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8-30 (토)

(장태민 칼럼) 주식에 진심인 단 1명의 국회의원

  • 입력 2025-08-20 14:3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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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올해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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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천'이라는 표어를 내걸었지만 주가지수는 3,200선에서 한 달 넘게 고지전을 벌어다가 고꾸라졌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예상대로 6.3 대선에서 손쉽게 승리한 뒤 '코스피 5천' 표어를 내걸고 주가 부양 정책을 거론하자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

코스피지수는 정책 기대감에 6월과 7월 연달아 급등했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 완화 등 대외요인도 컸지만,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역시 만만치 않게 작용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빠르게 상법 개정 등에 나서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편에 서 있다는 코스프레를 했다.

하지만 8월 시작과 함께 주식시장과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분위기는 크게 변했다.

■ 상법으로 주식 기대 띄우고 세법으로 투자자 패대기친 정부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통해 주식시장을 대놓고 한방 먹이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도, 주변 주식투자자들도 모두 놀라고 말았다.

6월 중 주식 부양 기대감을 잔뜩 높였던 정부는 7월말 △ 대주주 양도세 기준 종목당 50억에서 10억으로 재강화 △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기대치 27.5%(이소영 민주당 의원 제시)에서 실제치 35%로 인상 △ 법인세율 전구간 1%p 인상(이에 따른 상장사 순이익 1% 이상 감소 예상) △ 증권거래세 인상 등을 쉽게 내밀었다.

마치 '그간 정책 기대감으로 먹었던 사람들은 다 정리했죠?'라고 말하는 듯했다.

특히 상법 개정 등을 통해 주식투자자들에게 기대감을 잔뜩 심어준 뒤 '세법'을 통해 뒤통수를 친 모양새여서 뒷맛이 영 게운치 않았다.

결국 8월 첫 거래일인 1일 코스피지수가 4% 폭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는 급하게 냉각됐다.

이번주 들어 주가지수는 연일 하락하는 중이다.

지금은 '주가지수 5천 간다고 하니, 실제로 간다고 믿었느냐'면서 대통령 화법으로 조롱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 한국 주식 PBR 10이라는 이상한 경제수장...그리고 딴청 피우기

전날(8월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소영 민주당 의원: 부총리님, 우리 코스피 3,200정도라고 하는데, 소위 PBR이라고 하는 주가순자산비율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구윤철 경제부총리(기재부장관): (매우 자신없는 작은 소리로) 10 정도...

필자는 전날 국회 기재위를 지켜보고 있다가 순간 귀를 의심했다.

한 나라의 경제수장이라면 평소 주식시장 관련 수치 등을 외우고 있는지 않더라도, 대략 비슷한 레인지 정도는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부총리는 질문에 대해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소영 의원은 한국이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각국의 PBR을 나열했다.

이소영: 우리가 (10이 아니라) 1.0정도입니다. 대만이 2.4, 일본이 1.6, 브라질과 태국도 1.6, 1.7. 신흥국 평균이 1.8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도 주가가 너무나 못 미쳐서 1.0밖에 안 됩니다. 옆나라 일본의 1.6만큼만 높여도 코스피가 얼마가 되는지 아세요?

구윤철: (고개를 숙이고 받아적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소영: 5,100입니다.

■ 이소영의 '코스피 만성 저평가, 당연한 일 아니다'

이소영 의원은 국내 주가가 만성 저평가된 이유로 일단 배당에 인색한 한국 기업들의 행태에서 찾았다. 이 의원은 다소 격앙된 표현까지 써 가면서 부총리를 설득했다.

"왜 (지수 5천이) 안 됐느냐. 우리나라 기업들이 배당을 '더럽게' 안 하거든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불리한 선택지라서 배당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러운' 짓을 해서 기업의 성과를 빼먹고 주주들에게 주지 않거든요. 누가 투자를 하겠습니까?"

이 의원의 이같은 격앙된 표현이나 기업들의 인색한 배당, 그리고 '더러운 짓'에 대해 반론을 펼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왜곡된 지배구조나 소액주주 무시 관행에 대해선 뭐라고 쉴드 치기도 쉽지 않다. 이 의원은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더러운 관행 등으로) 그래서 다들 국장 탈출했던 것 아닙니까? 이런 것만 바로 잡아도...(시간 초과로 마이크 오프)"

이 의원 발언의 요지는 한국 주식시장의 잘못된 관행만 바로잡아도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으로 최소한 '주식시장 정상화'만 해도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의원은 마이크 시간 추가를 요청했다. 주가 부양에 진심인 '유일한' 국회의원은 부총리에게 주가 부양에 대한 진심을 보여달라고 했다.

"지금 정부의 정책으로 너무나 눌려 있는 코스피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국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큰 데, 7월 이후에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종됐습니다. 기재부 업무보고 자료에도 소위 말하는 코스피 5천이라는 표어로 대변되는 과감한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 이런 게 거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

이 의원은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최근 배당소득 관련 세제 개편안을 강도 높게 밀어 붙어 주목을 끌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일하게 주식시장을 걱정하는 국회의원'이라는 평가도 들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앞에 놓고 배당소득 개편안이 엉망이라고 몰아붙일 수 밖에 없었다.

"정부 세제개편안, 특히 배당소득 개편이 죄송한 말씀이지만 얼마나 엉터리로 만들어져 있는 정책인지는 앞으로 차차 말씀드리겠는데요, 우리 새로운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은 저속하고 가벼운 '부자되세요' 구호를 남발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부동산의 노예가 되지 않고 균형잡힌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을 부총리가 명심하고..."

'주식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던' 부총리는 이 의원의 이런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 부총리의 주식 활성화 전적인 공감?...정작 본인은 부동산 재테크 몰두

부총리가 주식시장 정상화에 얼마나 진심을 보여줄 지는 의문이다.

특히 구윤철 부총리는 이번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사실 민주당, 국민의힘 등 정권을 막론하고 한국 공직자들에겐 도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공직자 출신들이 소위 재테크 전문가를 훨씬 능가하는 실력으로 재산을 모았다.

내부자 거래가 의심되는 케이스가 허다하지만,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그 몹쓸 놈의 '명예훼손' 때문에 쇠고랑을 찰 수도 있다. 당연히(!) 부총리는 정정당당하게 재산을 모았을 것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 청문회에서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15억원 상당), 본인과 배우자 예금 33억원 등을 신고했다. 전체 재산신고액은 51억원 가량이었다.

물론 부동산을 시세 대로 반영하면 그의 재산은 50억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필자는 부동산 가격을 공시가로 신고하는 지금의 제도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공직자 재산공개 시스템 자체가 '축소 신고'를 종용하고 있다.

아무튼 구 부총리는 지난 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4주택자였으나 순차적으로 집을 매각했으며, 주식은 특별히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부총리의 부동산과 지나치게 높은 현금성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자니, 부총리가 정말 금융시장 선진화에 진심인 인물인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바벨 포트폴리오'를 쥐고 있으면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말하는 부총리의 발언에 큰 믿음은 가지 않는다.

■ 이소영의 외로운 '투자 물꼬 돌리기 운동'


만 40세의 젊은 국회의원 이소영은 다른 젊은 사람들처럼 '부동산에 함몰된' 한국 재테크 관행에 대한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지금은 서울 아파트 등 부동산 값이 너무 올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게 없는 젊은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노동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너무 어렵다.

이 의원은 자신의 주식 부양 의지가 한국의 왜곡된 자금 흐름을 바로잡고 한국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부동산 대출 노예가 되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걸 바로 잡자고 코스피 5천 표어를 얘기한 것입니다. 비정상적인 부동산 쏠림을 바로 잡아야 한국경제에 미래가 있습니다."

이 의원은 코스피 5천은 '주식시장 정상화' 정책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낙관론을 견지하면서 한국 사회 자금의 물꼬를 부동산에서 금융시장으로 돌리자고 강변하는 중이다.

"부동산 외에 다른 곳(주식)으로 돈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코스피 5천은 정책만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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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최근 이소영 의원 페이스북의 주식 관련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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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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