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필리핀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관세를 19% 적용하고, 필리핀은 우리와 자유무역을 실시하며 관세율을 0%로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아름다운 만남이었고, 무역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이 공식적으로 서명한 문서가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고, 최근 발표된 다른 무역 합의들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필리핀과의 이번 무역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개월간 체결한 다섯 번째 무역협정이다. 앞서 이달 초 발표된 베트남과의 합의는 여전히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상호주의'에 기반한 관세 정책을 일시 중단하며 수십 건의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양보다 질에 집중하겠다"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는 여전히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율 관세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까지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최대 50% 관세, 그리고 모든 구리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5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마르코스 대통령은 협상을 매우 강하게 하고 있어서 아직 합의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다만 아마도 결국엔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필리핀과의 무역협정은 다소 이례적인 방식으로 체결됐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무역협정들은 4월에 위협했던 고율 관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조율됐다. 반면에 필리핀산 제품에는 당시 최소 17% 상호관세율이 부과된 이후 이달 초에는 8월 1일부터 20% 관세율이 예고됐지만 이번 협정에서 19%로 1%p 하향 조정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필리핀으로부터 약 14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다. 주요 수입 품목은 컴퓨터 및 전자제품, 가공식품, 기계류, 의류 등이다. 반면 미국은 약 9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필리핀에 수출했다. 주요 수출 품목도 전자제품, 가공식품 등으로 유사한 품목으로 구성됐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