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8-13 (목)

中 국산 DUV 양산 소식에 반도체주 충격…글로벌 주식, ‘중국 기술자립’ 경계 확산

  • 입력 2026-07-28 11:29
  • 김경목 기자
댓글
0
中 국산 DUV 양산 소식에 반도체주 충격…글로벌 주식, ‘중국 기술자립’ 경계 확산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이 자체 개발한 침지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양산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까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반도체 종목들에 중국의 기술 자립과 공급 확대 우려가 겹치면서 차익실현이 한꺼번에 몰리는 양상이다.

28일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국유 자본이 참여한 반도체 장비업체는 침지식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으며, 연내 중신궈지(SMIC)와 화훙반도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상하이의 위량성(宇量昇) 과기와 중국 국유 반도체 장비업체 신카이라이(SiCarrier) 계열이 장비 개발과 생산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카이라이는 위량성 지분 50%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생산 규모는 크지 않다. 중국 측 연간 생산 목표는 약 5대 수준으로, 지난해 131대의 침지식 DUV 장비를 출하한 네덜란드 ASML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도 ASML 장비와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반도체 양산라인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노광 정밀도와 생산성, 장비 안정성, 기존 공정 장비와의 호환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장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장비인 침지식 DUV 노광기에서 ‘0에서 1’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침지식 DUV 장비 수출과 유지·보수 서비스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산 장비가 실제 공급되기 시작하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설비 확장과 장비 자립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CXMT가 첫 번째 장비 공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긴장감이 커졌다.

CXMT는 DUV 장비와 다중 노광 기술을 활용해 D램 공정을 고도화하는 한편, 수평 미세화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3D D램과 웨이퍼 간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현재 월 20만장 수준인 생산능력을 올해 말 30만장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상하이와 허페이 신공장을 포함해 월 60만장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생산 확대가 현실화하면 범용 D램을 중심으로 공급 경쟁이 심해지고 메모리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메모리 업체들의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의 DUV 기술 자립 소식은 최근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글로벌 반도체주에 직접적인 조정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주식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등 주요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하락했다. 중국의 DUV 장비 개발 소식은 관련 시장을 사실상 지배해온 ASML에도 경쟁 우려를 키웠다.

국내주식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와 장비·소재·부품주에도 매물이 확산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최근 반도체주는 AI 서버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를 기반으로 국내외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높은 밸류에이션과 쏠림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중국의 반도체 장비 자립과 CXMT의 생산 확대 우려가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에서는 DUV 장비 국산화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산업 전반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장비 완성업체와 연계된 투자 플랫폼을 비롯해 광학계, 광원, 초정밀 이송장치, 정밀 부품, 포토레지스트, 포토마스크, 검사·계측장비 업체 등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중국 DUV 장비의 광학계는 전체 장비 원가의 약 20~30%, 광원 시스템은 약 15~2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으로 평가된다. 장비 국산화율이 높아질수록 관련 광학 부품과 레이저 광원, 정밀 제어장치 수요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포토레지스트와 검사·계측장비 역시 국산화 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중국의 고급 ArF·KrF 포토레지스트 자급률은 5~1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반도체 검사·계측장비의 국산화율도 2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장비의 초기 생산량과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ASML의 시장지배력이나 글로벌 반도체 생산구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 장비가 실제 양산라인에서 어느 정도의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하는지, CXMT의 생산능력 확대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미국과 유럽이 추가적인 장비·부품 규제에 나서는지가 반도체 업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DUV 장비 양산 소식이 당장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를 뒤집는 사건은 아니지만, 반도체 기술 자립이 선언적 수준에서 실제 장비 공급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중장기 경쟁 환경에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모바일화면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