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최근 1년 SK하이닉스 주가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 25일만의 코스피 순매수 전환과 헤지펀드 '삼전닉스' 레버리지 제한...그리고 토털리턴스왑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은 5월 7일부터 6월 11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24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팔았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무려 75조 8,560억원에 달했다.
이 '셀링 스트릭'(Selling Streak, 연속 매도) 기간 순매도한 규모는 단연 역대 최고였다.
24거래일 연속 매도 기간 중 외국인의 일별 순매도 규모는 1조8,205억원에 달할 정도로 컸다.
그간 외국인이 상상하기 힘든 규모로 연속해서 순매도한 이유로는 한국 주식가 너무 뛰었기 때문이란 진단이 일반적이었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해외 금융사들도 최근 외국인이 대규모로 한국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투자 규정과 포트폴리오 한도를 맞추기 위한 비중 조절(리밸런싱), 차익실현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물을 대거 팔았던 외국인은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 25거래일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주 금요일 2조 2,158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매도 일변도'에서 벗어났음을 알렸다.
■ 종전 앞두고 코스피 매수 전환한 외국인...다시 달리자?
외국인이 지난주 11일까지 24거래일 동안 76조원 가량을 판(순매도)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10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연초 이후 최근의 매도 스트릭이 끝난 지난 11일까지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무려 125조 6,075억원에 달한다.
한해의 절반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이며, 최근 셀링 스트릭 기간에 판 규모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미-이란 협상 타결'을 앞둔 11일 코스피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전쟁 리스크 해소와 맞물려 외국인도 한국 코스피 사자로 돌면서 일각에선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국내외 금리인상 전망 속에 FOMC 경계감이 강화되기도 했지만, 종전과 이를 앞둔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 전환은 호재라는 진단들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외국인이 어지간히 한국 주식을 팔아서 이제 다시 살 수 있는 룸이 생긴 건지 모르겠다"면서 25일만의 코스피 매수 전환을 우호적으로 봤다.
이 매니저는 "FOMC 회의를 빼곤 웬만한 이벤트는 끝이 났다. 이제 프리 어닝시즌에 들어가는 시점이어서 외국인이 많이 팔아 놓은 삼전닉스 쪽으로 다시 들어와야 할 것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도 일단 끝났고 환율도 더 내려갈 수 있으니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미-이란 협상타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완화가 인플레 우려를 낮추는 등 매크로 여건을 뒷받침해 줄 것이어서 주가지수 상승을 의심할 필요 없을 것이란 낙관론도 보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 해소로 지금껏 관망세로 일관하던 투자자들의 경우 놓친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시총 상위 대형 기술주를 우선 편입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반 기업들의 AI 도입 확산이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요소가 된다.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상장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술주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동 사태 종결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될 여지도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미-이란 종전과 기업실적 기대감에 도취해 뒤늦게 과도한 주식 베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조언도 보인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부러지기에는 실적 기대가 여전히 견조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도체의 P보다는 Q가 점점 더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AI 투자 사이클에서의 수익화 요구는 점점 더 거세질 것이며, 미국에선 중간선거를 앞두고 AI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부정적 공약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기적으로 여전히 반도체의 업사이드는 클 수도 있으나 검증이 필요한 시점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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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외국인 순매수 전환할 때 들렸던 헤지펀드 관련 규제는 악재?
지난 금요일(12일)엔 월가 은행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과열과 주가 급락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베팅을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긴장하기도 했다.
지금 금요일 코스피지수는 폭등하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을 대폭 줄인 바 있다.
대형 글로벌 금융사들이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의 레버리지 투자를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헤지펀드가 주가 상승에 레버리지로 베팅할 때 활용하는 스왑 거래의 자금 조달 금리를 기존 연 5% 안팎에서 최고 연 15% 수준까지 대폭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내 투자자들이 긴장하기도 했던 것이다.
아울러 이런 조치를 두고 미국 월가가 한국 반도체의 고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추론들도 일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 IB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 확대로 인한 위험 관리를 위해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투자를 제한하고 대출 비용을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내 코스피가 상승폭을 줄이는 등 타격을 입었다"면서 "이 조치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반도체주 매입을 억제하고 마진콜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반도체 투자에 대한 경고음을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삼성, 하이닉스 펀드멘털에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으니 단기 변동성, 빚을 내서 하는 투자 등을 조심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는 투자은행들이 주가가 단기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예컨대 풀백이 올 경우 레버리지를 크게 끌어 쓴 헤지펀드들이 연쇄 마진콜을 당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한 선제적 리스크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외국인은 미-이란 종전 합의 임박 소식에 맞춰 25거래일만에 코스피 순매수 전환에 나섰다. 그리고 순매수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었다.
월가의 조처는, 최근 외국인의 한국물 리밸런싱과 한국 주가 조정 등으로 등으로 이들의 매수 여력이 확보되자 경계하는 차원 아니었나 하는 진단도 제기됐다.
또 일각에선 헤지펀드에 대한 조처를 그 만큼 한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방증이며, IB들도 돈을 더 벌기 위해 금리를 더 높였다는 식의 평가도 보였다.
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여기저기 알아보니, 금요일 국내시장에 전해진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제한은 수요가 많다 보니 나온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워낙 반도체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 오히려 스왑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기회가 더 생겨서 수요가 더 많아지니 해외 IB 입장에선 헤지비용 관련 연이자율을 더 올려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만큼 투자기회가 더 생겨서 이런 조치가 나온 측면도 있다. 단순 리스크 관리 목적의 헤지 비용을 올린 것이라고 보긴 어려울 듯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수급적으로 시장 쏠림이 워낙 심하다보니 조금만 민감한 뉴스가 나와도 시장이 출렁출렁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토털리턴스왑의 영향은...
이런 가운데 헤지펀드에 대한 조처는 '이미' 한국시장에서 벌어졌던 외국인의 대대적인 코스피 매도를 설명하는 것일 뿐 미래의 매도를 예견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보였다.
예컨대 최근 은행이 대출금리를 최대 11%~15% 수준까지 올리거나, 모간스탠리 등이 신규 거래를 거절하면서 헤지펀드들은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보유하던 반도체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의 기록적인 코스피 매도 폭탄은 이처럼 제도적으로 강제된 기계적 매물이 쏟아진 결과이며, 이 부분이 뒤늦게 알려진 측면도 있다는 진단이다.
토털리턴스왑(TRS) 관련 예를 상정해 보자.
예컨대 헤지펀드가 SK하이닉스 주식 100억 원어치를 사고 싶지만, 수중에 10억 원(증거금 10%)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JP모간같은 IB에 10억 원의 증거금을 맡기면 IB는 자사 자금 90억원을 보태 100억 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입해 법적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이후 헤지펀드와 IB는 스왑계약 기간 동안 발생하는 주가 변동과 대출 이자를 서로 교환(스왑)한다.
주가가 20% 오르면 100억 원짜리 포트폴리오가 120억 원이 돼 헤지펀드는 투자금 10억 원으로 20억 원의 차익을 거두어 200%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10%만 떨어져도 손실이 헤지펀드가 원금(증거금 10억)을 모두 날리는 100% 손실 상태가 된다.
헤지펀드는 주가 변동과 관련없이 IB에 대출금리, 즉 펀딩 코스트를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IB는 SOFR에 헤지펀드의 신용도를 더한 스프레드를 얹어 이익을 챙긴다. IB는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손익을 헤지펀드에 넘기므로(Total Return), IB 자체는 주가 변동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 메모리 주가가 너무 뛰자 IB들은 주가 급락시 헤지펀드가 손실을 감당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이럴 때는 증거금을 인상하거나 이자 부담을 높이게 된다"면서 "하지만 헤지펀드가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스왑 계약을 중도해지 하면서 한국 대형주들을 팔았고 이 부분이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소식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주가에 낀 레버리지 거품이 걷히면서 오히려 주식의 하방이 더 단단해질 수 있으며, 투기성 거래자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