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6-26 (목)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트럼프 집요한 압박 속 파월 7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거론

  • 입력 2025-06-26 10:53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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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4~25일 열린 미국 상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관세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현재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음달인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25일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며 "또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가 강한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면서도 “7월 인하는 가능한 경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는 일에 비해 지능이 낮다”며 “끔찍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3~4명”이라고 덧붙이며 파월 의장 압박을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차기 연준의장 조기 지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파월을 해임하거나 최종 인선을 신속히 발표해 파월의 남은 임기동안 그의 권한을 약화시키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는 않았다.

■ 트럼프→파월, 집요한 금리인하 압박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을 향한 금리인하 압박은 지난 4월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 4일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기"라며 "그는 항상 늦었지만 이제 이미지를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했다.

4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많은 사람들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에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다. 에너지와 대부분의 다른 것들에 대한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비용은 내가 예상했던 대로 매우 좋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을 수 있다"며 "다만 ‘최대 패배자’(major loser)인 미스터 느림보가 지금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5월 13일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도 "인플레이션도 없고 휘발유, 에너지, 식료품 등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며 "연준은 유럽과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12일 백악관에서는 금리를 2%포인트 낮추면 미국이 연간 60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하지만 파월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연간 6000억달러를 지출하게 될 것이다. 6000억달러나 지출하게 되는 것은 바로 여기 앉아 있는 한 멍청이가 현재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6월 20일에도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파월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내가 그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한다"며 "나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봤다. 친절하게도, 중립적으로도, 그리고 악랄하게도 해봤지만 친절하고 중립적인 방법은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FOMC에서 이 멍청이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정말로 그를 해임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어쨌든 그의 임기는 곧 끝난다"고 했다.

6월 24일에도 일부 주장을 반복하며 "금리를 최소 2~3%p 낮춰야 한다. 파월은 의회에 출석해 금리 인하를 거부하는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한다"며 "의회가 이 매우 바보 같고 고집스러운 사람을 제대로 다뤄주길 희망한다. 그의 무능함으로 인해 우리는 수년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FOMC 위원들, 신중론 속 7월 금리인하 입장 늘어

최근 FOMC 위원들 발언을 보면,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금리조정을 유보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 대부분이지만, 7월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의견도 늘어서 관심을 끈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6월 2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 이사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공급망 조정, 2차 효과 등이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동시에 관세정책이 경제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과 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통화정책은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관세의 물가 영향에 대한 명확성이 좀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4일 위스콘신주 라크로스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연준은 기본적으로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 조치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기 전에 경제에서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더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웃돌고 있어도 노동시장이 매우 빠르게 악화된다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 시나리오는 가능하지만, 자신의 전망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조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먼 부의장은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행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면 7월 금리인하를 지지한다"며 "정책금리를 인하해 중립 수준에 가깝게 조정하고 견조한 노동시장을 유지할 것이다. 그 동안 행정부의 정책, 경제, 금융시장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경제상황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먼 부의장은 회의 후 성명서의 접근 방식 변화를 지지하며,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노동시장 약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리고 지연되며, 특히 많은 기업들이 재고 재고를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더 작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의 경로를 고민할 때 정책금리 조정을 고려할 때"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이르면 7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주요 경제 위협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움직이되 완화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월러 이사는 "7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FOMC에서 동의하든 안 하든 그것이 개인적 견해"라고 말했다.

연준은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을 걱정하기 시작한다면 기다리지 말고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왜 우리는 금리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실제로 경기침체를 목격할 때까지 기다리려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노동시장이 붕괴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지난 2일 열린 '2025년 BOK 국제 컨퍼런스'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안착됐다는 기준하에서 관세가 단기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정책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관세 영향에 대한 명확성이 더 확보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편안할 것이라고 했다.

데일리 총재는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는 데 충분히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며 "그래서 가을을 더 주목하고 있다. 그때까지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의 일부를 해소하기 위해 그 시점을 주목할 것이라며 "노동시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약화되고, 그 약화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가을이 더 적절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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