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22일 주장했다.
한편 많은 금융계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이유로 파월 의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최근 백악관은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 의장 교체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지난 4월부터 파월 의장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엘-에리언은 2020년대로 들어서면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매파’로 알려져 있다. 물가 상승에 대해선 백악관과 유사한 입장을 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원하고 있는 반면, 엘-에리언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연준의 정책 신뢰성과 명분에 더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엘-에리언은 특히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문제에 있어 연준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파월이 민간 기업의 CEO였다면 이미 해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 언급한 것은 장기적이고 명백한 오판"이라며 "이는 금리인상 지연과 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발표된 감사보고서는 연준 이사 두 명의 팬데믹 기간 주식 거래를 문제 삼은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내부 통제 부족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와 관련해서도, 당시 연준 수석 감독관 마이클 바는 4월 보고서에서 연준의 규제 부실이 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엘-에리언은 파월의 자진 사임이야말로 연준의 신뢰성과 독립성을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면, 파월 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남아 있는 것보다 낫다"며 "공격이 계속되면 시장 신뢰는 더욱 흔들릴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파월이 자리를 지키면서 정치적 공격이 사라지는 것이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차라리 파월이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