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출처: 연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는 매인가, 비둘기인가...헷갈리는 연준 스탠스와 한국의 8월 선택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7월 FOMC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3명이 인상을 주장했다.
기준금리가 9:3으로 동결된 가운데 회의 결과를 두고 평가들도 갈렸다.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을 강조한 가운데 인상 소수의견도 세 명이나 나오면서 향후 금리 인상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란 지적들도 보였다.
하지만 시장에서 현실적으로 금리인상 확률이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평가들이 힘을 얻었다.
워시의 기자회견 직후 국채금리(10년물)는 상승폭을 축소하고 주가는 상승하고 미달러화는 약세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워시가 "지난 회의 이후 연준의 정책변경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스스로 실제 경제상황에 반응하면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모두 상당히 상승해 금융여건이 긴축됐다"고 평가하자 금리인상이 급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FF 선물시장에서 9월 FOMC 금리 동결 확률은 회의 전 20대 중반에서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장기금리는 그러나 인플레 우려, 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서 크게 뛰었다.
■ FOMC의 결정과 워시의 물가강조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FOMC에서 3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져 물가를 둘러싼 연준 내부의 매파 기류가 한층 뚜렷해졌다.
기준금리 동결은 올해 1월과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케빈 워시 의장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 연속 동결이다.
지난 6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들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만큼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분쟁이 부분적으로 초래한 높은 불확실성에도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고용 증가는 노동력 증가 속도에 맞춰 유지되고 있으며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2% 목표를 여전히 웃돌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에너지 등 특정 부문의 공급 충격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 안정을 강조했다.
케빈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완화된(soft) 인플레이션 목표는 없다"며 "이 위원회 아래에서는 오직 하나의 목표만 존재하고 그것은 물가상승률 2%"라고 밝혔다.
워시는 "지난 5년간 지속된 높은 인플레이션은 일부 가계와 기업, 시장 전문가들에게 연준의 암묵적인 물가 목표가 2%보다 높아졌다는 잘못된 인상을 남겼다"며 "그러한 인식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FOMC 동료 가운데 누구도 이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새로운 장을 시작했으며 목표치를 웃돈 인플레이션이 5년 넘게 지속된 상황은 9주 또는 한 달 정도의 완만한 물가 둔화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충격에도 경제는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고용 증가는 노동력 증가와 균형을 이루고 실업률도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웃돌고 있다"며 물가 안정 달성을 위한 정책 의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그는 "우리는 성명서를 통해 사실만 전달할 뿐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예측은 하지 않는다"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이러한 접근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 현지 금융사들, 워시 '시장 자체적 긴축' 거론하자 예상보다 도비시하다는 평가들도
시장은 이번 회의가 '우려했던 것'에 비해 도비시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들도 꽤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일단 금리 동결 자체가 완화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이 '인플레 제어'를 강조하면서도 시장의 자정기능(알아서 금리를 높인 점)을 거론하자 안도하기도 했다.
케빈 워시 체제에선 포워드 가이던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만,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이 도비시했던 이유로 거론되기도 했다.
로건, 해맥, 카리카시가 금리인상을 주장했지만, 이미 시장이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에 소수의견이 크게 악재는 아니었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특히 씨티와 노무라, BOA 등은 "워시 의장이 최근 명목금리, 실질금리가 모두 올라 금융여건이 긴축됐다는 점을 거론했다. 또 PCE 이외의 물가도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면서 예상보다 도비시했다고 평가했다.
워시는 금리인상이 인플레를 대응하는 주된 해결책이긴 하나 유일한 해결책은 아이며, PCE 이외에 더 폭넓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도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 '트럼프맨' 케빈 워시의 채권자경단 활용하면서 금리인상 미루기 전법인가
금융시장에선 워시가 시장금리 상승을 거론한 점을 주목했다.
채권시장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높여 연준 대신 긴축에 나선 만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급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즉 채권 자경단이 활동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의지를 낮춘 것이란 평가들이 나온 것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연준 금리인상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들도 보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빈 워시는 연준이 움직이지 않고도 장기 실질금리가 상승해 긴축 효과를 낸다면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장기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8월 하반월 이후 안정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비시한 FOMC? 장기 금리는 급등
금융시장 내 예상보다 도비시한 FOMC란 평가가 나왔지만 장기금리는 급등했다.
워시의 금리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는 연준의 인플레 관리 능력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켰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신뢰도 우려가 부각되면서 10년 국채 BEI가 7bp 뛰는 등 크게 올랐다.
간밤 미국채2년물 수익률은 0.95bp 하락한 4.2725%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채5년물은 2.75bp 오른 4.4025%,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30bp 속등한 4.68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20bp 뛴 5.2020%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뛴 데엔 중동불안으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5.20달러(6.56%) 급등한 84.46달러를 기록한 영향도 컸다. 동시에 연준의 능력에 대한 의심도 작용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5.2%를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장중30년물 금리는 5.244%까지 상승하며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 금리는 기준금리 동결과 향후 정책금리 인상 기대(9월 FOMC)가 후퇴한 점에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금리 동결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장기 국채 공급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계감 커지자 장기금리는 점프했다.
특히 연준이 케빈 워시 체제를 맞아 포워드 가이던스 체제에서 탈피하자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들도 많았다. 이 대목 역시 장기금리 급등을 자극했다.
■ 7월 FOMC 종료...한국 통화당국은 8월에도 올릴 수 있을까
최근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자 한국은행은 각종 외부 회의들도 소화하고 있다.
전날 저녁 7시엔 신현송 한은 총재가 정부의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에 첨석해 관계기관 간 신속한 공조 의지에 힘을 보탰다.
이번 달 코스피가 역대급으로 폭락하자 전날 회의엔 F4 외에 청와대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도 참석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유상대 부총재는 이날 오전 8시 이형일 재경부 차관 등을 만나 향후 미국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부총재가 외부 인사들을 만나러 간 시간 박종우 부총재보는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AI 투자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 불안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 연준 통화정책, 중동 사태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앞으로도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 및 이에 따른 국내 금융·경제 영향을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은 7월 기준금리 인상 후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점검하는 중이다. FOMC를 확인한 만큼 8월 인상 가능성을 재점검하는 모습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에선 금리 동결 속 9월 인상 가능성도 축소됐다. 하지만 인플레 대응에 미온적이란 이유로 장기 금리가 급등했다"면서 "국내도 일단 7월에 올렸으니, 8월엔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한국 주가가 폭락하는 가운데 환율도 많이 내려와 다음달에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B 채권딜러는 "연준이 약간의 안도감(some comfort)을 거론하면서 9월 인상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8월은 금리인상은 스킵할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단기 금리가 빠져야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한 아이러니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 통화당국이 최근 주가 폭락이나 연준의 도시비해진(?) 태도에 연연해 금리 인상을 늦추는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C 딜러는 "한은이 FOMC의 금리 동결에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다. 현재 미국과 우리의 통화정책 여건은 다르다"면서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올라오고 있고 신현송 총재도 한미 금리차를 언급한 만큼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8월에도 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인상을 안 할 때 우리가 인상을 해 정책금리 스프레드를 줄여야 한다. 따라서 지금 국내 채권 커브가 미국을 따라 스팁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출처: 연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는 매인가, 비둘기인가...헷갈리는 연준 스탠스와 한국의 8월 선택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