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연준이 예상대로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9월 인하 여부를 놓고 의견이 맞서고 있다.
연준의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9:2였다.
최근 7월 인하를 거론했던 연준의 월러·보우먼 이사는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쿠글러 이사는 불참했다.
두 명의 이사가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한 것은 1993년 12월 이후 대략 32년만에 처음이다.
이제 9월 25bp 인하 여부를 놓고 미국 금융시장 내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7월 이벤트...9월 금리 인하:동결은 '백중세'
미국 FOMC는 30일 시장 대다수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했다. 5회 연속 동결이다.
최근 수입 관세 인상과 관련해 수입업체, 소매업체, 소비자 간 비용 분담이 향후 인플레이션과 고용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신중히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러한 변수들은 연준이 향후 금리인하 재개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관세 영향의 불확실성에 대해 "관세는 이론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을 미친다. 과정의 끝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안들고 인플레이션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목표"라며 "너무 빨리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움직이면 노동시장에 불필요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반대표가 나온 것에 대해 "대다수 위원은 적당한 긴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답했다.
그는 "9월 회의 전까지 두차례 고용·물가지표가 발표될 것이다. 다음 회의 때까지 데이터 명확할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며 "현재 정책은 적당하게 제약적인 수준으로 9월 결정은 9월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이후 미국선물시장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인하보다 더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5시 40분 전후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35.4%에서 54.3%로 크게 높이면서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연준은 현재 관세가 물가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 중이다. 지난 1~2년 간 인플레이션은 점차 진정됐지만, 연준은 섣불리 물가 안정을 선언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세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이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 다시 인플레이션이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였다.
파월은 "관세가 물가 지표의 일부 항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영향이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며 더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7월 회의는 지난 6개월간 이어진 금리 동결 기조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준다. 향후 관건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보다 경기 위축을 초래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인지 여부"라며 "데이터 흐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연준 내 의견 대립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현재의 데이터 흐름이 확연히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면, 파월 의장은 금리 조정을 미루는 쪽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대립된 9월 금리결정...애널리스트들,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FOMC 이후 금융사 애널리스트들은 9월에도 연준이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의견을 보였다.
FOMC 직후 금리선물시장은 9월 인하보다 동결 가능성을 좀더 높게 반영했으며,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약간 더 강했다.
도이치뱅크는 "OBBB법의 경기부양 효과와 관세 인상에 따른 상품 물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9월보다 12월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면서 "내년 1분기 추가 50bp 인하로 중립금리 수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과 노무라, 바클레이즈는 당장 9월에 금리인하가 재개되긴 어렵고 12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하를 더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모간스탠리는 "인플레이션이 고용에 비해 연준 목표치에서 더 괴리돼 있다. 연내 금리인하는 물 건너갔다"면서 내년 3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잡았다.
BOA는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4.5%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9월부터 인하가 재개된다는 시각 역시 만만치 않다.
대형 금융사들 가운데 골드만삭스, 씨티, HSBC, UBS 등이 9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성장률에 미치는 마이너스 효과는 내년 1~3분기에 가장 커질 것이지만 소비, 투자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9월 금리 인하가 시작된 뒤 10월, 12월에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는 대형 금융사들 중 연준의 가장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씨티는 "서비스 물가 안정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린 뒤 내년 3월까지 25bp씩 5회 연속으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 통화당국의 미국 통화정책회의 관전평은...
연준은 향후 입수 데이터들을 면밀히 감안하면서 매 회의마다 금리 인하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최신 정보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면서 향후 금리 결정 시점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은은 "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은 2명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5차례 연속 동결(4.25~4.50%)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매파적으로 평가했다면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 효과 등도 보겠다고 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31일 '시장상황 점검회의' 개최 후 "간밤 FOMC에서 연준의 경기인식이 하향조정되고 소수의견이 제기된 반면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유 부총재는 "한·미 무역협상이 주요국과 비슷한 관세율(15%) 수준에서 타결됨에 따라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중 등 주요국 간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교역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 각 부문 및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연준에서 드물게 소수의견 2명이 나왔지만, 연준의 9월 금리인하를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은 많다.
국제금융센터의 윤인구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파월 의장은 9월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 특별한 선호를 보여주지 않았으며 2차례 고용, 물가 데이터를 더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미국에선 관세의 물가 자극 효과가 성장 둔화 영향 대비 커 연준이 9월 정책조정에 신중할 것이라는 견해가 약간 우세하다"고 밝혔다.
그는 "9월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시각 팽팽하다. 9월 회의가 정책조정 적기로 지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관세의 물가 영향 지속성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시각 역시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연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9월 연준 금리인하 여부는 '백중세'...현지 애널들 동결에 약간 더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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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제금융센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9월 연준 금리인하 여부는 '백중세'...현지 애널들 동결에 약간 더 무게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