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24일 "한은이 1분기 경기 부진을 알고 있었지만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정책 여력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2% 하락하면서 2024년 2분기 이후 재차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을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보면 -0.246%를 기록했다. 성장이 조금이라도 더 부진했다면 -0.3%도 가능했다"면서 "전년대비로 0.10% 하락하면서 펜데믹 직후인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2~3월은 경제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강하고 길었던 정치 불확실성과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2~3월 경기도 부진했다고 언급했다.
세부내용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12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면서 민간소비가 부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05% 하락했다. 정부의 재정 신속집행에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정부 소비는 0.07% 하락(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했다.
건설투자가 3.15% 하락하면서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설비 투자도 2.05% 하락했다. 수출과 수입도 각각 1.15%, 2.02% 하락하면서 경제게 고르게 부진했다.
임 연구원은 "한은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5월 발표되는 수정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의 하향 조정은 당연하지만 1%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IMF는 4월 수정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IMF의 각 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의 전망을 기반으로 해서 자체 수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발표될 수정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 4월 18일 정부는 12.2조원의 추경안을 발표했는데, IMF는 추경안을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12.2조원의 추경은 성장에 +0.1%p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은 적어도 1.1%다. 또한 IMF가 전제한 관세는 트럼프가 관세를 10%로 낮추고 90일 유예를 결정하기 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율은 낮아졌으며 최근 트럼프가 먼저 중국에 먼저 협상의 손을 내밀면서 관세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 관세에 대한 센티멘트는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발표될 수정전망은 1.2~1.3% 내외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임 연구원은 "물론 1% 초중반의 성장률이 부진한 만큼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될 수 있지만 고민해야 하는 것은 금리인하 여력"이라며 "한은은 1분기 성장이 부진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4월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가계부채 우려와 환율 변동성 확대, 그리고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하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한은도 당장은 5월 인하 시사 등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지만, 점차 경기를 대응한 추가 인하 기대감은 축소될 것"이라며 "더욱이 6월 3일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가운데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새로운 정부는 경기 부양에 중심을 두고 재정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임 연구원은 "정부가 12.2조원의 추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선 이후 2차 추경 가능성도 열어놔야 하며 8월말에 발표되는 2026년 예산안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기조를 보여줄 것"이라며 "지금 당장 경기를 위한 재정지출의 역할이 크지 않아 한은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은은 경기보다는 물가 및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되겠지만, 대선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및 신정부에서의 확장적인 재정지출을 반영하면서 금리는 베어 스티프닝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1분기 경기부진 알았던 한은, 금리 동결했던 이유는 정책여력 없기 때문 - KB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