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2026년 8월 4일 오전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 (전날 저녁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 관련) 분명한 건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관련)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이죠? 오해 생기지 않게 해달라. 정부 이랬다 저랬다 한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게.
구윤철 경제부총리: 예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책적 일관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오해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 대통령, '정책 일관성이 없는 것 아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개편을 설명하면서 "5월 초반엔 다주택자에 대해서 더 이상 (양도세 관련) 연장이 없다고 해놓고 왜 또 기회 주느냐,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 있더라.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구윤철 경제부총리에게 '오해를 막는 역할'까지 맡겼다. 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엑스(X)에도 관련 내용을 올렸다.
대통령은 "지난 1월에 '다주택자 중과 배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더니 왜 또 예외를 두느냐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에 새로 시행하려는 다주택자 퇴로 보장을 위한 중과세 완화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종전에 시행되던 중과세 배제와는 다르다"고 했다.
전날 저녁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한 질의응답 문항을 올렸다.
대통령은 보도자료의 '27~28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는 문장, 그리고 '5월 10일 완화된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중과배제와는 다르다'는 문장에 줄을 그었다.
■ 정부 부동산세제 발표 다음날...대통령의 국무회의·X 발언은 다시 '구설수'
하지만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엑스(X)에서 한 말은 또 다른 오해를 부르고 있다.
서울 무주택자 A씨는 "대통령이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으나 이상하다. 5월 10일부터 분명히 2주택, 3주택자에겐 20%p, 30%p 세금을 중과한다고 했다"면서 "이걸 다시 깎은 것이니 논리적으로 볼 때 정책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이기도 한 A씨는 "27년 2주택자에게 +5%p, 3주택자에게 +10%만 매긴다고 나와 있다. 이는 분명 기존 정책에서 후퇴한 것"이라며 "이러면 정책일관성이 없어지는 것 맞다"고 했다.
A씨는 대통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말장난으로 '멍청한'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서울지역 공인중개사 B씨는 "대통령이 보도자료에 직접 줄을 쳐가며 해명 글을 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다 알아듣는데, 왜 꼭 논쟁에서 이기려는 듯한 소인배 다운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정책에 혼선을 느낀 국민의 비판을 수용하기는 커녕 "당신들이 잘못 이해한 것이다"는 식으로 가르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B씨는 더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부동산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정책을 하면 서울의 중산층, 서민들이 노렸던 10억 전후 아파트, 10억원대 아파트가 더 상승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성실한 사람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임차인들은 지옥을 맛보게 된다. 물론 이사를 해야 하는 임차인들은 지금도 지옥을 맛보고 있지만, 이번 정책으로 월세 폭등 등 지옥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 이런 식의 규제, 서울 집값 못 잡는다
3일 저녁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예상대로 실거주자 우대, 비거주·초고가 주택 과세 강화가 핵심이었다.
종부세는 주택 수에 따른 중과 구조를 개편하고 보유한 주택의 총 가액 및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 시스템을 개편하기로 했다.
종부세 관련 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를 기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해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하향 조정해 부담을 높였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단계적으로 상향(80% 수준)하고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 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장기거주공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기존 ‘보유 기간(최대 40%)+거주 기간(최대 40%)’ 방식에서 보유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 위주로 재편한다. 1세대 1주택자라도 실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한 경우에는 공제혜택을 크게 축소한다.
양도세는 공제 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에 대해 공제 금액 한도(단계적 제한)를 신설해 과도한 세제 혜택을 제한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매물 유도를 위해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일정 기간 낮췄다가 다시 올리는 유예 구간을 설정했다.
비거주, 고가주택 규제에 집착하는 정부 정책 덕분에 전월세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이며,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부가 '민간 임대'를 적대시하고 있어서 서울 가구의 절반인 전세·월세를 사는 사람들의 주거비용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