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ECB, 기준금리 25bp 높이며 6월 이후 두 번째 인상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위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지난 6월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한 이후 두 번째 금리 인상이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예금금리를 기존 2.25%에서 2.50%로 25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주요재융자금리는 2.40%에서 2.65%로, 한계대출금리는 2.65%에서 2.90%로 각각 25bp 높였다. 인상된 정책금리는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ECB는 지난 6월 예금금리를 2.00%에서 2.25%로 올린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인상하면서 올해 들어 모두 50bp 금리를 높였다. 예금금리 2.50%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CB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이번 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률을 중기 목표인 2%로 안정시키려는 통화정책 노력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CB의 물가안정 목표인 2%도 6개월 연속 웃돌았다.
특히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데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다.
ECB는 경제전망에서도 중기 물가 압력이 이전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0%로 유지했지만 2027년 전망치는 종전 2.3%에서 2.5%로 상향했다. 물가상승률이 ECB의 2% 목표 수준으로 복귀하는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유로존 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8%에서 0.9%로 높였다. 2027년 성장률 전망도 1.2%에서 1.4%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2분기 유로존 경제가 0.6% 성장한 가운데 7월 은행 대출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지난 6월 금리 인상에도 실물경제와 신용 여건이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ECB는 다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물가에는 상방 위험이 존재하는 반면 경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해두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향후 입수되는 경제·금융 데이터와 기저 인플레이션 움직임, 통화정책의 파급 강도 등을 토대로 회의마다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인상 이후에도 ECB가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은 연말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유럽 각국의 재정 부담 확대는 ECB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인상으로 ECB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 3.00%의 격차는 50bp로 축소됐다. 미국 기준금리 3.50~3.75%와 ECB 예금금리의 격차는 100~125bp가 됐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