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 통보

(장태민 칼럼)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의 '불법행위'를 문제 삼아 해임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금융시장에선 '찍어내기'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최근 쿠글러 이사가 돌연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대항하려는' 리사 쿡 이사를 직접 잘라내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달 8일 사임을 발표했던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는 연준 내 매파로 통하던 인물이었으며, 이제 그 자리는 트럼프에 충성하는 스티븐 미란에게 돌아가려는 중이다.
리사 쿡 이사는 최근 "관세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노동시장 둔화의 가능성을 동시에 높여 통화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을 보인 바 있다.
또 쿠글러의 임기 만료 시점이 2026년 1월로 얼마 남지 않았던 반면 쿡의 임기는 2038년까지 한참이나 남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내에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이사를 쳐내면서 자신의 지분을 좀더 확보했다.
■ 트럼프, 눈에 가시인 인물 '개인 비리 의혹'으로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5일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서한을 통해 "미국 헌법 제2조와 1913년 제정된 연방준비법에 근거해 귀하를 즉시 연준 이사직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직접 해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이후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연방준비법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임의로 해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해임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의 구체적 범위가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해석 논란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계약 과정에서 동시에 두 채의 주택을 ‘주거용(primary residence)’으로 기재한 혐의가 있다며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일에는 주택금융청(FHFA) 국장 빌 풀트가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로 공개 비난하며 법무부에 형사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 해임 서한에서 "그가 한 개 이상의 모기지 계약서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쿡은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쿡 이사가 사임을 거부하자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쿡 이사는 성명을 통해 “트위터에 제기된 의혹 때문에 협박을 받아 물러날 의사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트럼프는 해임을 결정했다.
■ 트럼프, 성실하게 연준 이사회 장악하기
미국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대통령이 이사들을 임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는다.
이사들은 14년 임기의 독립된 지위를 갖는다. 임기는 2년마다 1명씩 교체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연임은 안 된다.
의장과 부의장은 이사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며, 상원 인준을 받고 4년 임기로 재임할 수 있습니다.
연준엔 7명 이사 외에도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정책 투표권을 가진 위원은 12명이다. 7명의 이사와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항상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4개의 투표권은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로테이션을 하면서 가져가게 된다. 즉 뉴욕을 제외한 11개 지역 연방은행 총재가 1년 단위로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갖는다. 지역 연은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재임도 가능하다.
현재 연준 이사 중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2명은 트럼프가 인명한 사람들이다.
이 두 사람은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트럼프의 뜻을 쫓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내면서 차기 연준 의장에 도전하는 중이다.
최근 사임한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 자리는 트럼프의 충직한 부하인 스티븐 미란이 이어받으려는 중이다.
아울러 가문의 영광이자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란 평가까지 받는 연준 의장 자리에 욕심을 내는 사람들도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엔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제임스 불라드가 '올해 남은 기간 100bp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면서 트럼프의 눈에 들기 위해 어필했다.
■ 트럼프에 괴롭힘 당한 파월...최근 잭슨홀서 9월 금리인하 시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지시간 22일 잭슨홀 연설에서 9월 FOMC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정책 신호가 명확하지 않다거나 신중한 발언이었다는 지적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에 우호적인 발언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월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이 중대한 정책 기로에 서 있다면서 '물가보다는 고용'에 정책 무게를 두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파월이 '위험 균형의 변화'를 거론하면서 금리인하를 시사하자 일부에선 '트럼프에 시달리던' 파월이 백기를 든 것 아닌가 하는 추론도 내놓았다.
그간 국내외 금융시장은 파월의 잭슨홀 연설이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파월은 예상과 달리 도비시한 면모를 보였다.
트럼프는 파월에 대해 끊임없이 금리인하를 종용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 공사를 부실하게 관리해 비용이 5천만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비난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손해에 대해 대규모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준 관리들은 저금리론자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에 크게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 리사 쿡의 법적인 투쟁 주목...트럼프 시대, 연준 독립성도 크게 흔들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 해임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지 봐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쿡 이사가 소송을 진행되는 동안 법원이 직무를 유지하도록 허용할 경우 사건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쿡 이사 해임까지 성공할 경우 쿡 후임자까지 지명해 연준 이사회 구성을 장기적으로 재편할 수 있게 된다.
행정부가 중앙은행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연준 독립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리사 쿡'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 등 최근 연준 관리에 대한 행정부의 압박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서머스는 미국 정부 경제관료와 하버드 총장 등을 지냈으며, 하버드에서 이창용 현 한국은행 총재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런 서머스는 트럼프의 리사 쿡에 대한 공격을 크게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서머스는 자신의 X에 "리사 쿡에 대한 공격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이어야 한다(attacks on Fed Governor Lisa Cook "should be chilling to many Americans")"는 내용을 게시했다.

자료: 트럼프의 리사 쿡에 대한 공격과 관세정책 효과를 우려하는 서머스

(장태민 칼럼) 트럼프의 연준 이사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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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