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 국채 5%대 시대, 한국 국채 4%대 시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추석 연휴기간 미국 국채10년물 금리가 5.2%를 넘어서는 모습까지 보인 뒤 한국 국채시장에선 대부분 구간 금리가 4%를 넘어섰다.
한국 3년물 국채 최종호가수익률은 9월 11일 4.014%를 기록하면서 4%를 넘어섰다.
3년 금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4.006%를 기록하면서 '3%대 회귀'를 노렸지만, 미국 상황이 이를 막았다.
■ 국내 연휴기간 일어난 놀라운 미국채 금리 급등
국내 연휴 기간 미국채 금리는 크게 올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2%를 넘어섰다가 레벨을 약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국내시장이 반영하지 못한 현지시간 23일 14.65bp 폭등한 뒤 24일에도 8.90bp 급등했다. 이후 25일 4.05bp 레벨을 낮춘 5.1605%를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가 급등한 이유는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 고착화 우려가 동시에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4일엔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대까지 치솟으며 시장을 크게 긴장시켰다.
이후 25일엔 금리 급등세가 지나치다는 인식으로 저가매수가 들어와 금리는 5.1%대 중반으로 레벨을 낮췄다.
미국채2년물 금리는 23일 15.25bp, 24일 3.05bp 급등한 뒤 25일엔 6.65bp 하락해 4.8590%를 기록 중이다.
미국채 5년물 수익률은 5%선에 걸쳐 있으며, 30년물 금리는 5.5% 전후에서 등락 중이다.
■ PMI 수치가 강화한 美 경기 낙관론과 물가 우려, 그리고 유가의 금리 압박
현지시간 23일 발표된 S&P글로벌의 PMI는 5년래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연준의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9월 종합 PMI는 전월 56.0에서 58.4로 올라 202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 PMI는 58.7로 전월(56.5) 및 예상치(55.8)를 상회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제조업 PMI도 57.0으로 전월(53.9) 및 예상치(53.7)를 웃돌며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들의 생산비용도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와 운송비, 임금 등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S&P Global은 9월 PMI 58.4에 대해 미국 3분기 GDP 연율 약 5% 성장에 대응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신규 수주와 미처리 수주 잔고 누적이 향후 생산능력 확대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기업의 가격결정력을 강화시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데이터는 유가와 합세해 금리시장을 압박하는 중이다.
브렌트유는 22일 99.25달러를 기록하면서 10거래일만에 100달러를 밑돌았으나, 23일과 24일엔 각각 3.83%, 3.52% 뛰어 106.60달러로 올라섰다. 이후 25일엔 레벨을 다소 낮춰 104.32달러를 기록했다.
양호한 경제지표 뒤 유가가 뛰자 연준의 10월 기준금리인상 확률은 70% 위로 올라가는 모습도 나타났다.
■ 美10년 5% 안착하자 韓3년 4% 안착...美30년 5.5%에 韓10년 4.5%
추석 연휴 기간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한국 금리도 레벨을 한단계 높였다.
연휴를 앞두고 국고3년이 3%대 재진입을 노리기도 했지만, 미국 상황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추석 연휴 직전 국고3년이 4%로 내려가면서 3%대 회귀를 노렸지만 결국 미국 상황이 이런 기대감을 엎었다"면서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 금리도 미국과 키맞추기를 하고 있으며 한국도 글로벌 금리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B 증권사 중개인은 "채권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 금리 급등세가 과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오르는 경우"라고 했다.
이날 국고10년물 금리가 장중 15bp 넘게 급등하는 등 국내 채권시장은 크게 긴장하는 중이다.
국고3년이 4.1%, 국고10년이 4.5%를 넘어서는 등 미국발 금리 발작에 큰 타격을 입었다.
■ 미국 5% 국채금리 시대와 한국 4% 국채금리 시대
미국에선 고유가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미국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국채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대부분 만기 구간에서 5% 안팎까지 올라섰다. 5년물 수익률은 지난 23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4일 장중 5.50%까지 상승하며 2004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 국채시장 전체의 평균 수익률도 5.1%까지 상승했다. 이는 2023년 기록한 고점인 5.12%에 근접한 수준으로 2006~2007년 당시와 비슷하다.
미국 금리의 상승은 다른 나라 금리도 일제히 띄우고 있다.
블룸버그 글로벌 국채지수 기준 세계 국채 평균 수익률은 4.04%까지 올라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최근 3%를 넘어서며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24일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3.61%, 일본 10년물 금리가 3.09%까지 상승하면서 각각 2009년,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시장의 '뉴 레짐'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패시브 운용의 명가 뱅가드는 최근 금리 환경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연준 매파들 사이에서 최근 금리 급등을 당연시하는 듯한 발언도 들렸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현지시간 25일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 데 따른 것이 아니라 강한 경제 성장과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 통화정책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해 주목을 끌었다.
해맥은 "기대인플레이션보다 실질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최근 국채 매도세를 연준의 물가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 약화로 해석하는 데 선을 그었다.
미국채를 둘러싼 수급 상황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현지시간 24일 7년물 국채입찰은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규모에 대한 실망이 이어지면서 장기물 중심의 금리 상승 압력이 나타나기도 했다.
24일 440억달러 규모 7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5.085%로 입찰 직전 시장금리를 0.7bp 상회하며 약간 부진했다. 응찰률은 2.42배로 직전(2.50배), 그리고 최근 6회 평균(2.49배)를 하회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잔존만기 20~30년 국채 바이백을 실시했으나 104억달러 규모의 매도 주문에도 불구하고 40억달러 매수에 그치며 전날 공고한 최대 매수한도 60억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은 사람들이 '두려워서' 미국채를 사지 못하는 지경이라며, 얼마까지 금리가 더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도 보인다.
C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유가가 언제 안정될지 모르는 데다 지금은 미국채, 한국채 등 각국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 우려 속에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경기가 견조해 이제 미국은 2연속 금리인상, 한국은 3연속 금리인상에 도전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 OECD의 한국 경기낙관론과 물가 상승세 확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내가 추석연휴에 돌입한 23일 저녁시간에 각국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발표했다.
특히 한국 성장률 전망을 6월보다 대폭 올렸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7%로 올리고 내년 전망도 1.9%에서 2.6%로 크게 상향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6월 2.6%에서 9월 3.0%로 올렸다. 내년 전망도 2.2%에서 2.7%로 상향조정했다.
재경부는 "OECD가 6월 전망에 이어 9월 전망에서도 G20 국가 중 한국의 전망을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3월1.7% → 6월2.6% → 9월3.7%)했다. 내년 전망 역시 G20 국가 중 가장 크게 상향 조정(6월1.9% → 9월2.6%)하면서 한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재경부는 "특히 올해는 강한 수출·생산 증가세가 한국의 성장을 주도하고, 내년에도 완만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재경부는 "물가상승률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G20 평균(26년4.1%, 27년3.6%)보다 낮은 2026년 3.0%(26.6월 전망 대비 +0.4%p), 2027년 2.7%(26.6월 전망 대비 +0.5%p)로 제시했다"면서 "물가 전망 상향 조정에는 성장률 전망의 큰 폭 상향과 6월 대비 국제 에너지가격 전망이 높아진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채권시장에선 OECD의 한국 경기, 물가에 대한 전망 상향 역시 고금리 상황 정당화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 관건은 미국 금리 상승이 멈추는 지점...한은은 금리 급등 따른 시장 불확실성 주시
미국 금리의 고공행진이 한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 금리도 띄운 가운데 어느 선에서 시장금리가 멈출지도 관심이다.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미국채 10년물 5%대 중반 근처 정도가 이번 금리 상승기의 정점이 아닐까 하는 추론도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연구원은 "미국 10년 금리와 2년 평균 명목 성장률 추정치를 살펴보면 코로나 19 이후 해당 지표는 관세 전쟁과 같은 이벤트 리스크를 제외하면 의미있는 상단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지금처럼 정책 금리, 경기, 수급이 모두 금리 상승 재료로 기능한 23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26년, 27년 평균 명목 성장률 추정치는 5.3%다. 향후 연준의 명목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둬야겠으나 뚜렷한 증거가 없다면 10년 금리가 5.3%를 상회하는 구간에서는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10년 금리가 2년 평균 명목 성장률을 일시적으로 상회했을 때 스프레드 최대치는 35bp였다"면서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과거 수치만을 감안했을 때 도달 가능한 10년 금리의 상단 레인지는 5.30~5.60% 수준"이라고 했다.
지금으로선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안정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한은은 고금리 상황이 키운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는 28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추석 연휴기간 중 주요국 주가와 달러화의 움직임은 비교적 크지 않았으나 글로벌 국채금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 등으로 상당폭 상승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권 부총재는 "국내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으나, 앞으로 미-이란 간 협상,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및 AI 산업 기대변화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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