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2일 미국 CPI 둔화에 강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는 전년비 2.4%, 전월비 0.1% 상승해 예상을 밑돌았으며,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어줬다.
미중 무역 합의와 관련해 미국은 자석 완제품과 필요 희토류를 선지급 받을 수 있게 됐고, 중국은 유학생이 미국에서 계속 공부할 수 있게 허용 받았다. 미국은 총 55%의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은 미국에 10%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한편 이날은 한국은행 창립기념일 관련해 이창용 총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 美 금리 4.4%대 초반으로 하락...뉴욕 주가 하락
미국채 금리는 11일 단기구간 위주로 레벨을 낮췄다. 예상치를 밑돈 CPI 영향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30bp 하락한 4.42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5bp 하락한 4.91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70bp 하락한 3.9475%, 국채5년물은 6.85bp 떨어진 4.021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에도 기술주 차익실현이 나타났다.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가 6개월 임시조치라는 점이 부담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0포인트(0.00%) 내린 42,865.7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6.57포인트(0.27%) 떨어진 6,022.24, 나스닥은 99.11포인트(0.50%) 하락한 19,615.8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와 소재주가 1%씩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1.5% 올랐고, 산업주는 강보합 수준이었다. 개별 종목 중 아마존이 2%, 엔비디아는 0.8% 각각 내렸다. 1분기 매출액이 감소한 게임스탑은 5.3% 급락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0.4% 상승했다.
CPI 여파로 미국채 금리가 속락하자 달러인덱스도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5% 낮아진 98.6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2% 높아진 1.1485달러를 나타냈다. 영국 재정우려에 영국 길트채 수익률이 오르자 파운드/달러도 상승했다. 파욷드/달러는 0.29% 오른 1.3539달러를 기록했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2조파운드 규모 공공지출 검토 계획을 공개했다.
달러/엔은 0.20% 내린 144.6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4% 높아진 7.198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0%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급등하면서 4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3.17달러(4.88%) 오른 배럴당 68.1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90달러(4.34%) 상승한 69.77달러에 거래됐다.
중동 불안 고조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또 미국 정부가 군인 가족들이 중동을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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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밑돈 미국 CPI
미국 노동부가 11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5%, 0.2%)를 밑돈 것이다.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8% 상승해 예상치 2.9%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도 0.1% 올라 예상치 0.3%를 밑돌았다.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약세가 일부 상승 압력을 상쇄했다. 관세 관련 상승이 예상되던 차량 및 의류 가격 등 몇 가지 주요 품목은 오히려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은 월간 1% 하락했다.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각각 0.3%와 0.5% 하락했다. 에너지 부문에서 휘발유 가격은 2.6% 하락하며 연간 하락률을 12%로 확대했다. 식품 가격과 주거비는 각각 0.3% 상승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주거비 상승이 CPI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계란 가격은 2.7%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5% 상승했다. 의류 가격은 0.4% 하락했다. 주거비는 상승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은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은 월간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 상승했다.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다만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CPI 데이터에 반영되기엔 이른 시점이었다는 평가들도 이어졌다. 관세전쟁에 따른 가격 충격이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 향후 몇 달 간 더 봐야 한다는 지적도 보였다.
■ 미-중 합의 완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자석 완제품과 모든 필요한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합의는 완료됐으며 시진핑 주석과 나의 최종 승인만 남겨뒀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우리는 총 55% 관세를, 중국은 10%를 받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는 훌륭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시진핑 주석과 나는 미국 무역을 위해 중국을 개방하는 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이는 양국 모두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대중 관세가 55%에서 더는 안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가 6개월 임시 조치인 것으로 보도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향후 중국과의 무역합의안 구성은 훨씬 더 긴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완화와 관련해 어떤 합의가 도출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주식시장의 계속되는 신정부 허니문 랠리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2%, 2.0% 속등했다.
이틀간 진행된 미-중 2차 고위급 협상이 마무리 됐다. 희토류나 반도체 등 핵심 소재에 대해 양국이 일정 부분 양보하는 형태를 취했으며, 국내 주식시장도 이를 긍정적으로 봤다.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주식 부양과 제도 개선 기대감도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2,907.0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41개월만에 2,900선을 돌파한 것이며, 외국인이 이런 흐름의 중심에 섰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3조 9500억원, 즉 4조원 가까이를 대거 순매수한 것이다. 다만 순매수 규모는 6월 4일 1조원을 넘는 수준에서 전날엔 2천억원을 하회해 둔화 추이를 봐야 할 듯하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거래소를 방문해 주식 부양 의지를 피력했다. 주식시장을 국민들의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처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배당 촉진을 위한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아울러 주가조작 방지 등 주식시장 질서 확립을 약속했다. 지주회사, 증권사 등 정책 관련 수혜 업종의 상승세가 눈에 들어왔다.
새 정부 출범 뒤 주가가 상당한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허니문이 얼마나 더 연장될지는 일단 외국인 매매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국고3년 2.4% 내외 등락...한은 창립기념일 메시지도 주목
국내 채권시장은 국고3년 기준 2.4%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금리 2.4%대에선 저가매수가 확인됐지만 레벨을 크게 낮추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2차 추경이 20조원 플러스 알파로 전해지면서 수급 부담이 줄어들긴 했으나, 이재명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등을 감안할 때 호재로만 봐선 안된다는 지적들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도 주목된다.
한은은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우리는 금리인하 사이클 속에 있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강도에 대해선 의구심이 적지 않다. 기준금리가 2.5%로 낮아진 가운데 금리를 어느 선까지 내릴 수 있을지는 애매하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통화당국은 경기요인 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요인도 강조하는 중이다.
통화당국은 서울 집값 상승 흐름 속에 가계부채·부동산 요인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美CPI 예상 하회와 한국주식 허니문 랠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