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5-18 (월)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4월 소비 ‘쇼크’…수출 선방에도 내수·부동산 침체에 경기회복 경고등

  • 입력 2026-05-18 15:21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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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中 4월 소비 ‘쇼크’…수출 선방에도 내수·부동산 침체에 경기회복 경고등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경제가 4월 들어 다시 급격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일제히 시장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특히 소비 증가율은 사실상 제자리 수준까지 떨어지며 경기 회복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가 일부 살아났지만, 중국 경제의 핵심 문제인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전월(5.7%)과 시장 예상치(6.0%)를 모두 큰 폭 밑돈 수치로, 2023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산업생산 둔화는 제조업 전반의 수요 약화를 반영했다. 1~4월 기준 제조업 생산은 5.8% 증가했지만, 세부 업종별로는 화학제품·섬유·비금속 광물 제품 등 전통 제조업 부문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반도체와 전자장비, 항공우주·운송장비 제조업 등 전략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소비였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2.0%)를 크게 밑돌았고, 코로나19 충격기였던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사실상 소비가 멈춰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자동차 판매 부진 영향이 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증가율은 1.8%였지만, 전체 자동차 판매는 7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소비심리 악화와 자산가격 둔화가 맞물리며 고가 소비재를 중심으로 지출이 위축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비스 소비 역시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 다만 통신·관광·문화서비스 소비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온라인 소비 비중은 전체 소매판매의 25%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오프라인 소비 부진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경기 둔화의 핵심 뇌관인 부동산 시장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1~4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하며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시장은 당초 소폭 증가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특히 부동산 개발투자가 13.7% 급감하면서 전체 투자 감소를 이끌었다.

신규 상업용 건물 판매 면적은 10.2% 감소했고 판매금액은 14.6% 줄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방정부 재정과 민간 소비심리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주택가격 지표는 미세한 안정 조짐도 나타냈다.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1선 도시 신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주택가격 하락 폭이 일부 도시에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반등 신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고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4월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여전히 “수출은 버티지만 내수는 무너지는” 이중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4월 수출은 14% 넘게 증가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공급망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재고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략 제조업과 첨단산업 수출도 비교적 견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출만으로 중국 경제를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차루 차나나 삭소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두 개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략 제조업과 수출은 강하지만 소비와 부동산 등 내수 부문은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수출 호조가 내수 부진을 일부 완화했지만 이를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며 “4월 경제활동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단기적으로는 무역 긴장 완화 기대를 키웠다.

백악관에 따르면 중국은 2028년까지 매년 최소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고, 보잉 항공기 20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양국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도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미중 갈등의 추가 악화를 막는 안전판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수출시장 안정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회담 결과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희토류와 핵심 광물 문제에서는 원론적 수준의 합의만 나왔고, 중국 내 소비 회복을 이끌 직접적인 경기부양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부동산 침체와 민간 소비 위축이라는 근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국가통계국도 이날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은 복잡하고 공급은 강한 반면 수요는 여전히 약하다”며 “일부 기업은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해 내수 확대와 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강도가 경기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고,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이어지고 있어 중국 당국의 정책 대응 여력도 이전보다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중국 경제는 지금 “수출은 버티지만 내수는 식어가는” 불균형 국면 속에서 다시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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