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형일 신임 재경부 장관(경제부총리)은 전날(28일) "최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이 실제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정부는 119만호 공적주택(공공임대, 공공분양) 공급에 나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임 경제수장이 '공적주택의 집값 안정 기대감'을 피력하기 전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도 '공적주택'이 주택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와 대통령이 '공적임대'를 마치 '정상적인' 아파트 공급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비판들도 적지 않게 나온 상태였다.
■ 대통령·국무총리 모두 '공적주택' 공급 통한 공급효과 홍보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자신의 X에 "강남불패, 부동산투기공화국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호를 공급한다는 JTBC 방송 내용을 올렸다.
JTBC는 "정부가 2030년까지 공적주택을 119만호 공급한다"면서 "수도권에 초대형 물량을 공급하는 깜짝 발표가 이뤄졌다"고 했다.
대통령이 정부 정책효과를 기대하는 특정 언론의 보도 내용을 공유한 가운데 국무총리도 주거안정플랜에 대한 기대감을 홍보했다.
한명숙 총리는 22일 "어제(21일) 정부가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를 위한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면서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호를 공급하며, 무엇보다 당장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전국 약 15만호, 수도권 약 10만호가 입주를 시작한다"고 했다.
총리는 "수도권 전월세 시장 안정에 실질적인 힘이 될 것"이라며 "보편형 공공임대 19만호와 공공분양 24만호를 공급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부터 신혼·양육가구, 어르신의 일상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총리는 "새로 짓는 집만이 아니다. 노후 공공임대는 재건축·리모델링과 시설개선으로 품질을 높일 것"이라며 "대기자 통합시스템과 지역 주거복지센터 확대로 공공임대 신청부터 주거복지 서비스 이용까지 더 쉽고 빠르게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이번엔 정책이 '발표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발표를 위한 발표'라고 치부하자, 총리가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 총리는 "주택공급 상황을 매일·매주·매월 직접 점검하고 있다. 공급 현장을 찾아 관계기관과 함께 걸림돌을 신속히 풀어갈 것"이라며 "이 정책이 국민 한 분 한 분의 실제 주거안정으로 이어질 때까지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했다.
■ 현혹하는 숫자...그리고 '공공 띄우기'
정부가 119만 가구 공적주택 공급 대책에서 제시하는 숫자들은 꽤 놀랍다.
우선 2030년까지 119만가구면 연평균 24만가구에 해당한다. 또 전체 물량의 77%가 수도권에 공급된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면도 있다.
즉 92만 가구가 수도권에 공급될 물량이다.
중산층도 좋아할 만한 '보편형 공공임대'도 새롭게 도입한다고 한다.
유형별로 보면 건설임대 35만가구, 매입임대 31만3000가구, 공공분양 24만3000가구, 전세임대 23만가구, 공공지원민간임대 5만2000가구다.
이 중 공공분양 24만가구를 발라내면 '각종 공적 임대'가 95만가구에 육박한다.
즉 이번 '공급' 대책은 공적임대 주택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정부는 이제 중산층까지 '공공 임대'라는 범주에 넣어서 혜택을 주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임대 형태의 상당부분은 '보편형 공공임대'로 공급할 생각이다.
건설형과 매입형에서 보편형 공공임대 19만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적용하고 기본 6년,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구루들은 '보편형 공공임대'를 통해 정부가 주택시장을 지배하려 들 게 아니라, 이 영역은 민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은 정부가 보편형 임대까지 '공공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무리수이며, 비효율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공적 임대주택 확대가 사람들의 자가 수요에 대한 갈증을 잠재우지도 못할 것이다.
사적 욕망에 충실했던 정부 정책가들은 '사적 임대'를 활용한 뒤 자가를 마련했지만, 정책은 '공적 임대'에 치중하고 있다.
■ 사람들이 원하는 공급은 저런 게 아닌데...
부동산 시장에선 대통령·국무총리·경제부총리가 마치 '주택공급의 답을 찾은 듯이' 이번 정책을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이없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정책은 그들의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공적임대'일 뿐이라며, 정상적인 공급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서울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분양, 민간 공급이 늘어나야 주택 불안 심리가 꺾인다. 하지만 정부가 거대한 공급대책이라고 발표한 것은 공공임대"라며 "정부는 시장의 주거 선호도를 완전히 오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임대는 전통적으로 기피 대상이었다. 이 정부 정책가들 중 누가 공공임대에 거주하느냐"라며 "'보편형 공공임대'를 통해 통 크게 사회주의 실험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거주형태는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실제 공급된다는 주택들' 상당부분이 기존 주택을 '공적임대'로 택갈이하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예컨대 전체 119만호엔 순수하게 땅을 사서 새로 짓는(신축 착공) 물량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나 기존 전세계약을 연계하는 '전세임대'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매입·전세임대가 전체 주택 재고나 전월세 물량을 직접적으로 늘리는 순증 효과는 없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선 진짜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하는 게 아니라 '통계 마술'을 통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식의 비판들도 보였다.
특히 공공이란 레테르를 달기 위해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민 세금만 녹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정부 계획대로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전체 119만호 중 무주택자의 실질적인 '내 집 마련'과 직결되는 공공분양 물량은 전체의 약 20%(24만호 수준)에 그친다.
물론 현재 서울에 주택 공급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통해 건설공사 비용과 공기를 높여 놓은 탓에 당장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이제 4~5년이 걸린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매입임대나 입주를 앞둔 공공임대 물량(4분기부터 입주하는 물량 등)은 치솟는 전월세 시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응급 처방'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도 있다.
■ 공공주택으로 집값 잡을 수 없어...공기업 부실 우려만 키워
부동산 시장 구루들은 '정부가 억지로 맛 없는 음식을 아무리 많이 제공하더라도' 사람들의 허기를 달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선 민간 아파트 공급 확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그리고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공공임대 위주의 대책이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억압하면서 전월세 공급을 없앤 뒤, 오갈 데 없는 서민들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기이한 공적주택 공급책을 들고 나온 데 불과하다'는 비판도 들린다.
공적주택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을 활용하고, 결국 공공기관이 부실화돼 국민들의 부담만 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예컨대 정부가 이 일을 밀어붙일수록 공공임대 확대에 따른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시행주체의 재무 건전성 악화로 '실질적인 국민 채무'만 늘어나게 될 것이란 걱정도 들려온다.

자료: 국토부

(장태민 칼럼) '공적임대'로 수도권 집값안정 도전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