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3일 미국채 금리 상승에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CPI가 예상에 부합했지만 그 다음날 나온 PPI는 전망치를 웃돌았다.
국내 정치 혼란, 선물 만기 등을 감안한 외국인 매매 역시 주목된다.
특히 최근 외국인이 선물 만기를 앞두고 10년 선물을 대거 팔면서 장기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아울러 투자자들 사이에선 향후 기준금리 인하, 추경 등을 감안해 커브 스팁 전망이 한층 강화된 상태다.
■ 美 PPI 예상 웃돌아 금리 상승...뉴욕 주가 숨 고르며 하락
미국채 금리는 12일 예상을 웃돈 PPI 지표로 상승했다. 11월 PPI는 전년 대비 3.0% 올라 2023년 2월 이후 최고 상승률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15bp 상승한 4.32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70bp 오른 4.54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80bp 상승한 4.1915%, 국채5년물은 4.25bp 오른 4.178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기술주가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했다. 예상에 부합한 CPI 등으로 상승했던 주가는 예상을 웃돈 PPI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34.44포인트(0.53%) 하락한 43,914.12, S&P500은 32.94포인트(0.54%) 떨어진 6,051.2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32.05포인트(0.66%) 내린 19,902.8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 및 통신서비스, 헬스케어주가 0.8%씩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0.2%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전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테슬라가 1.6%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4% 내렸다. 실망스러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제시한 어도비도 14%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예상을 상회한 생산자물가와 ECB 금리인하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달러인덱스 상승을 지지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2% 높아진 106.9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6% 낮아진 1.0471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ECB는 경기둔화 우려로 기준금리를 25bp 추가로 낮췄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8%에서 0.7%로 인하하고, 내년 역시 2.2%에서 2.1%로 낮췄다. ECB는 ‘필요한 기간 정책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성명서 문구도 삭제했다.
파운드/달러는 0.64% 내린 1.267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7% 오른 152.57엔, 달러/위안 역외 환율은 0.02% 하락한 7.2777위안에 거래됐다.
중국 당국은 이날까지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내수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특별국채 발행을 늘리는 한편, 지급준비율·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8%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4일만에 하락했다. 국제에너지구(IEA)의 공급과잉 경고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7달러(0.38%) 낮아진 배럴당 70.0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11달러(0.15%) 내린 배럴당 73.41달러에 거래됐다.
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OPEC+)가 증산을 미뤄도 내년 원유시장은 일평균 140만배럴 공급 초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일부 회원국의 과잉생산 지속과 비회원국의 탄탄한 공급증가, 완만한 원유수요 증가로 내년 원유시장은 넉넉한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 미국 PPI, 예상 상회
미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웃돌았다.
12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PPI는 전년 대비 3.0% 올랐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이후 최고 상승률로 예상치(+2.6%)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11월 PPI는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예상치(+0.2%)를 상회했다.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근원 PPI는 전년 대비로는 3.5% 상승해서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종수요 상품 물가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서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승의 약 80%는 식품 물가가 3.1% 급등한 데 기인했다. 식품물가 하위 분류에서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54.6% 급등한 영향 등이 작용했다.
서비스 비용은 0.2% 상승했고, 무역은 0.8%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시장은 다만 12월 FOMC의 금리 인하 예상은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 ECB, 경기 우려 속 3차례 연속 금리 인하...50bp도 논의됐으나 25bp로
ECB는 예상대로 금리를 내렸다.
ECB는 12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예금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25bp 인하했다.
다른 정책금리인 레피금리(재융자금리)는 연 3.40%에서 3.15%로, 한계대출금리는 연 3.65%에서 3.40%로 각각 25bp씩 내렸다.
ECB는 지난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9, 10, 12월 회의에서 3차례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올들어 기준금리를 4차례 낮춘 셈이 됐다.
ECB가 3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8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 이후 약 16년 만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 성장위험이 여전히 하방을 나타내고 있다"며 "무역마찰 우려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라가르드는 "이번 회의에서 50bp 인하 논의가 이뤄졌으나, 25bp 인하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CB는 이번 경제전망에서 2027년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거의 근접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올해 평균 2.4%, 2025년 2.1%, 2026년 1.9%, EU 배출권거래제가 확대 시행되는 2027년에는 2.1%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올해 평균 2.9%, 2025년 2.3%, 2026년과 2027년 모두 1.9%를 전망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독일의 정책 표류와 산업 침체, 프랑스의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ECB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프랑스 언론 보도에 대해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EU와 유로 지역 회원국들은 특히 스스로 수립한 재정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준수하고 존중해야 하며, 여기에는 재정통합과 성장 강화 조치의 조합이 포함된다"며 "모두가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만능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는 또한 기업과 가계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더 명확한 약속을 촉구한 일부 통화정책 위원들의 압력에도 반발했다.
그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CB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1%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무역 관세의 적용 여부와 방식이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예상되는 영향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했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했고, 2027년에는 1.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CB는 정책 성명에서 필요한 기간 동안 정책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문장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제약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내수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 외국인 선물 매도와 커브 스팁
외국인은 10년 선물을 10일 1만 2,050계약, 11일 8,458계약, 12일 7,768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번주 들어 최근 장기선물 매도에 힘을 실으면서 이들의 추가적인 매도 규모도 주목을 끈다.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4영업일간 10년 선물을 2만 8,601계약 대규모로 순매도한 상태다.
국내가 계엄사태로 정치 불안도 커진 가운데 그간 거대한 포지션을 쌓았던 외국인이 만기를 앞두고 장기선물을 팔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장기선물 매도와 함께 전반적인 일드 커브 스티프닝도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은의 연초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커진 점, 추경까지 감안해 더욱 커진 국채 물량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커브 스팁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많은 편이다.
트럼프 시대, 국내 정치 혼란의 경기 여파 등을 감안해 한국경제 비관론이 보다 힘을 받은 가운데 경기부양 조치에 따른 수급 부담까지 감안하고 있는 모양새다.
■ 혼란에 빠진 한국 정치...한층 가능성 높아진 탄핵 '2차 시도'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행위가 국헌 문란 행위'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한 데 따른 정치권의 혼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 내에서 이미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이 늘어난 가운데 이제 한, 두 명만 더 추가되면 탄핵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한동훈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크게 각을 세웠다.
한 대표는 이번 탄핵 표결에선 찬성하는 게 맞다는 입장은 나타냈으며, '한동훈계'만 잘 추스려도 윤 대통령의 업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임기 문제 등을 당에 일임한다는 약속을 어겼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군 통수권을 비롯한 국정운영에서 즉각 배제돼야 한다. 대통령의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즉각적인 직무 정지가 필요하다"면서 "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 친윤 세력 등이 한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어 내분이 심화됐지만, 현재의 흐름이라면 대통령 탄핵안 통과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날 대통령 담화가 나온 뒤 시장 일각에선 대통령의 버티기나 정치 투쟁이 천명돼 정치 혼란이나 지지자들간의 충돌 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쪽에선 이미 탄핵 흐름은 불가피해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걷힐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금융시장은 그간 대통령 탄핵안 통과와 이에 따른 질서있는 퇴진이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해 왔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외국인 선물매도와 커브스팁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