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4.11.29일 발행한 엔켐14CB의 장내시장 가격이 7,000원대로 하락했다.
2025.6.20일 종가는 7,438원으로 채권가격으로만 보면 부도 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채 수준이다.
동 채권은 발행금액 2,500억원 중에서 2,150억원의 실권이 발생했고, 물량을 떠안은 인수회사에서 수수료의 대부분을 포기하고 9,000원대 초반에 모두 매각했다.
실권물량은 상당한 인기가 있었는데, 필자는 IB로부터 “확보한 물량 중에서 30억원을 양보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overbooking 때문에)
엔켐14CB는 5년만기, 2년 Put, 표면금리 1%, YTP(YTM) 연3%, 전환가격 112,700원이다.
Parity가 51.37%로 전환권 본질가치는 Deep OTM이다. (51.37% = 57,900원(주가)/112,700원)
2026.11.29일의 Put Price는 10,410.65원이다.
2025.6.20일 7,438원에 매입하고 증권회사 수수료를 0.30% 지급한 투자자의 YTP는 연25.027%이다.
가격이 너무 낮아서 이미 매입한 투자자는 물론이고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도 시장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심리가 약해지고, 가격이 상승하면 강해진다.
시장분위기에 압도당하면 올바른 판단이 어렵다.
회사채는 부도나지 않으면 정해진 원리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안전성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그 분석을 근거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엔켐14CB의 안전성은 어떤가?
회사채의 안전성은 신용평가등급, 구조모형 적용, 기업구조조정제도의 3단계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신용평가등급을 살펴보자.
엔켐14CB의 신용평가등급은 BB+(stable) (KR, 2024.9.12; NICE, 2024.9.19)이다.
BB+(stable)은 동 채권을 발행할 때 받은 본평가이고, 2024년말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기평가가 곧 나온다. (12월법인의 정기평정은 5~6월)
KR과 NICE의 정기평정자료(Rating Summary)가 나오면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구조모형(Structural Model)을 적용해서 부도위험을 판단해보자.
구조모형은 Fischer Black, Myron Scholes, Robert Merton이 회사채의 부도위험을 측정하기 위해서 만든 Model로 Option Model 또는 BSM Model이라고도 한다.
Myron Scholes와 Robert Merton은 1997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Fischer Black은 1995년에 작고해서 수상하지 못했다)
구조모형이 제시하는 회사채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B(T) = A(T) – Max(A(T) – K, 0)
또는 B(T) = K – Max(K - A(T), 0)
여기에서 B(T)는 만기시점 회사채가치, A(T)는 만기시점 회사의 자산가치, K는 부채규모이다.
Max(A(T) – K, 0)은 Call Option이고, Max(K – A(T), 0)은 Put Option이다.
A(T)는 주식콜옵션의 S(stock price), K는 주식콜옵션의 X(exercise price)에 해당한다.
구조모형은 “회사의 자산가치(매각가치, 청산가치)가 부채보다 크면 부도(손실)나지 않고, 반대의 경우에는 부도(손실)난다”는 것이다.
보험업을 제외하면 부채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산의 가치평가”가 Key Point이다.
2025년1분기 연결기준 엔켐의 장부상 자산, 부채, 자본, 부채비율은 1.03조원, 4,957억원, 5,353억원, 92.6%이다.
2차전지관련 회사인 천보(부채비율: 112%), 에코프로비엠(137%), 엘앤에프(367%), 피엔티(166%)와 비교하면 장부상 재무구조는 건전하다.
구조모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산의 장부가치가 아닌 실제가치가 필요하다.
2025년1분기 엔켐의 연결기준 주요자산은 매출채권및기타채권(유동: 95,651, 비유동: 17,058), 재고자산(86,844), 기타유동금융자산(42,288), 기타유동자산(38,603),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유동: 31,909, 비유동: 16,746),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유동: 4,723, 비유동: 86,974), 관계기업및공동투자주식(109,671), 유형자산(393,228)이다. (이하, 단위; 백만원)
자산비중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형자산(393,228, 38.14%),매출채권및기타채권(112,709, 10.93%), 관계기업및공동기업투자주식(109,671, 10.64%),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91,697, 8.89%), 재고자산(86,844, 8.42%),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48,655, 4.72%),기타유동금융자산(4.10%), 기타유동자산(3.74%), 기타(10.41%)이다.
유형자산(393,228)은 토지(56,165), 건물(142,476), 구축물(16,102), 기계장치(49,929), 차량운반구(10,350), 제품용기(19,432), 건설중인자산(88,236)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2차전지 업황에 따라 유형자산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2차전지가 신산업인 점을 감안해서 유형자산의 70%를 인정하면(자산)가치는 275,259(= 393,228 * 0.7)이다.
매출처가 SKON, LGES, CATL 등의 대기업이기 때문에 매출채권과기타채권(112,709, 10.93%) 중에서 매출채권은 100% 인정해줘도 될 것 같다.
기타채권포함 80% 인정하면가치는 90,167(= 112,709 * 0.8)이다.
관계기업및공동기업투자주식(109,671, 10.64%)은 타이거혼합형가치투자조합(33,670), Shinghwa Amperex Corporation(17,699), VIP제4호신기술조합(15,500), 이차전지벨류체인그로스펀드(14,943), 티디엘(13,754), 이디엘(7,813)로 구성되어 있다.
장부가치와 투자상품의 자기자본 간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70%정도 인정하면 될 것 같다.
그러면 관계기업및공동기업투자주식의 가치는 76,769(= 109,671 * 0.7)이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91,697, 8.89%)은 서열수준3 비중이 크기 때문에 70% 정도 인정하면 좋을 것 같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가치는 64,187(= 91,697 * 0.7)이다.
재고자산(86,844, 8.42%)은 유통기한 3~4개월로 재고소진 가능성이 높아서 80% 정도 인정할 수 있겠다.
재고자산의 가치는 69,475(= 86,844 * 0.8)이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48,655, 4.72%)은 서열수준3 비중이 크기 때문에 50%정도 인정하면 될 것 같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가치는 24,327(= 48,655 * 0.5)이다.
나머지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42,288, 4.10%), 기타유동자산(38,603, 3.74%), 기타(107,335, 10.41%) 총 188,226}의 가치는 30%정도로 추정해보자.
나머지 자산의 가치는 56,467(= 188,226 * 0.3)이다.
추정한 자산가치를 더하면 656,651이다.
동사의 연결기준 2025년1분기 부채총액이 495,721과 비교하면 자산가치가 160,930원 초과한다.
이를 구조모형에 적용하면,
B(T) = 656,651 – Max(656,651 – 495,721, 0) = 495,721이다.
즉, 원리금이 상환된다. (부도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656,651은 2025년1분기(현재)의 가치이다.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는 2026.11.29의 가치는 2차전지 산업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을것이다.
매3분기마다 공시되는 재무정보를 읽어봐야 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기업구조조정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차전지 업황 악화로 이해관계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워크아웃 또는 회생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2025년1분기 연결기준 부채총액 495,721에서 차입금은 190,172이고, 비협약채권자가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는 269,958(액면)이다.
동사가 어려워지면 워크아웃으로 회생할 수 있다.
그러나, 비협약채권비중이 크기 때문에 사채권자집회를 통해서 비협약채권자도 채무조정에 참여해야 워크아웃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25년1분기 연결기준 동사의 재무구조는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와 해외의 공장가동률이 각각 4.6%, 11.6%(2024년은 7.0%, 12.6%)로 낮기 때문에 업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재무구조가 악화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회사의 영업실적이 어떻게 되는지 주기적(매3개월)으로 점검하고 동 채권의 가치를 조정해야 한다.
한가지 추가하면,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 장내에서 거래되는 채권가격을 수시로 확인하지 않으면 좋다. (시장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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