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연내 두 번의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먼 이사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례회의 대담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안에 총 75bp 인하를 예상해왔다”며 “9월 회의에서 첫 단계를 밟았고 남은 두 차례 회의(10월·12월)에서도 같은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 포캐스터스 클럽 연설에서도 “연준은 악화되는 노동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데 이미 뒤처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정책을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노동시장과 물가가 연준의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경제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둔화의 징후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보먼 이사는 “민간 고용지표에 따르면 9월 신규 고용이 약 3만2000명 감소했다. 고용시장이 완만하게 식어가고 있다”며 “7~8월 강세를 보였던 소비지출이 9월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는 경기의 피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점차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과 장기 구직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노동시장 내부의 냉각 조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며, 과거의 고물가 국면은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양대 책무는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이며, 최근의 경제지표는 두 목표 모두에서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금리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주택시장과 설비투자가 개선되고, 소비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오는 10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다음 금리 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보먼 이사는 이날 디지털 금융정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중앙은행이 직접 금융중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CBDC 발행은 연준의 기본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추진할 수는 있지만, 미국은 민간 부문이 혁신을 이끌고 연준은 인프라와 안정적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CBDC보다는 민간이 주도하는 디지털 결제·자산 토큰화 체계를 선호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먼 이사는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규제기관이 먼저 ‘안 된다’고 반응했지만 이제는 이해를 우선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면 허용해야 한다”며 “이는 ‘무조건 금지’에서 ‘이해 우선’으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이 금융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는 대출심사, 리스크 평가, 의사결정 검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것”이라며 “다만 기술 투자와 성장이 일부 대형 기술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경제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성장의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다”며 “AI의 혜택이 중소기업과 지역경제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억제하기보다 먼저 이해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술 발전이 전체 금융 생태계의 안정적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