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4-22 (수)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호르무즈 재봉쇄·선박 나포…중동 리스크 재점화에 금융시장 ‘변곡점’

  • 입력 2026-04-20 07:49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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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동 정세가 다시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미국의 이란 선박 나포가 맞물리며 군사적 긴장이 재점화되고, 이에 따른 원자재·외환·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글로벌 자산가격의 핵심 변수인 ‘에너지 공급망’과 ‘달러 흐름’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해협 재봉쇄 vs 선박 나포…군사 충돌 ‘임계점’ 접근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전격 재봉쇄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해협 접근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사실상 글로벌 원유 수송로를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한 셈이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를 공격·나포하며 해상 봉쇄를 한층 강화했다.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푸르언스호가 투입된 이번 작전은 단순 차단을 넘어 실질적인 군사 행동으로 평가된다.

이란 역시 즉각 반발했다. 카탐 알-안비야는 “미국의 선박 공격은 휴전 합의 위반이자 무장 해적 행위”라며 보복을 공식화했다. 실제로 드론을 활용한 미군 함정 공격 주장까지 나오면서 양측 충돌은 이미 ‘저강도 교전’ 단계에 진입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유가 → 인플레 → 금리’ 경로 재가동

금융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수는 역시 유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봉쇄 여부 자체가 공급 충격으로 직결된다.

실제 긴장 고조 직후 국제유가는 급등세로 전환했다. 이는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한다. WTI 선물은 오전 7시 40분 전후로 전장보다 6.4% 급등한 배럴당 88달러 전후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충격이 통화정책 경로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완화 기대가 일부 반영되던 글로벌 금리 전망은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원화 약세 압력 확대

외환시장에서는 전형적인 ‘리스크오프’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정학적 충돌이 격화될수록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위험회피를 넘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결합된 ‘달러 강세 재료’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크다. 유가 상승은 원유 수입국 통화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원화 역시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내 수급 요인까지 겹치면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외국인 자금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배당 역송금 등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달러-원 환율은 상방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 코스콤 CHECK(5200)에 따르면,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2% 오른 98.432에 거래됐다.

협상 불확실성…“헤드라인 장세 불가피”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란은 해상 봉쇄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수용을 압박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뉴스 흐름에 따라 가격이 급변하는 ‘헤드라인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해협 개방 소식에는 유가가 급락하고, 재봉쇄 소식에는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금융시장, 단기 이벤트 넘어 ‘구조적 리스크’ 전환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상 봉쇄와 군사 충돌이 반복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상승 장기화 ▲달러 강세 고착 ▲글로벌 성장 둔화라는 3중 압력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자산시장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핵심 변수는 협상이다. 휴전 연장 여부와 2차 협상 성사 여부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크게 갈릴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군사적 긴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금융시장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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