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2일 장기구간 위주의 미국채 금리 급등 영향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최근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의 파월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달러자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트럼프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면서 단기구간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장기구간 금리는 크게 뛰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를 넘어섰다.
국내시장은 레벨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수를 이어가면서 강세 분위기를 유지시키는 중이다.
레벨 부담과 외국인 선물 매수가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장 신뢰 훼손 가능성에 따른 외국인 움직임은 계속해서 주목된다.
■ 美10년 금리 4.4% 상회...뉴욕 주가지수 일제히 2%대 급락
미국채 금리는 21일 장기구간 위주로 급등했다. 트럼프의 파월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일드 커브가 스팁됐다.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부상했으며,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는 타격을 입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40bp 뛴 4.41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9.85bp 급등한 4.89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40bp 하락한 3.7665%, 국채5년물은 3.85bp 상승한 3.977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 속에 달러자산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자 주가지수도 크게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71.82포인트(2.48%) 내린 38,170.41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24.50포인트(2.36%) 낮아진 5,158.20, 나스닥은 415.55포인트(2.55%) 하락한 15,870.9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이 일제히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2.9%, 정보기술주는 2.7%, 에너지주는 2.5%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테슬라가 5.8%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 통제 여파로 4.5%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1% 하락했다. 애플은 1.9%, 알파벳은 2.3% 각각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급락했다. 특히 달러인덱스 99선이 붕괴되며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파월 압박에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1.07% 하락한 98.3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05% 높아진 1.1516달러, 파운드/달러는 0.62% 오른 1.337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93% 내린 140.8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낮아진 7.293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9%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연준 독립성 위기 속에 위험회피 분위기를 반영했다. 최근 진행된 미국과 이란의 2차 핵협상이 진전을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60달러(2.47%) 내린 배럴당 63.0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70달러(2.50%) 하락한 배럴당 66.2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9일 이탈리아에서 고위급 핵협상 2차 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양측은 매우 좋은 진전을 이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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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실패자라고 칭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트럼프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많은 사람들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에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다. 에너지와 대부분의 다른 것들에 대한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러한 비용은 내가 예상했던 대로 매우 좋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을 수 있다"며 "다만 최대 패배자(major loser)인 미스터 느림보가 지금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최근 공격은 대통령과 그의 팀이 2026년 5월 임기 만료 전에 중앙은행 총재를 합법적으로 해임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파월 의장은 법에 따라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밝힌 바 있다.
파월에 대한 해임 시도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키웠다. 정부의 연준에 대한 간섭이 중앙은행 신뢰도를 낮춰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등 원하는 것과 반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들도 제기되는 중이다.
파월은 지난주 17일에도 금리를 당장 낮춰야 한다며 파월 의장을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내가 그를 내보내길 원하면 그는 금방 해임될 것"이라며 "나는 그에게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지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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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금통위 후에도 계속되는 선물매수...그리고 레벨 부담
외국인은 금통위 이후에도 선물을 계속 사는 중이다.
금통위 전 이미 역대급 선물 매수를 펼친 외국인은 금통위 이후에도 선물 매수를 이어가는 중이다.
외국인은 '도비시한 금리 동결'이 이뤄진 지난 17일 금통위 당일에 3년 선물을 3,471계약, 10년 선물을 3.059계약 순매수했다. 그 다음날엔 3선과 10선을 각각 3,297계약, 4,615계약 순매수했다.
이번주 거래 첫날인 전일엔 3선을 1만 2,706계약, 10선을 2,471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번달에만 3년 선물을 18만개, 10년 선물을 6.7만개 대거 순매수한 상태다.
외국인이 연일 선물 매수 공세를 퍼부으면서 금리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이 2.331%, 국고10년이 2.602%로 내려와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나친 흐름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거듭된 매수에 시장금리가 레벨을 낮추자 과하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2.75%인 상황에서 다음달 기준금리가 2.5%로 낮춰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기준금리 2.25%를 반영한 상황에서 2%까지 반영하기엔 지나치다는 평가들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도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는 지속되는 중이다.
■ 한국, 본격 관세협상 등판 앞두고...일본 사례 등도 참고
오는 24일 저녁 9시, 미국시간으로 오전 8시 최상목·안덕근 두 장관이 미국의 파트너들인 베센트·그리어와 '한-미 2+2 통상협의'를 개최한다.
회의 이후 바로 양국 통상 장관끼리 개별 협의도 진행한다.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은 미국 적자 해소, 경제협력 등에 대해 협의를 하기로 한 바 있다.
한 대행은 전날 "국익 최우선의 원칙하에 미국과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의해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트럼프가 제시한 무역균형, 조선, LNG 등 3대 국익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관심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합의점을 모색해나겠다고 했다.
다만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선 이번 협상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이 처음부터 미국에 대해 저자세로 나왔으며, 한 대행이 '딴 마음'(성과 부풀리기와 대선 출마에 활용)을 먹으면서 국익을 팔아 먹을 수 있다고 비난하는 중이다.
한 대행은 그러나 "앞으로 미국 측과의 협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대미 협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위기를 기회로, 도전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오늘의 성장과 번영을 이뤄낸 바 있다"면서 자신감도 내비쳤다.
정부는 일본, 유럽 국가 등 다른 나라 협상도 참고하면서 정교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주 1차 미∙일 관세 협상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참석해 안전보장 비용 문제를 연계시키기는 발언을 했다.
일본의 아카자와 경제재생산이 베센트 장관과 무역 협의를 할 때 트럼프가 직접 참석해 빠른 결정 등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가 비합리적이고 기본세율도 높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실무 수준 협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달 중 다시 회담을 하기로 했다.

자료: 최종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트럼프의 파월 압박과 커브 스팁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