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10-06 (화)

(상보) RBA 불록 "필요시 다시 금리인상…4차례 인상 충분할지는 몰라"

  • 입력 2026-09-29 15:01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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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이것만으로 물가를 잡기에 충분한지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동 분쟁과 인공지능(AI) 투자 붐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불록 총재는 29일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위원회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25bp 인상을 포함해 올해 네 차례 금리를 올린 데 대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긴축적인 효과를 내기를 바란다"면서도 "네 차례 인상으로 충분한가. 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RBA는 이날 현금금리 목표를 기존 4.35%에서 4.60%로 25bp 인상했다.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불록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방안과 25bp 인상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했다고 밝혔다.

RBA는 지난 8월 회의에서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당시 물가 상방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번 회의에서는 실제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다.

불록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호주의 물가 압력이 국내 경제의 생산능력 제약에서 비롯된 가운데 중동 분쟁이라는 외부 충격까지 가세했다고 평가했다.

불록 총재는 "중동 분쟁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지만 그 이전부터 인플레이션 문제가 존재했다"며 중동 사태만을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동 분쟁에 대해서는 "중대한 충격이며 우리 모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기업들이 원유와 에너지 등 투입비용 상승분을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RBA도 이날 통화정책 성명에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과 에너지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높은 연료비가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일부 전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새로운 물가 위험도 거론했다.

불록 총재는 "AI 붐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 가운데 하나는 이미 현실화했고 다른 두 가지 위험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BA는 성명에서도 AI 관련 수요가 기술 관련 상품의 글로벌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관련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력과 건설, 장비 등의 수요를 늘릴 경우 이미 공급능력 압력이 존재하는 경제에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불록 총재는 호주 경제의 공급능력과 관련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생산성에 대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잉 수요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가 긴축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본 전망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불록 총재는 "과잉 수요를 억제할 필요가 있지만 경기침체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 타이트하다고 진단했다. 실업률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RBA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노동시장 여건이 대체로 예상대로 완화됐고 선행지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 투자와 부채 증가세는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불록 총재는 최근 물가 지표 하나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과도한 비중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물가 흐름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 가운데 하나로 호주달러 환율도 지목했다. 높은 금리가 호주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수입물가 등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차분한 평가를 내놨다.

불록 총재는 채권시장이 해외의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수준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채권시장에서 비정상적인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중동 사태가 세계 경제 성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호주 내부에서는 주택시장 하강에 따른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RBA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는 예상보다 높아지는 동시에 경제활동은 예상보다 약해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록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역시 경제지표와 물가 흐름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낮아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물가 압력이 지속되거나 상방 위험이 추가로 현실화하면 다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위원회는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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