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3시 2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 3일연속 국채선물 대량매도에 궁지몰린 채권시장...국고10년 3% 근처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3일 연속 대규모로 국채선물을 매도하면서 금리가 뛰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매일 장중 3년 선물을 3만개 내외로 순매도하는 등 선물시장을 뒤흔들었다.
외국인의 거친 매도가 이어지자 로컬의 저가매수 세력이 힘을 잃었으며, 금리는 사람들이 생각하던 수준 이상으로 뛰었다.
■ 외국인 놀라운 선물매도 공세...'한국물 팔자' 속 소나기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
외국인은 지난 24일 3년 국채선물을 2만 9,449계약, 10년 선물을 1만 1,186계약 순매도해 시장을 크게 놀라게 했다. 3선은 장중 3만계약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다음날(25일) 역시 대규모의 매도 공세로 나왔다. 25일엔 3선을 1만 9,051계약, 10선을 4,433계약 순매도했다. 다만 그 전날보다 물량이 줄어 약간의 안도감을 줬다.
24~25일 이틀간 외국인은 3년 선물을 4만 8,500계약, 10년 선물을 1만 5,619계약 순매도해 오늘은 어떻게 나올지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도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도는 이어지고 있다.
3선을 2만7만개 넘게 순매도하고 10선을 1만개 가까이 순매도하는 등 만만치 않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단 외국인 소나기가 그치길 기다리는 중이다.
아울러 이날 주가 폭락, 환율 급등 등 한국물의 전체적 약세 분위기를 경계하기도 했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최근 3일간 쉬지 않고 이어진 외국인 선물 공세에 얼떨떨한 상황"이라며 "일단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보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했다.
B 증권사 중개인은 "과거에 외국인이 3일 연속 이 정도 강도로 선물을 매도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결이 안 줄어드는데, 그야말로 외국인 신규 매도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외국인들이 수그러들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이 뛰고 주가가 폭락하는 와중에 외국인이 국채선물도 대거 팔았다. 분기말이라는 크리티컬한 시기와 겹쳐서 다들 예민한 것 같다"고 했다.
D 증권사 딜러도 "외국인들이 주도하는 투매장에 답이 없어 보인다. 차트도 무너지고 심리도 무너졌다"면서 "관망하는 것 외에 할 게 없다"고 했다.
■ 외인 매도에 금리 박스 상단 뚫려...지금 금리 레벨 과도하다?
그간 상당수 투자자들은 금리 박스를 설정한 뒤 국고3년 2.5%, 국고10년 2.9% 근처로 오면 저가매수하는 게 낫다는 식의 평가를 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대대적인 선물 매도 공세에 3년은 2.5%를 훌쩍 넘어서 2.6%에 밀착했으며, 10년 금리도 3%를 향해 다가서는 중이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 환율 고공 행진 속에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을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퇴조하면서 롱 플레이어들의 자신감도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무엇보다 외국인이 대대적인 선물 매도 공세에 나서면서 금리 레인지 상단이 열렸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엔 금리의 단기 급등이 지나쳐 곧 저가매수할 시기가 올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미국 금리가 재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데다 국내는 다음주 30년물 입찰 경계감 등도 나타내고 있다"면서 "수급 경계감 등으로 장이 과하게 밀렸는데, 조만간 저가매수로 대응해야 할 듯하다"고 평가했다.
C 딜러도 "지금 절대금리를 보면 여기선 버티는 게 당연하다. 다음주로 가면 상황은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이렇게까지 선물을 패는 이유를 알기 어려워 난감해 하는 모습도 적지 않다.
F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 선물 매도가 거센데, 그 배경을 몰라서 대응을 못하는 것 같다. 아시아 국가들 금리가 다 같이 오르는 중이라 달러 유동성과 연관된 문제인가 추측만 해본다"면서 "올해 내내 금리 인하 기대로 기관들 포지션이 무거워져 있어서 연말 결산을 앞두고 손절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결국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포함해서 한국은행 개입이 좀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