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2일 잭슨홀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잭슨홀 심포지엄이 현지시간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가운데 파월은 22일 금요일 기조연설을 한다.
이를 앞두고 일단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했다.
최근 보우먼, 월러 등 금리인하에 전향적인 도비시한 인사들에 트럼프가 꽂아넣는 인사들이 늘어나려는 중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경제·관세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 스티븐 미란을 연준에 집어 넣으면서 이번주엔 쿡 이사까지 쳐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역 연은 총재들 사이에선 금리 인하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과 잭슨홀 경계감 속에 상승했다.
■ 파월 연설 앞두고 연준맨들 매파적 발언...보스틱 "올해 1차례만", 슈미드 "관세 인플레 경계", 해맥 "9월 인하 이유 없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현지시간 21일 애틀란타 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서 "올해 1차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게 여전히 나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환경에서는 모든 전망치가 넓은 신뢰 구간을 갖고 있다. 어떤 특정 수치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고용시장 흐름은 잠재적으로 우려스러운 수준이며,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높아진 관세가 연말까지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1일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여전히 연준의 위험 균형은 고용시장의 급격한 약화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로 남을 가능성 쪽에 기울어 있다"면서 "우리 지역 상황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용 지표에서 나타나는 약세보다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 수치가 예상보다 낮았으나, 근원 CPI는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도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그는 "지금 경제는 여러 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너무 과도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과도한 조치는 오히려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다소 제약적인(modestly restrictive) 상태라고 평가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최근까지의 경제지표를 보면 9월 금리 인하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했다.
7월 고용지표와 CPI를 거치면서 시장은 9월 FOMC의 금리인하에 대해 확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해맥은 조심스러웠다.
그는 21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의가 내일 열린다면 금리 인하를 지지할 근거를 찾지 못할 것"이라며 "다만 열린 마음으로 앞으로 발표될 지표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해맥도 슈미드처럼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다소 제약적인(modestly restrictive) 상태로 평가하면서 정책은 인플레를 연준 목표인 2%로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명확히 확인한 뒤 금리인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자신도 연준 내 통화완화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그룹에 속해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경제가 뚜렷한 둔화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려면 큰 폭의 경기 하강 조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런 필요성이 없다. 당분간 현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관세 효과는 대체로 3~4개월 후부터 나타난다. 내년이 돼야 본격적인 관세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 美금리 다시 4.3%대로 상승...뉴욕 주가 하락
미국채 금리는 21일 잭슨홀에 대한 경계감,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10bp 오른 4.32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0bp 상승한 4.91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70bp 상승한 3.7855%, 국채5년물은 4.60bp 오른 3.860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잭슨홀에 대한 경계감 속에 월마트 실적에 대한 실망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2.81포인트(0.34%) 내린 4만4785.5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5.61포인트(0.40%) 밀린 6370.17을 기록해 5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은 72.55포인트(0.34%) 하락한 2만1100.3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필수소비재주가 1.2%, 유틸리티와 재량소비재주는 0.7%씩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0.7%, 소재주는 0.3%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팔란티어가 0.1% 올라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알파벳은 0.2% 높아졌다. 반면 엔비디아는 0.2% 내려 사흘째 하락했다. 테슬라도 1.2% 하락해 사흘 연속 낮아졌다. 주당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하회한 월마트는 4.5%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진 영향으로 금리가 오르자 달러인덱스도 따라서 움직였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5% 높아진 98.6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9% 낮아진 1.1605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내린 1.341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1% 오른 148.3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2% 상승한 7.183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이틀째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는 등 휴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81달러(1.29%) 오른 배럴당 63.5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83달러(1.2%) 상승한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됐다.
■ 美 제조업 PMI 예상 대폭 상회...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크게 올라
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웃돌았다.
21일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제조업 PMI 잠정치는 53.3으로 전월(49.8)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39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예상치(49.5)를 대폭 상회하는 것이다.
8월 종합 PMI는 55.4로 7월 55.1보다 소폭 상승하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체 응답의 약 85%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연율 2.5%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상반기 평균 성장률(1.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서비스업 PMI는 55.4로 7월의 연중 최고치인 55.7보다는 다소 둔화됐으나 예상치인 54.2는 웃돌았다. 특히 신규 주문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수출도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제조업 PMI는 53.3으로 2022년 5월 57.0 이후 39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내수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수출 증가도 더해졌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서비스업 모두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처리 물량이 팬데믹 시기 이후 가장 빠르게 쌓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여섯 달 연속 고용을 늘렸으며, 8월 고용 증가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업은 올해 들어 가장 빠른 고용 확대세를 보였고, 제조업 고용도 2022년 3월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들은 향후 공급 차질에 대비해 재고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 확대와 함께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높였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품·서비스 모두에서 판매가가 급등했다"며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2% 목표치를 추가로 웃돌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확장세와 고용 증가세, 여기에 가격 압력까지 겹치면서 이번 PMI 결과는 통화정책이 금리인하보다 금리인상 쪽에 더 가까운 신호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1만1000건 급증한 23만5000건으로,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22만5000건)를 웃도는 결과였다.
■ 잭슨홀 대기
7월 FOMC 의사록은 매파적인 편이었다.
다만 이 의사록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돈 고용지표를 반영하지 못한 회의 결과물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전반적으론 현재 잭슨홀과 관련해 기대감보다는 경계감이 큰 편이다.
트럼프, 그리고 트럼프의 부하들인 베센트 재무장관 등이 노골적으로 금리인하를 종용하고 있지만, 파월이 정부 관리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예상이 많다.
여전히 연준의 9월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은 70%를 웃돌 정도로 높지만, 최근 한 때 9월 인하 기대감이 거의 100%에 달하고 심지어 50bp 인하 기대감(베센트가 제시한 폭)마저 반영하려던 상황과는 온도차가 있다.
시장은 이달 중엔 당장 잭슨홀과 PCE 물가를 확인하면서 전망치를 가다듬어야 한다.
국내에선 다음주 한은 금통위가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안정 요소와 한은 총재의 발언 등을 감안하면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올해 징검다리 인하 패턴을 고려해 8월 인하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서울 부동산에 내재된 불안 요인, 1,400원에 육박한 환율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연준맨들, 잭슨홀 파월 연설 앞두고 매파로 바람잡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