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24 (토)

기술주, 금리와 물가 악재 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장성 약화 우려에도 직면 - 신금투

  • 입력 2022-05-10 08:51
  • 장태민 기자
댓글
0
기술주, 금리와 물가 악재 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장성 약화 우려에도 직면 - 신금투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금융투자는 10일 "기술주는 금리와 물가 상승 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장성 약화 우려에도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기술주에 잔인한 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기술주를 대변하는 나스닥은 고점대비 24.3% 후퇴했고, 금리가 폭등한 4월 이후 14.6%의 하락폭이 집중됐다. 매크로 측면의 악재인 인플레 압력과 금리 상승 우려가 매도세의 주된 배경이다.

김 연구원은 "매크로 측면의 악재는 시장이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PER이나 과열/침체 지표로 보면 이제는 저가매수가 가능한 지점까지 기술주가 하락했다는 의견도 엿보인다"며 "그러나 최근 기술주를 억누르는 문제는 비단 매크로 측면의 악재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했다.

우선 직면한 고비는 기술주 성장성이 정점을 통과하지 않았냐는 시장의 의구심이라고 밝혔다. 기술주들은 팬데믹 이후 가파른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높은 중장기 이익 성장 기대감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성장은 ‘구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성장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리오프닝으로 비대면 수요가 약화하면서 플랫폼 성격의 비대면 수혜주들은 금년 상반기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김 연구원은 "대형 기술주가 중심이 된 나스닥 100의 상반기 이익 증가율은 8.7%로 전년의 64.2% 대비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시적인 성장 둔화 요소들도 집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이 비용 증가를 야기하는 가운데, 미국(인플레)-중국(락다운)-유럽(전쟁)에서 개별적으로 수요 둔화 요인들이 출현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기술주들의 1분기 실적은 양호했지만 2분기 이후 가이던스는 긍정적이지 못하며, 이는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최근의 기술주 이익 전망 후퇴가 그간 믿어왔던 ‘구조적 성장’의 후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요인 때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기술주가 다수 포진한 IT, 커뮤니케이션 섹터의 장기 이익성장 기대치는 현저하게 둔화했다. 작년 대비론 1/3 정도의 기대치가 깎여나갔다.

그는 "여전히 기술주에 내재된 장기 성장성은 지수보다는 높다"면서 "하지만 성장 둔화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은 시장금리 폭등 만큼이나 기술주 투자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기술주가 넘어야 할 고비는 기업 공급 과잉이라고 밝혔다.

주가는 미시적으로 투자 수요와 주식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가격이 지지되려면 공급 역시 감소해야 하나 팬데믹 이후 시장에 기술주 주식이 대거 상장됐다.

김 연구원은 "공급 과잉이 향후 기술주가 대면할 진짜 고비"라며 "지난 2년간 주식시장 호황 국면에서 주식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것은 테크, 미디어&엔터, 헬스케어, 경기소비재 섹터다. 해당 섹터가 전체 미국 증시 IPO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대 35%에서 2020년 이후 58%까지 높아졌다. 공교롭게도 나스닥의 업종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상장된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해 가격 부담이 높았다.

그는 "신규 상장 종목들을 추종하는 ETF인 IPO.US의 경우 보유종목의 60%가 2021년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했으며, 평균 12MF PER은 80배 수준에 달했다"며 "비싼 가격에 과잉 공급이 이뤄진 셈인데, 기술주 투자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의 공급 과잉은 당분간 시장의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기술주 과잉 공급이 ‘성장성’에 미칠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형 성장주들은 매출 전망이 유지되고 있지만 마진 전망은 하향이 지속되는 중이다. 비단 인플레이션 뿐만 아니라,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산업의 구조적 성장과 기업의 이익 성장은 별개로 봐야한다. 기술주 상장이 증가했다는 것은 결국 테크 산업에 신규 플레이어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아지고 개별 기업 점유율이 감소한다면, 기업의 매출 성장은 산업 전체 성장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경쟁 강도 심화에 노출되는 산업은 점유율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나 설비투자 증가, 혹은 가격 경쟁이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 환경에서는 신주 발행이든 차입이든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투자자는 매출 전망 후퇴 – 비용 증가를 동시에 겪는 상황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업황이 좋은 상황에서는 경쟁 심화가 야기할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겠지만,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한다면 시장 점유율 확보 과정에서 비용 증가를 수반한 이익 전망 후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커머스와 OTT, 게임 산업 등 일부 산업의 주가와 이익 전망에서 이러한 조짐이 감지된다고 밝혔다.

기술주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고비는 경기 둔화 우려라고 밝혔다.

과거 경기 둔화는 기술주 주가에 긍정적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은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팬데믹 이전까지, 기술주들은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구조적 성장을 이어나가는 ‘알파’였다. 기술주의 이러한 속성과 맞물려서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는 구간에서는 매번 기술주의 강세가 이어졌다. 구조적 성장성이 경기 둔화 구간에서 돋보이는 가운데 금리도 하락하면서 기술주 주가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였던 기술주들은, 팬데믹 이후 어느정도 ‘베타’의 속성을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이 경제에 핵심적인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팬데믹 이후 경기와 시장 사이클은 기술주들에 의해 주도됐다"며 "경제지표와 기술주의 이익 민감도는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경제와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경기가 둔화되는 구간에서 기술주와 성장주를 매수하는 공식이 매번 통했다. 그러나 더 이상 순수한 ‘알파’가 아닌 기술주가 현재 경기 침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가 하락한다면 모든 기술주들의 주가가 회복되는 게 아니라 확고한 우위를 가진 기업들만이 다시 상승 랠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결론적으로 나스닥과 기술주에 닥친 약세장은 비단 거시경제적 요인 뿐만이 아니라 성장성 정점 통과, 신규 상장 러시와 주식 공급 증가, 이익의 체질 변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요인들은 기술주에 구조적인 역풍이 되고 있다. 기술주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구조적 성장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 금리의 급격한 하락 반전 정도"라며 "이러한 시나리오는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적인 문제들이 완화되고 다시 정상 성장 궤도에 복귀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며, 그동안 높은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가 하락폭에 기댄 저가매수 전략은 아직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선별과 차별화는 기술주 투자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기술주에 갖는 우려에서 자유로운 기업들이 선호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 경제적 해자가 높아 신규 player의 진입이 어렵고 이익률이 높으며, 2) 이익 모멘텀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고, 3) 현금흐름이 견고해 차입비용으로부터 자유로우며, 4) 밸류 부담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주, 금리와 물가 악재 뿐만 아니라 구조적 성장성 약화 우려에도 직면 - 신금투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