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금통위 경계감과 외국인 매매 등을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시장에선 이창용 한은 총재의 부동산 경계 발언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가 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최근 부동산, 환율, 주가가 모두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낮추면서 10월 금통위는 금리 동결로 방향이 잡힌 상태다.
아울러 채권투자자들 사이엔 10월은 동결이 기정사실이 된 가운데 한은이 11월 인하의 문을 '얼마나' 열어두는지가 관건이란 식의 평가도 많았다.
간밤 미국채 시장에선 10년물 금리가 3%대로 레벨을 낮췄다. 최근 종가기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6일 1년 남짓만에 3%대에 진입한 뒤 다음날 곧바로 4%대로 반등했으나 20일엔 다시 레벨을 낮춘 것이다.
■ 美10년 금리 다시 3%대로...나스닥 속등
미국채 금리는 CPI를 대기하면서 레벨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10bp 하락한 3.97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70bp 떨어진 4.570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50bp 하락한 3.4575%, 국채5년물은 2.10bp 내린 3.571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기술주 위주로 속등했다.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보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애플이 4% 가까이 급등하면서 장을 이끌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조짐과 연방정부 셧다운 해소 기대도 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15.97포인트(1.12%) 상승한 4만6706.5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1.12포인트(1.07%) 오른 6735.13, 나스닥은 310.57포인트(1.37%) 높아진 2만2990.5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5%, 소재와 산업, 금융주는 1.2%씩, 정보기술주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주는 0.1%씩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3.9%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이폰17 시리즈가 출시 후 10일간 미국과 중국에서 전작보다 14% 더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넷플릭스는 3.3%, 테슬라와 알파벳도 1.9% 및 1.3%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0.3%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CPI를 대기하면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7% 높아진 98.6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0% 낮아진 1.1643달러, 파운드/달러는 0.16% 내린 1.340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6% 오른 150.7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3% 하락한 7.124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 역시 미 달러화에 0.31%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약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완화 조짐과 원유시장 공급과잉 우려 지속이 맞물린 영향이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02달러(0.03%) 내린 배럴당 57.5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8센트(0.46%) 하락한 배럴당 61.01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 셧다운 해소 기대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온건파 의원들이 나서면 이번 주 중 정부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시간 20일 CNBC 인터뷰에서 "이번 주 중 정부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3주째에 접어들었으며, 연방 예산안을 둘러싼 상원의 여야 대립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현행 수준의 예산을 유지하는 단기 지출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오바마케어’ 세액공제 연장 등 건강보험 관련 추가 지출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해셋 위원장은 "민주당 상원의원들로부터 이번 주말 예정된 전국 규모의 ‘노 킹스’ 반트럼프 시위 이후에 셧다운 해제 표결을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인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안에 상황이 정리돼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면 정부가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의회가 정상 절차에 따라 정책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이 '슈머 셧다운'으로 불릴 만큼 민주당 책임이 크다고 본다며 "이번 주 안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백악관은 러셀보우트 예산관리국장과 함께 민주당을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해셋 위원장의 발언은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시점을 기다리며 셧다운 사태를 장기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다수는 셧다운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오바마케어 세액공제 연장에 대한 지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머 원내대표는 앞서 펀치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오래전부터 대비해 왔다. 9월 말 건강보험 이슈가 핵심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미중 갈등 완화 기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트럼프는 이 분위기를 좀더 끌고 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곧 만나 환상적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일 백악관에서 열린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중국은 현재 55% 관세를 부담하고 있으며, 협상이 결렬되면 11월 1일부터 잠정적으로 155%로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몇 주 안에 한국에서 시 주석을 만나 무슨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과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처럼 그들도 기회를 이용하려 한다. 유럽연합(EU), 일본, 한국은 이미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EU와 일본 사례를 언급하며 "EU 역시 과거 미국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일본과 한국은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시 주석과도 매우 공정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주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고, 양국 모두에 유익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우호적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시 주석과 관계가 좋다며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함께 만나 매우 적절한 장소에서 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회담이 끝나면 ‘빅딜’이 체결될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회담 후 중국과 매우 공정하고 훌륭한 무역협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국이 관세 분쟁 이후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다시 원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과 환상적인 협정을 체결할 것이다.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협력체인 AUKUS가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 속 억지력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수도 있지만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도 잘 지낼 수 있고 중국 역시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회담을 마칠 즈음 상황이 어긋날 수도 있지만 매우 강력한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양국 모두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 이창용의 부동산 경계 VS 외국인 선물매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다시금 금리를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0일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선 유동성을 늘리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불 지피는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간 몇 차례 이런 입장을 보였던 가운데 이번주 금통위를 앞두고서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한은 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는 한 두 달 미뤄도 경기 대응에 큰 영향이 없지만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미래에 더 고생한다’는 식의 언급을 한 바 있다.
금리 결정을 앞두고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이번주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한은은 상반기 집값 상승분 중 26%가 금리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의 4번 금리 인하가 성장과 부동산 어느 쪽에 영향을 줬는가"라고 묻자 이창용 총재는 "부동산에 간 부분이 좀더 컸다"고 답했다.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자극해야 하지만, 금리를 내리면 안 그래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서울 집값이 더욱 자극을 받을 수 있어 한은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야당 의원이 "이재명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한국 경제 전체가 인질이 되진 말아야 한다. 이런 인식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이 총재는 "현재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은 정책을 통해 과열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채권시장의 금리 동결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묵언기간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시장의 동결 전망은 부동산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한은이 부동산만 보는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기는 잠재수준보다 낮은데 경기, 환율, 부동산 등이 서로 상반된 방향이라 하나만 보고 (금리를) 결정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한편 야당의원들은 과거 이창용 총재가 6.27대책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힌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애초부터 이재명 정부의 6.27, 9.7 대책의 실패를 예상하는 사람이 상당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나온 10.15 대책은 부동산 거래 자체를 매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특히 전월세 대란을 키울 위험성이 있다.
국내 채권투자자들이 금통위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반면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적극 매수하면서 가격을 받쳤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1만 3,485계약, 10년 선물을 7,918계약 순매수했다.
금통위 주간을 맞아 월요일부터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사면서 이들이 이벤트 직전까지 매수로 공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보였다. 동시에 외국인이 그간 선물을 많이 팔았던 만큼 이를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그 규모가 커 보인다는 진단도 보였다.
■ 거침없는 코스피, 3800선도 돌파...계속되는 주식 불장
최근 미중 갈등에 대한 부담이 기대감으로 변하고 미국의 지역은행 부실도 크게 우려할 정도가 아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신고가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에선 셧다운 해소 기대감도 이어진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에선 다카이치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카이치의 시장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니케이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변국 주가들도 좋았다.
코스피지수는 65.80P(1.76%) 급등한 3,814.69를 기록하면서 3,800선도 뚤어냈다. 코스닥은 16.23P(1.89%) 오른 875.77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52주 신고가 등이 속출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활황을 보여주고 있다.
10월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이 25조원에 육박에 20조원에 못 미쳤던 9월에 비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들어왔음을 알려줬다.
신용융자잔고는 14조원에 달하고 고객예탁금은 80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중이다.
주식시장 호황에 정책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증권주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정책적으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가는 '머니 무브'가 계속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보였다.
전날 미래에셋증권(+17.2%), 한국금융지주(+14.0%), 키움증권(+12.1%), 부국증권(+11.1%) 등은 놀라운 주가 급등세를 연출했다.
마치 주식시장은 갈 데까지 가보자는 듯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이창용 "부동산 불 안 지핀다" 재확인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