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1-05 (수)

[채권-장전] 한국물 트리플 약세 후...

  • 입력 2025-09-29 08:1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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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외국인 선물매매를 보면서 금리 추가 상승 압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반부터 외국인이 놀라운 규모의 선물 매도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주엔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금요일엔 달러/원 환율은 1,410원선마저 돌파하면서 경계감을 키운 가운데 주가도 폭락해 한국물 전반이 맥을 추지 못했다.

트럼프가 한국에 3,500억불 '선불'을 거론하면서 한국을 압박한 데 이어 추가 품목별 관세를 언급해 긴장감을 높인 상태다.

관심은 모은 미국 PCE 물가는 예상 수준이었다.

■ PCE 예상 상회 vs PCE 물가의 예상치 부합...美금리 단기구간 하락과 중장기 제한적 상승

미국채 금리는 PCE 데이터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부를 대기하면서 레벨을 약간 올렸다.

개인소비지출(PCE)과 소득이 예상을 웃돌았지만 PCE 물가는 전망에 부합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 구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단기구간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85bp 오른 4.172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30bp 상승한 4.75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80bp 하락한 3.6390%, 국채5년물은 1.10bp 오른 3.7675%를 나타냈다.

2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비 2.9%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로도 0.2% 상승해 예상치와 동일했다.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는 전년비 2.7%, 전월비 0.3% 상승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명목 PCE는 전월보다 0.6% 늘어 예상치(0.5%)를 상회했다. 개인소득 역시 0.4% 늘며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관세로 물가가 자극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업들이 사전 재고 확보나 비용 흡수 전략으로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소비를 이어갔다.

금리선물시장은 PCE 데이터가 발표된 이후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50bp 인하할 확률을 67%로 반영했다. 일단 연내 남은 2번의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씩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 뉴욕 주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상승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다음달 금리인하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99.97포인트(0.65%) 상승한 4만6247.2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8.98포인트(0.59%) 높아진 6643.70, 나스닥은 99.37포인트(0.44%) 오른 2만2484.0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6%, 재량소비재주는 1.5%, 소재와 부동산주는 1%씩 각각 올랐다. 필수소비재주만 0.1% 내렸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100%, 대형 트럭에는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3.4% 및 1.1% 각각 높아졌다. 일라이릴리와 머크는 1.4% 및 1.2% 올랐다.

반면 마벨테크놀로지와 TSMC는 0.8% 및 1.2% 각각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1대1로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예상치에 부합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가 하방 압력을 받은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9% 낮아진 98.1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1% 높아진 1.1702달러, 파운드/달러는 0.46% 오른 1.340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6% 내린 149.5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하락한 7.141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러시아 석유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74달러(1.14%) 오른 배럴당 65.7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71달러(1.02%) 오른 배럴당 70.13달러에 거래됐다.

■ '비둘기' 보우면, 금리 조속한 인하 주장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고용 부문에서 취약 징후가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더 크고 더 빨리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을 맡고 있는 보우먼은 26일(현지시간) 뉴욕 포캐스터스 클럽 연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노동시장의 역동성이 약화되고 취약성이 드러나는 조짐에 대해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우먼은 "연준은 악화되는 노동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데 이미 뒤처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정책을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조정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가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관세를 제외하면 물가 압력이 목표치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비록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하고 있지만 연준 정책은 현재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용 측면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B/S와 관련해선 "가능한 가장 작은 규모의 대차대조표가 바람직하다. 준비금은 충분보다는 부족에 가까운 수준이 적절하다. 보유 자산은 전부 국채로 유지하되 단기물 비중을 높이는 것을 선호한다. 필요하다면 전체 규모를 늘리지 않고 장기물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상설레포기구(SRF) 개편도 제안했다.

보우먼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상단보다 높은 최소 입찰 금리를 설정해 SRF가 정규 자금조달 수단이 아닌 최후의 보루(backstop)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SRF는 미국 국채와 기관채, 모기지증권(MBS) 등을 담보로 연준이 하루짜리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다. 지난 2020년 3월 팬데믹 사태 발발 직후에는 1천500억달러를 웃돌 정도로 급증하기도 했지만, 팬데믹 충격이 가신 뒤로는 이용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용시장 약화 논의에도 불구하고 두 측면 모두에 대해 낙관할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바킨은 26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설문에서 "고용과 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며 우리의 초점은 균형에 있다. 지난주 회의에서 단행된 25bp 인하는 고용시장을 지지하는 동시에 여전히 목표치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 '불가능한' 요구 속 향후 추이 주목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일방적인 대규모 현금 투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3,500억불 현금 조달은 어렵다.

이 규모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인 4,10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인 데다 사실 외환보유액을 바로 꺼내 쓸 수도 없다.

외환보유액은 미국채 등 다양한 금융상품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요구대로 당장 현금을 만들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납득하기 힘든 요구를 그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3500억불에 대해 업프런트(Upfront) 발언을 통해 국내 외환, 주식, 채권시장을 모두 긴장시켰다.

미중 패권전쟁이 한창인 만큼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가 한국, 일본, EU 등 동맹들과 힘을 합쳐 중국에 대항하길 바랬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희토류'를 들고 있는 중국엔 꼬리를 내리고 동맹, 그중 특히 한국에 대해 가장 가혹하게 나오는 중이다.

27개국이 모인 EU, 경제규모가 한국의 2.5배인 일본과 비교할 때 우리에게 가장 가혹한 수준의 투자 압박을 가하고 있어 그 배경도 관심이다.

이자율 시장도 트럼프의 한국 압박과 추가적인 관세 조치, 그리고 주식·외환시장의 추가적인 반응도 확인해야 할 듯하다.

■ 긴장감 휩싸인 한국물

지난 금요일 코스피는 85.06P(2.45%) 급락한 3,386.05, 코스닥은 17.29P(2.03%) 속락한 835.19를 기록했다.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의 '주식 고평가' 발언이 있었지만 한국 시장도 유독 크게 빠진 이유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불안감 때문이었다.

트럼프가 한국에 3,500억불 '업프런트'를 요구한 데다 의약품 100% 관세 부과, 해외 반도체 의존도 낮추기 등을 거론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심지어 러트닉 상무장관이 한국에 일본과 비슷한 규모로 투자금 증액을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분위기는 만만치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 달러/원이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까지 점프하면서 전체 금융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고3년과 국고10년 금리는 많은 사람들이 레인지 상단으로 여겼던 2.50%, 2.89%를 뛰어넘었다.

채권, 주식, 원화가 트리플 약세를 보인 뒤 일단 이자율 시장은 외국인의 선물매매를 다시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주 금요일 3년 선물을 2만 7,741계약, 10년 선물을 1만 2,290계약 순매도했다.

수·목·금 단 3일간 3선과 10선을 무려 7만 6,241계약, 2만 7,909계약이나 순매도한 상태여서 이들의 매도 소나기가 그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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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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