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5-01 (목)

[자료] 이창용 한은 총재 금통위 기자회담 모두발언

  • 입력 2025-04-17 12:0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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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기자간담회 모두발언(2025.4.17.)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대외여건을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미국경제의 성장세는 수입관세 영향과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이외 국가도 수출이 둔화되면서 성장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로지역에서는 국방비를 중심으로 한 재정확대 기조가, 중국에서는 소비진작, 첨단산업 육성 등을 위한 경기부양책이 그 영향을 일부 완화할 전망입니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아졌습니다. 미국은 경기둔화에도 관세부과 영향으로 물가의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연준은 시장 기대와 달리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로지역에서는 대응 관세 등이 물가상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수요압력이 약화되면서 대체로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통상여건 전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주요국 주가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 폭 하락하였다가 상호관세 유예 및 협상 기대감으로 일부 반등하였습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인플레이션 위험 및 투자수요 감소 우려로 급등하였으며, 미 달러화는 국채금리 상승에도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었습니다.

□ 다음으로 대내여건을 살펴보면, 국내경기는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되면서 1/4분기중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경제심리 회복이 지연되었으며 대형 산불과 일부 건설현장 공사 중단과 같은 이례적인 요인도 가세하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되었고, 특히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수출도 3월 중 다소 늘어났다가 4월 들어 통상여건 악화로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약한 모습입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1/4분기 성장 부진을 감안할 때 지난 2월 전망치 1.5%를 하회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2월 전망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강화된 것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금년 성장률이 어느 정도 조정될지는 향후 무역협상의 진행으로 국가별 최종 관세가 어떻게 결정될지, 추경은 언제 어떤 규모로 편성될지,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경제심리는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예단하여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리스크 요인의 전개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서 5월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물가는 3월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각각 2.1% 및 1.9%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2.7%를 유지하였습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과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2% 내외의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물가경로는 국내외 경기 흐름,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관세정책, 미‧중 간 무역갈등 심화, 증권투자자금 유출입 등에 영향받으며 1,480원대까지 상승하였다가 상호관세가 유예되면서 1,420원 내외까지 하락하는 등 며칠 사이에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었습니다. 주가는 경기 및 기업실적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하였다가 일부 반등하였으며 장기 국고채금리도 상당폭 낮아졌습니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지역의 경우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 및 재지정 과정에서 가격 오름세와 거래량이 크게 확대되었다가 둔화되었으며 여타 수도권 및 지방에서는 가격 하락세와 거래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대내외 정책 여건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4분기 경기 부진,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졌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 및 무역협상 전개, 정부의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 및 가계대출 흐름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었습니다.

□ 결정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무엇보다 지난 2월 통방 이후 정책 여건의 가장 큰 변화는 통상여건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향후 전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전례없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성장의 하방위험이 상당폭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관세정책의 강도와 주요국의 대응이 단기간에도 급격히 변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율의 경우에도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와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외환수급 부담이 남아있고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높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의 기대심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물가 오름세는 높아진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당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는 일시 증대된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나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재확대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불확실한 여건을 종합해 볼 때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금번에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좀 더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된 만큼 5월 전망시 대내외 경제여건을 함께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인하의 속도와 폭을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모두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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