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근로자, 美근로자보다 AI에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 갖고 있어 - 한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 근로자들이 미국 근로자들과 비교하면 AI 기술에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은행이 18일 밝혔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의 서동현 과장은 이날 "BoK 이슈노트 :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백브리핑에서 "AI에 대한 인식 및 정책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근로자의 48.6%가 AI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해 부정적인 응답(17.5%)을 큰 폭 상회했다"며 "유사한 설문조사가 진행된 바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 근로자들은 AI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AI 발전에 대비해 상당수가 교육 이수(33.4%) 또는 이직(31.1%)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생성형 AI 활용 경험자, 자율로봇 협업 근로자, 자신의 직업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근로자일수록 교육 및 이직을 준비할 확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32.3%의 근로자가 AI 기술발전 기금 참여 의향을 밝혔으며, 평균적인 지불 의사를 반영하면 향후 5년간 38조 원의 기금을 조성할 수 있다"며 "이는 민관 협력 기반의 사회적 투자 방식을 구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국내 근로자 중 생성형 AI 한번이라도 사용한 비율 63.5%..업무 목적 51.8%로 미국의 약 2배 수준
서 과장은 "국내 근로자 중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비율은 63.5%로, 정기적 사용자는 22.2%, 시험적 사용자는 41.3%"라며 "업무 목적으로 한정해도 51.8%로 과반을 넘으며, 정기적 업무 사용자는 17.1%이다. 한국의 생성형 AI 업무 활용률은 미국(26.5%)의 약 2배 수준이며, 인터넷 상용화 3년 후 활용률(7.8%)보다 8배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빠른 확산은 기반시설 구축과 AI의 범용성에 기인한다고 했다.
다만 개인 및 직업 특성에 따라 활용률 차이가 뚜렷함을 지적하며 "남성, 청년층, 고학력자, 고소득자가 높은 활용률을 보이며 직업별로는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이 앞선다"며 "구체적으로, 남성(55.1%)이 여성(47.7%)보다 높고, 청년층(18~29세, 67.5%)이 장년층(50~64세, 35.6%)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학력별로는 대학원 졸업자(72.9%)가 대졸 이하(38.4%)보다 월등히 높다"고 했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관리직, 사무직이 높은 AI 활용률을 보였다며, 이는 업무 특성이 AI 활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비교적 활용률이 낮은 직업에서도 30%가 넘는 근로자들이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직업 전반적으로 AI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많은 근로자가 활용하는 것을 넘어 활용 강도(intensity) 또한 높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근로자는 주당 5~7시간을 AI 사용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주당 0.5~2.2시간)과 비교할 경우 상당히 높은 활용 강도이다. 또한 하루 1시간 이상 AI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heavy user)’ 비중이 한국에서 78.6%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31.8%"라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생성형 AI 활용 시 업무시간이 평균 3.8% 감소(주 40시간 기준 1.5시간 단축)했으며, 이로 인한 잠재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는 1.0%로 추정됐다"며 "이는 미국(1.1%)과 유사한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AI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업무시간 감소율(한국 3.8%, 미국 5.4%)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
또한 업무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근로자에게 더 크게 나타나, AI가 업무 숙련도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효과(equalizing effect)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된다며 "반면 생성형 AI 활용 이후에도 업무시간이 줄어들지 않은 근로자 비중이 54.1%인데, 향후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생산성 향상 효과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자율로봇과 협업하는 근로자, 즉 물리적 AI에 노출된 근로자 비중은 현재 11%이며 향후 2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업별로는 장치·기계 조작 종사자가 자율로봇과 협업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현재 AI 기술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지적 노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앞으로는 물리적 AI를 기반으로 육체노동의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