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한은 "내년 성과급 60~70조원...반도체 호황에 민간소비 회복 확대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 지급, 정부의 가계 이전지출 확대, 환율 하락에 따른 실질구매력 개선 등이 내년 민간소비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요 기업의 내년 성과급 지급 규모가 60~70조원에 달하면서 소비 증가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가계부채 부담과 주택건설경기 부진, 증시 조정에 따른 역자산효과는 소비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2026년 10월) 이슈분석 -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민간소비 회복세는 아직 품목·계층 전반으로의 확산이 제한적이나 내년으로 갈수록 반도체 경기 호조의 영향이 파급되며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해 지난 2년 평균인 1.4%를 웃돌았다. 다만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8%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와 비내구재, 준내구재 소비는 양호했지만 내구재와 국외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의 수혜가 일부 업종과 소득계층에 집중되면서 소비 회복의 확산 정도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내년 주요 업종의 성과급 지급 규모가 올해 10조9천억원에서 약 60~7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지급할 성과급이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제 지급 규모와 방식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일시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경우 소비는 약 11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성과급 지급 확대가 2027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약 0.1~0.1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기업의 배당 확대도 소비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약 30조원의 특별배당에 이어 내년 1분기 이후 40~60조원 규모의 추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의 내년 배당 규모는 10~30조원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양사의 배당 가운데 가계에 귀속되는 소득이 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배당소득 확대에 따른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제고 효과는 약 0.05%포인트로 분석했다.
정부의 가계 이전지출 확대도 소비 회복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 수입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재정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이 전체 법인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2%에서 올해 상반기 22.7%로 상승했다.
한은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가계에 직접 귀속되는 이전지출이 올해보다 약 20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율 제고 효과는 약 0.2~0.25%포인트로 분석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도 가계 소비여력을 개선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약 0.35%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에서 구매력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구매력 개선폭은 소득 1분위가 0.46%로 5분위의 0.20%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다만 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여력을 제한하고 있고 주택건설경기 부진도 내구재 소비와 관련 산업의 고용·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증시 조정에 따른 역자산효과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올해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3분기 가계의 국내주식 평가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소매판매와 여가서비스 등 주가 변동에 민감한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 감소가 일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추가적인 증시 조정이 발생할 경우는 물론이고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거나 손실 가구의 심리 개선이 지연될 경우에도 소비 제약이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과 성과급 지급의 효과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가운데 정부 가계이전 확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개선도 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