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크다"며 "당장은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최근 몇 달간 경제 리스크의 초점이 고용 불안으로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며 10월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 지지를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지난주 회의에서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만을 전망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주 이미 금리 인하가 단행된 만큼,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는 추가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현재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금리 전망에 대해 "연필로 아주 가볍게 쓴 것과 같다"며 확신이 낮음을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를 계속 웃돌 가능성에 더 큰 우려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너무 높게 유지된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며 "오늘 당장은 움직이거나 지지하지 않겠지만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지난 6월 회의에서도 올해 금리인하를 한 차례만 예상했었다. 지난주 금리 인하 결정과 관련해 "3개월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명확한 최우선 과제였지만, 지금은 고용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위험 요인이 보다 균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12개 지역 연은 총재는 모두 통화정책 회의에 참석해 논의에 참여하지만, 투표권은 순환제로 행사된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투표권이 없다.
연준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둔화와 고금리가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는 우려 속에, 20년 만의 최고 수준이던 금리를 1%p 내린 바 있다.
현재 연준은 대규모 정책 변화로 재편된 경제를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해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의 비용을 끌어올렸다. 기업들이 공급망과 가격 전략을 조정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최종적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강화된 이민 규제 역시 노동력 증가를 억제해 고용 증가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내내 관세와 규제 정책이 초래할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위험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보스틱 총재는 "물가와 고용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얼마나 약해졌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선 근원 인플레이션은 7월 2.9%에서 연말 3.1%로 상승하고, 실업률은 소폭 올라 4.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돌아오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내다봤다.
관세 비용 증가가 예상보다 완화된 배경으로,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곧바로 전가하지 않고 분산하거나 지연시키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완충 효과는 향후 몇 달 내 소진될 수 있으며, 그 경우 급격한 물가 급등은 피하더라도 장기간 완만한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스틱 총재는 "원가 변동이 최종 제품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했다.
한편 노동시장에서는 이미 이민 규제가 인력 증가를 제약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전망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채용 둔화의 약 3분의 1이 노동력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추정하며 “합법적으로 입국한 이민자들이 취업 허가를 받기까지 약 1년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다. 노동력 공급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