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5-19 (월)

[김형호의 채권산책] Triffin World

  • 입력 2025-05-19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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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기축통화(reserve currency)는 무역 및 무역 외의 수요(저축 등) 때문에 고평가(overvaluation)되고, 기축통화국은 구조적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한다.

무역적자는 재정적자로 이어지고 쌍둥이 적자(twin deficit)는 점점 커진다.

종국에는 과도한 국가부채(재정적자) 때문에 기축통화가 붕괴된다.

이것이 Triffin Dilemma이다. (Robert Triffin, Belgian Economist)

Stephen Miran(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2024.11)에서 미국이 Triffin World에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은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관세(tariff)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환율조정(달러약세)이다.

무역적자가 발생하면 외화가 부족하게 되어 해당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달러는 전세계에서 저축 등의 목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달러가치가 충분히 하락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달러강세로 미국제조업(특히 수출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무역적자는 확대된다.

무역적자는 재정적자로 이어져서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36조 달러가 되었고 GDP의 123%이다.

미국 재정적자의 주 요인은 사회보장, 의료서비스, 이자지급이다.

국가채무에 대해 연4% 이자를 지급할 경우 연간 이자비용은 1.44조 달러이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면 2,016조원)

전세계를 향한 관세부과로 5년간 1.5조 달러를 걷겠다는 계획인데, 국가채무에 대한 연간이자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체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달러에 대한 신뢰를 상실할 위험이 크다.

2025.5.16일(현지시각) Moody’s는 미국국채의 신용평가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인하했다. (Aaa = AAA, Aa1 = AA+)

미국은 달러채무만 있어 Default 위험은 없지만, 지속적인 화폐발행으로 달러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Moody’s의 등급하향을 받아들일 수 있겠다.

미국은 과도한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달러화 가치하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달러약세로 미국 제조업(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무역적자가 개선되면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Stephen Miran이 제시한 여러 안 중에서 “통화스왑 계약을 통해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외환보유고)를 매각”하는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관세와 안보보장을 지렛대로 삼아 달러약세를 추진해야 한다”는 Stephen Miran의 주장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1985년의 Plaza 합의와 같은 다자간 합의보다는 각국의 상황에 맞는 일대일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고, 합의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 같다.

달러화 외의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일시에 달러가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미국의 Fundamental 약화와 약달러 정책으로 달러가치가 하락할 것은 예상할 수 있다.

급증하고 있는 미국의 국가부채로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전세계 투자자들 스스로 보유 외환을 다변화할 것이다.

우리나라 투자자와 기업들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달러약세(원화강세)를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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