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04 (목)

(상보) ECB, 금리인하 중단…예금금리 2.00% 유지

  • 입력 2025-07-25 07:04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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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2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예금금리를 연 2.00%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른 정책금리인 기준금리(Refi·재융자금리)도 연 2.15%로, 한계대출금리는 연 2.40%로 각각 동결했다.

ECB는 작년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작년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작년 9, 10, 12월과 올해 1, 3, 4, 6월 회의까지 7차례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8차례 낮췄다. 금리동결은 1년 만이다.

ECB는 성명에서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며 "6월 발표한 물가와 성장 전망은 최근 경제지표들로부터 여전히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ECB의 목표치인 2%에 도달했지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이유로 이번 7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미국은 EU의 최대 무역 및 투자 파트너로 EU는 지난해에만 미국으로 약 5030억유로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다.

현재까지 미국과 EU간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미국이 EU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15%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EU가 이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CB는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한 금리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시사해 왔다.

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한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며 "다만 중기적 경제 전망 변화에는 여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결정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1분기에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우려에 따른 수출 선반영 효과와 민간 소비, 투자 확대, 실질 소득 증가 및 완화된 금융 여건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며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경우 수출, 투자, 소비가 위축될 수 있으며 이는 기업과 가계의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무역 긴장이 조기에 해소되고 유럽 내 국방 및 인프라 투자 지출이 확대될 경우 성장률이 기존 전망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화 강세는 예상보다 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세계적인 고율 관세가 물가 상승을 둔화시킬 수도 있다"며 "과잉 생산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 유로존으로 수출 물량을 전환할 경우 물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망 붕괴가 유로존 경제에 제약을 가하는 한편 글로벌적으로는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재정 지출 확대와 이상 기후로 인한 영향도 인플레이션 리스크 요인"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통화정책은 ‘좋은 위치’에 있으며 지금은 관망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ECB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RBC 캐피털마켓은 이날 보고서에서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이 유로존 경제의 긍정적 신호를 강조하고,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ECB가 금리를 2%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회계법인 MHA의 경제 자문가 조 넬리스는 "올해 추가 인하가 한 차례 더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다만 오는 8월 1일부터 미국이 EU산 제품에 대해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ECB는 그 여부를 먼저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월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여전히 모든 정책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 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며 재정 부양책까지 본격화되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시장은 이제 마지막 금리 인하보다 첫 금리 인상을 언제 단행할지를 주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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