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8일 "중동 위기의 국제유가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됨에 따라 중동 정세가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다만 "국제원유시장 관점에서 중동의 영향력 자체를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며 특히 아시아는 여전히 취약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최근 중동 위기에도 국제유가가 이성적인 움직임을 나타냄에 따라 미국 등 서방이 중동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평화가 모색되는 동시에 또다른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중동 위기=국제유가 상승’ 공식이 약화되기는 했으나 매장량, 생산원가, 여유생산능력 등을 감안하면 중동의 영향력을 평가절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아시아는 중동 원유 의존도가 60%를 넘어 다른 지역보다 중동 위기에 더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 중동 지정학적 위기 이후 유가 움직임의 시사점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일련의 중동 위기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초기 급등세를 나타낸 후 공급차질에 대한 공포감과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대폭 상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안정세를 회복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25.6월), 이란-이스라엘 공습(24.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23.10월) 발발 후 국제유가는 짧은 기간 동안 예상보다 덜 상승한 후 조기에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
오정석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최근 국제유가 움직임 특징과 관련해 "전통적인 ‘중동 위기=국제유가 상승’ 공식이 약화되고 중동 석유 인프라 및 수송 요충지(choke point)에 대한 안전은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공급 관련 정보 및 뉴스에 대한 접근성 개선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외 지역의 원유 생산 및 수출 확대 ▲중동의 막대한 증산여력 ▲소비국들의 충분한 비축유 ▲구조적 수요 부진 등으로 ‘중동 위기=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전통 공식이 약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원유생산에서 중동 비중은 2011년 30.4% → 2024년 27.4%로 하락한 반면 미국·캐나다·브라질 3개국의 비중은 18.6% → 32.1%로 확대됐다.
그는 "세계 경제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고려하면 중동 역내 주요 석유 인프라 및 수송 요충지의 안전이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도 반영된다"면서 "중동의 석유 인프라와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수송 요충지는 역내 산유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레드라인(red line)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조선 위치에 대한 실시간 위치 추적 등 원유공급과 관련된 정보 및 뉴스에 대한 접근성 강화도 시장의 과도한 우려와 공포심을 조기에 진화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중동 위기의 유가 영향력 과거 대비 약화...아시아는 여전히 중동 원유에 취약 -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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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의 유가 영향력 과거 대비 약화...아시아는 여전히 중동 원유에 취약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