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이언스는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 상업대출 두 건에서 약 5천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은행 측은 개별 사건이라 해명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사모신용 리스크의 단초’ 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 역시 최근 실적 발표 후 “퍼스트브랜즈와 트라이컬러홀딩스의 잇단 파산은 지난 10여 년간의 완화된 대출 관행이 남긴 후폭풍일 수 있다”며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어딘가에 더 많은 바퀴벌레가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 베일리 BoE 총재 “2008년식 신용버블 재현될 조짐”…스트레스 테스트 착수
이 같은 경계심은 영국에서도 번지고 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21일 영국 상원 금융서비스규제위원회에서 “사모신용 시장의 구조화 금융 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전야와 유사한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비은행 금융기관을 포함한 사모신용 부문 스트레스 테스트를 자발적 참여 방식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복잡한 금융 연결망에 경제적 충격을 가해 높은 레버리지 구조가 경기 침체 시 어떤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스템 전반 탐색 시나리오’ 형태로 진행된다.
베일리 총재는 “우리는 이 부문을 직접 규제할 권한이 없지만 참여를 유도해 데이터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최근 사모펀드·헤지펀드·신용펀드 등 금융의 어두운 구석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현재 자산유동화증권(ABS)이 GDP의 5% 수준에 불과하다”며 “2008년과 같은 신용버블이 재현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진단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