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8-2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융시장 흥분시킨 美 재무부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한계도 뚜렷

  • 입력 2026-08-20 11:4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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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37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11시37분 현재 국고채 금리와 국채선물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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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 19일 최근 급등한 장기 국채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장기물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목적 바이백 규모가 회당 기존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된다.

바이백 확대 발표 하루전인 18일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5.34%로 뛰면서 1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날 30년물 금리는 고점에서 내려와 전일 대비 2.25bp 하락한 5.2815%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19일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가 나오자 30년물 금리는 8.85bp 급락한 5.1930%로 내려갔다.

미국 채권시장은 재무부의 장기금리 안정 의지에 환호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수급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많았다.

■ 재무부, 바이백 통해 '장기금리 고통 느끼는 레벨' 노출


미국 재무부는 바이백 규모 확대에 대해 "장기 명목 국채 부문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장기물 바이백 과정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재무부에 매각하려는 국채 물량이 꾸준히 상당한 규모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존 국채를 만기 전에 다시 사들이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한 기존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고 시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나왔다. 즉 이번 조치는 시장 안정 차원이다.

특히 시장은 바이백 규모 자체보다 재무부가 최근 장기금리 급등을 부담스럽게 보고 있다는 '스탠스'에 주목하기도 했다.

미 국채시장 전체 규모가 32조달러를 웃돌고 20년물과 30년물 발행잔액만 약 5조5천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회당 추가되는 바이백 규모 20억달러는 시장 전체 수급을 바꾸기에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지금 장기금리 수준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고통을 느끼는 레벨'이라고 이해하기도 했다.

아무튼 재무부가 정례적인 분기 국채발행계획과 별도로 바이백 확대를 전격 발표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당국의 경계감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 바이백의 시장 안정 한계

하지만 이번 조치가 장기 국채금리의 추세적인 상승 압력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당장 입찰에서도 찜찜한 수급이 확인됐다.

바이백 발표 뒤 진행된 160억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53배로 올해 평균인 2.66배를 밑돌았다.

낙찰금리도 5.204%로 입찰 직전 시장금리 5.199%보다 높아 바이백 발표 이후에도 장기채 투자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장기금리를 밀어 올린 구조적 요인이 해소된 게 없다는 평가도 여전했다.

궁극적으로 미·이란 충돌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증가와 같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대형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증가도 최근 장기국채 수급엔 부담이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회사채가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심화됐다.

■ 늘어난 미국의 국가부채

미국의 재정 부담은 장기금리의 하락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민간이 보유한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연간 GDP에 맞먹는 수준까지 불어난 가운데 높은 금리가 지속될수록 정부의 이자비용도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명목 GDP는 30조 달러, 연방정부 총부채는 40조 달러 수준이다.

이번에 발표된 바이백은 정부 부채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아니다.

장기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단기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할 경우 장기물의 공급 부담을 단기물로 이전하는 효과에 그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글로벌 채권 매도세와 관련해 월가에서 장기금리 상승 요인들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드물다고 보도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초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장기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우려도 많다.

이번 바이백 확대가 장기채 시장의 단기적인 수급 부담과 금리 급등세를 완화하는 효과는 낼 수 있지만, 장기금리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재정 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 완화가 따라와야 하는 것이다.

■ 40조 달러 넘어선 미국의 국가부채...이자비용, 연방정부 예산서 3번째 큰 지출항목


미국의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재정지출에 이어 감세와 사회보장·의료비 증가 등이 겹치면서 약 9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총 연방정부 부채는 40조47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민간과 금융기관, 외국인 투자자 등이 보유한 대중 보유 부채는 32조2천660억달러, 사회보장 신탁기금 등 연방정부 내부 계정이 보유한 정부 내부 보유분은 7조7천820억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국가부채가 30조달러를 처음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이다.

이후 4년여 만에 약 10조달러가 추가로 불어났다.

장기적으로 보면 증가 속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한 2017년 1월 국가부채는 약 19조9천500억달러였다. 현재는 당시의 두 배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 지출과 감세,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및 의료비 증가 등이 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재정적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지난 7월 재정적자는 4,323억달러로 2021년 3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누적 재정적자는 1조8천억달러에 달했다.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26회계연도 종료를 두 달가량 앞둔 현재 미국 정부의 누적 이자비용은 1조1,70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의료와 사회보장에 이어 연방정부 예산에서 세 번째로 큰 지출 항목으로 올라섰다.

■ 시장에 먹힌 재무부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하지만 정책 비판도 많아

미국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는 금융시장에 먹혔다.

이 발표가 나오자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5.18%대로 급락했다. 이날 낙폭은 6월 말 이후 최대였다.

달러화는 3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뉴욕 주식시장 3대지수도 재무부 시장 개입으로 장기 금리가 급락하자 4일만에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시각들도 제기됐다.

우선 시장에선 이번 조치가 정례적이고 예측 가능한(regular and predictable) 국채 발행의 원칙을 훼손해 시장 신뢰를 저하시켰다는 비판들이 나왔다.

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모기지 등 장기금리 급등이란 악재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내놓은 하책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도이치뱅크는 장기물 바이백 재원을 단기 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무부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번 정책의 근본적인 한계를 거론했다.

불라드는 "바이백 확대가 국채시장의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을 완화하는 데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금리의 상승 추세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인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국채시장 전체 규모(30조 달러 이상)와 장기물 잔액에 비해 회당 20억 달러 안팎의 바이백 증액 규모는 시장 수급 전체를 바꿀 만큼 크지 않다고 했다.

무엇보다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 40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 부담, 끈질긴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수급 조절용 바이백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불라드는 특히 "재무부가 시장 개입에 나설 만큼 장기금리 급등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일 뿐"이라며 "투자자들의 장기채 매수 수요를 근본적으로 되살리지는 못한다"고 폄하했다.

■ 한도에 가까워진 미국의 부채

미국의 법정 부채한도는 41조1천억달러로 현재 국가부채는 한도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정치권에서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인 재정 전망 역시 녹록지 않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현행법을 전제로 대중 보유 부채(Debt Held by the Public)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향후 10년 뒤 120%, 30년 뒤에는 17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돌파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장 금융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재정 건전성을 평가할 때는 정부 내부 보유분을 제외한 대중 보유 부채와 GDP의 비율, 정부의 이자 부담 등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국가부채가 9년여 만에 두 배로 늘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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