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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정책가들의 복합위기론

  • 입력 2022-07-04 10:5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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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 왼쪽부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최상목 경제수석,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은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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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국내 경제정책 당국이 '복합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물가안정일 수 밖에 없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당국자들도 바빠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다시 일요일 경제 관계 장관을 불러모아 위기 선제대응을 강조했다.

그런 뒤 이날 아침엔 한은, 금융위 등 금융당국을 불러 다시 회의를 했다.

■ 경제부총리 "주말도, 휴일도 없다...지금은 복합위기 상황"

추 부총리는 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데는 주말도, 휴일도 없다"면서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솔선수범하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경기 하방위험의 국내전이 가능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가 더욱 확대되고 미국 등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보듯이 실물지표는 경기 회복 흐름, 혹은 악조건 속의 선방을 냈지만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해외변수의 영향이 국내로 파급되면서 물가 오름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대외요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특징이 강해 경제 수장의 우려가 커졌다.

부총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해외발 충격이 물가, 금융시장을 넘어 수출투자 등 국내 실물경기로 파급될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발발 후 회복세를 나타냈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금액 측면에선 양호했다.

하지만 글로벌 여건, 수출의 세부 내역 등을 보면 하반기 상황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부총리는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전세계 교역량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주력품목의 수출 신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며, 중소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수출실적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러-우 전쟁 지속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 항공·해상 등 수출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수출업체들이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아 성장엔진인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단 정부는 수출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해 무역금융을 올해 당초계획 대비 약 40조원(+15.3%)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22년 계획 규모 261.3조원에서 301.3+α조원(1~5월 지원실적 약 130조원)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업계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 부총리, 주초엔 한은 총재 등 다시 모아서 회의...고물가와 경기우려 급부상

이날 아침엔 부총리가 다시 한은 총재까지 불러서 회의를 했다.

부총리는 4일 아침 7시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경제수석,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조찬을 하면서 최근 경제금융상황을 점검하고 논의했다.

향후 정책과제와 공조방안 등에 대해 회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현재의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상한 경계감을 가지고 주요 이슈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며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수시로 만나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해 복합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 후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전례 없이 자주 만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재정·통화 두 수장인 추경호·이창용 두 사람이 앞으로 자주 만난다고 한 뒤 실제로도 역대 어느 정부 때보다 자주 만나고 있다"면서 "다만 예전처럼 기재부가 성장에만 비중을 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한은의 빅스텝 높아졌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한국경제 악영향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B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여전히 물가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50bp 인상을 보는 시각은 60% 정도 되는 것 같다"면서 "다만 경기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어서 이 흐름 역시 봐야 한다"고 밝혔다.

■ ISM 제조업, 이번엔 경기 침체 예고?

최근 미국, 유럽 등에서 경기 둔화 시각이 부쩍 강화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최근 4일간 30bp 넘게 급락했으며, 독일 금리는 3일간 거의 40bp가 떨어졌다.

작년말 미국 물가 압력과 견조한 제조업 지표가 금리인상 강도에 대한 보증서 역할을 한 가운데 이젠 제조업 지표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켰다.

미국 ISM의 1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6.1에서 53.0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결과다. 시장에서는 54.3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S&P 마킷 글로벌이 발표한 미 6월 제조업 PMI도 52.7로 최종 집계됐다. 전월 57.0보다 대폭 낮아진 수준으로 지난 2020년 7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제조업 PMI가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공급 제약과 수요 둔화로 신규 주문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신규주문지수는 49.2까지 떨어져 2020년 5월 이후로 가장 낮아졌다. 소비자들이 인플레 압박으로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재고 물량이 쌓이고 따라서 주문 감소세가 나타났다. 제조 부문 재고지수가 56까지 치솟으면서 2010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ISM 제조 부문 설문위원회 티모시 피오레 의장은 "제조업 성장세는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억제되고 있다고 설문 응답자들이 답했다"며 "또한 응답자들은 물가 급등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 경기전망 낮추는 금융사들...금리인상 강도 줄어들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성장률 전망을 큰폭으로 내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JP모간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2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2.5%에서 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은 지난주 경제지표 부진, 특히 소비자 지출이 둔화되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3분기 예상치도 기존 2%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이후 4분기에 가서 1.5%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경기 반등은 자동차 생산과 낮은 인플레이션 등이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예측은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지속적으로 미국 경기가 확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고용주들이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소 감소하더라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꺼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무튼 물가를 고점에서 끌어내리지 못할수록 긴축 강도는 낮아지기 힘들어 경기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위험자산 시장은 물가 오름세 제어가 쉽지 않자 통화긴축에 대한 부담과 함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경기 턴어라운드를 기대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장기화의 나비효과가 글로벌 물가, 통화정책, 경기 전반에 불확실성을 안기고 경기하방 압력 확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의 12개월 선행 EPS는 232원으로 현재(271원) 대비 14.5% 레벨다운이 예상되고 주가는 내년 1분기까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코스피 하단을 2,050 전후로 추정했다.

■ 여전한 물가 상승세 제어 필요성과 커지는 리세션 우려

주식시장 분위기 전환을 바라는 사람들이 △ 통화정책 완화 △ 경기 턴어라운드 △ 달러 강세 진정을 바라지만 일단 고물가가 잡혀야 한다.

채권시장에선 고물가에 따른 통화긴축이 결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인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물론 높아지는 침체 확률은 연준의 통화긴축 강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는 최근 "올해 리세션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결국엔 연준이 방향을 틀 듯 하다"고 밝혔다.

서머스는 "6~7주 전에 판단했던 당시보다 미국이 올해 리세션 위험이 크게 늘었다. 향후 6~9개월 미국경제가 리세션에 빠지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와 엮여 있는 만큼 금리 정책 역시 미국의 상황 변화 여부와 결부해서 판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폭 50bp: 25bp 가능성은 80%: 20% 정도로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우리 CPI도 높게 나올 건 자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폭에 대한 전망이 75bp에서 50bp로 급하게 바뀌면 우리의 전망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일단은 미국의 정책스탠스를 봐야 하고 고물가 대응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한은도 인상 강도를 한번 높여본 뒤 상황을 보면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도 제기된다.

D 증권사 딜러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지만, 한국이 일단 이달엔 50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미국이 75bp 인상한다는 가정하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미국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한국이 여유를 부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빅스텝 이후 8월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했다.

더 높아질 물가 압력과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감안할 때 7월과 8월 각각 25bp씩 올리는 것보다 7월 50bp 인상 뒤 상황을 보는 쪽이 통화당국으로선 더 끌리는 선택지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 우려가 급부상한 가운데 한은 7월 빅스텝이 사람들의 말처럼 쉬울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E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펀더멘탈의 속살을 보면 경기 위기감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말처럼 7월 빅스텝이 단행될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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