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호황에 기업심리 ‘훈풍’…제조업 체감경기 3년9개월 만에 낙관 전환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특히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3년9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웃돌며 ‘낙관 국면’으로 전환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5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8.9로 전월(94.9)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두 달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표를 활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인 100으로 두며, 이를 웃돌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제조업 CBSI는 전월보다 1.7포인트 오른 100.8을 기록했다. 제조업 심리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102.9)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와 IT 제품 중심의 수출 호조가 기업심리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 중심의 수출 증가 영향으로 전기장비 업황이 개선됐고, 반도체와 부품업체 실적 호조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자금사정도 좋아졌다. 반도체·조선·방산 등 전방산업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기타 기계·장비 업종 역시 업황과 자금사정이 동반 개선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온도차도 나타났다. 대기업 CBSI는 103.4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상승하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96.2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를 경기 양극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제품재고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비제조업 CBSI는 97.5로 전월보다 5.4포인트 상승했다.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예술·스포츠·여가 업종 등이 개선세를 주도했다.
외항화물 운송업체의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 5월 초 연휴 기간 국내 여객운송 확대 등이 운수창고업 심리를 끌어올렸다. 도소매업은 연휴 소비 확대 영향으로 업황과 채산성이 개선됐고, 예술·스포츠·여가 업종 역시 가정의 달 행사와 야외활동 증가 효과를 누렸다.
이흥후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원자재 수급 차질이 일부 완화되고 제조업 업황 개선에 따라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지수가 상승했다”며 “연휴와 온화한 날씨도 비제조업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제조업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응답 비중이 32.8%로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내수 부진이 뒤를 이었다.
다음달 전망도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6월 전산업 CBSI 전망치는 97.6으로 전월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전망치는 100.3으로 3년8개월 만에 다시 100선을 넘어섰고, 비제조업 전망치는 95.9로 집계됐다.
기업심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7.5로 전월보다 5.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불규칙 요인과 계절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5.2로 전월과 동일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