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 스트롱맨 혹은 치킨...한국 3주간 '협상 본게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시일을 8월 1일로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서 한국에 대해 8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세율은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별 관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은 사실상 3주 남짓한 협상시간을 갖게 됐다.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 한국과 일본, 3주 협상시간 확보
케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다음달 1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레빗은 현지시간 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를 8월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같은 달 9일 부과하다가 13시간만에 90일 동안 유예하기로 하면서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두고 무역협상을 진행해왔다.
유예기간 90일은 오는 8일 종료돼 상호관세는 9일부터 부과될 예정이었다.
레빗 대변인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한국 및 기타 국가들에 관세 재부과를 위협하는 서한을 발송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졌다.
그는 총 10여 개국이 해당 통지서를 받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도 게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보낸 일부 서한에는 4월 수준과 비교해 높거나 낮거나 동일한 상호관세율이 명시돼 있다. 한국은 동일했고 일본은 1%p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서한을 게시하며, 한국과 일본 두 국가가 8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 대상 중 가장 큰 미국의 무역상대국인 한국과 일본은 3주 남짓한 추가 시간 동안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 트럼프의 형식적인 편지...이제 '진짜' 협상의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무역상대국에게 그간의 무역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점을 알리는 공통된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년간 한국과 무역 관계에 대해 논의해왔다. 우리는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인한 장기적인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불행히도 우리 무역 관계는 상호적이지 못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2025년 8월 1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특정 산업별 관세를 제외하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더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확적된 상품에는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될 것이며, 25%라는 수치가 귀국과의 무역 적자 격차를 해소하기에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낮은 것임을 이해해달라"고 썼다.
이같은 내용은 일본의 이시바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도 동일하게 들어 있었다.
물론 트럼프는 한국, 일본 등 무역대상국들이 관세로 맞대응할 경우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란 위협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한국, 일본 등 14개국에 대한 이번 편지는 '형식적'이었으며,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협상기간이다.
트럼프의 미국 역시 관세를 무작정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이미 간파하고 있는 가운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본부장 등이 향후 떤 협상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 3주간의 '협상 본게임'...정부, 제조업 파트너십 카드도 활용할 계획
미국의 상호관세율 25% 통보 이후 한국 정부는 일단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가격변수부터 점검했다. 그런 뒤 면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형일 기재차관(장관 직무대행)은 "미국 정부의 관세 서한 발송 이후 미국 주가는 소폭 하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정부는 향후 미국 관세 부과 진행 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미국 관세 관련 동향과 금융·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면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서한으로 8월 1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본다"면서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동안 상호 호혜적인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 트럼프 관세위협·삼성 실적부진에도 오르는 주가...한국 주식, 트럼프 '치킨 성향'도 감안하면서 올라
최근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겁먹은 허풍쟁이' 성향도 간파해서 움직이는 중이다.
이날 주식시장엔 트럼프 관세서한과 함께 한국 대표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라는 큰 재료가 있었다.
트럼프의 관세 서한, 한국 주식시장 대표주 삼성전자 실적 모두 좋지 않았지만 코스피지수는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3,100선에 근접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트럼프의 TACO 성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서한, 삼성전자 실적 악화 모두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TACO'라는 밈은 상당히 유행한 바 있다.
멕시코 음식(taco)에 빗댄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과 관련해 큰 소리 친 뒤 '겁먹고 도망치는' 패턴을 조롱하는 밈이다.
강경한 정책이나 관세 위협을 내놓다가 시장이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면 물러서거나 미루는 모양새를 비꼬는 말이다.
TACO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여러차례 번복하면서 익숙한 용어가 됐다.
예컨대 유럽연합에 50%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이틀 만에 철회하는 등 트럼프는 '소심한 변덕쟁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
금융시장에선 트럼프의 강경 발언에 시장 가격변수가 일시적으로 급락하지만, 그가 물러서면 다시 급등하는 행태에 맞춘 증권 매매기법을 'TACO 트레이드'로 부른다.
지난 5월말 백악관에선 한 용감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TACO'에 대해 대놓고 질문해 '불쾌하다'는 답변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린 일도 있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4.6조원이라는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뒤 3.9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삼성은 실적 부진 사유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메모리 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1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가 진행 중"이라며 "비메모리사업은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 및 관련 재고 충당이 발생했으며 라인 가동률 저하가 지속돼 실적이 하락하나, 하반기는 점진적 수요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부진으로(혹은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장중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전제 주식시장은 속등했다.
■
향후 관세율 25%보다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한국,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
트럼프가 협상 초반 내놓는 강력한 위협과 이후 후퇴하는 전법은 이제 많은 투자자들에게 익숙해졌다.
따라서 한국이 관세를 25%보다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유럽 등이 트럼프의 미국에 대항하는 모습도 본 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미국 우방국이자 주요 교역 당사국들이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도 주목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듯한 제스처 이후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점들도 적지 않다.
미국 주식시장의 S&P500은 관세 발표 이후 하락했지만 낙폭을 줄였으며, 미국채 2년과 10년물 금리는 관세 발표 이후 2bp 내외에서 등락했다.
EU 사례 등을 거론하면서 종국적으로 한국의 관세율은 25%보다는 상당히 낮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관세율은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전제한 15%보다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2일 미국은 EU에 대해 20%의 관세율을 발표했다. 하지만 EU는 관세율이 10%로 고정되는 무역 합의에 나설 수 있어 이번 관세 서한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알려졌는데, 10%로 관세율이 정해진다면 처음에 발표된 관세율의 절반으로 하락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한국의 관세율은 25%에서 12.5%로 하락하는데, 한은이 전제한 관세율(15%)보다 낮은 것"이라며 "더욱이 미국은 협상에 따라 관세율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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