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3-26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이 볼 때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적'...미-이란 전쟁 장기화시엔 우려 커져

  • 입력 2026-03-26 13:1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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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정기 금융안정회의를 개최한 뒤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도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다만 최근 미-이란 전쟁 여파로 금융안정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경계했다.

금통위는 "외환·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함께 취약부문 부실 장기화, 금융불균형 축적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다"면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변화, AI버블 경계감 등에 따라 자산가격 조정, 머니무브 등을 통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일단 현 시점에선 금융기관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시스템의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2026년 2월중 15.3으로 주의단계(12~24)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5년 4분기말 48.1로 서울 주택가격 및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상승하면서 장기평균을 소폭 상회했다.

■ 한국 금융시스템 '안정적'...전쟁 장기화시 우려 커질 가능성

미-이란 전쟁은 물가 상승과 성장률 둔화를 견인할 수 있는 변수다.

한은은 현재 한국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전쟁 여파에 대해선 긴장하고 있다.

최근 경제 성장세가 개선되고 있으나 양극화로 인한 취약부문 리스크를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쟁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주의하고 있다.

한은은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경기회복세 개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 노력 등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비교적 낙관했다.

한은은 "그 정도는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가능성과 성장 양극화 흐름 속에서 취약부문의 업황 개선 속도 등에 따라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며 "자본비율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규제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유동성비율도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은은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 전쟁 여파를 주시하는 중이다.

한은은 "금융안정 상황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내수회복 속도,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동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 파급영향,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머니무브 등 대내외 요인이 맞물리면서 최근 높은 수준의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한 성장 양극화,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라 취약부문 부실이 확대·장기화되고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기관이 복원력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이러한 잠재리스크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대응능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그간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성장한 글로벌 사모신용의 영향 등 비전통적 금융수단과 연계된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산되면서 금융불균형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높은 경각심을 갖고 정책공조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 한은 간부들, 전쟁 장기화 가능성 따른 금융안정 문제 더 신경써야

미-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다.

금통위원들과 한은 간부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금융안정 회의를 주관한 이수형 금통위원은 세가지 차원의 리스크 요인을 거론했다.

이 금통위원은 ▲ 미-이란 전쟁에 따른 자산가격 조정과 머니무브 ▲ 성장 양극화에 따른 취약부문 자금 조달 리스크 ▲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 등을 주된 금융안정 리스크로 거론했다

이 위원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국내외 자산가격 조정 및 머니무브 등을 통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경제 성장세 개선흐름에도 불구하고 성장 양극화로 인한 영향과 자금조달 애로 등이 가중되면서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선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노력에 힘입어 최근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약화됐으나 여전히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안정지수(FSI)가 여전히 ‘주의’ 단계이며, 3월 들어 변동성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충격이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장 부총재보는 또 "부동산 상승 기대는 약화됐지만 추세적 안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경이 구체화될 경우 금통위에서 반영한 뒤 통화정책 기조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전쟁 장기화시 충격, 가장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환율

미-이란 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에 진입하자 우려들도 커졌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말 외환수급 안정화 조치 영향 등으로 1,439.0원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및 엔화 흐름 등에 영향을 받아 1,400원대 중반에서 등락했으나, 중동 상황 발생 이후 상당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은 지난해 하반기중 축소됐다고 금년 들어 다시 확대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화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은 대체로 원활한 모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계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은행 CDS 프리미엄은 미 정부 셧다운 리스크 및 미·중 갈등 재고조 우려 등에 의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지난해 9월말 상승한 이후 일정 범위내에서 등락했지만, 올해 3월 들어 중동 상황 발생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상승했다.

■ 유가와 얽힌 환율...이들과 얽혀 있는 주식, 채권

한은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교란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특히 위험 회피심리 강화를 통해 국내 외환∙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와 같이 중동지역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수입국은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대비 원유 순수입액 비율은 4.6%로 인도(3.6%), 일본(1.8%), 중국(1.7%) 등 주요국에 비해 높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 지역중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70.7%(2026년 1월, 물량 기준)에 달할 정도로 높다.

환율은 올해 2월말 상당폭 낮아졌으나 중동상황 이후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확산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대비 크게 상승했다. 또 그간 빠른 오름세를 보인 국내 주식시장도 중동 상황 발생 직후 큰 폭의 조정을 보이는 등 변동성을 확대했다.

한은은 미-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금융시장의 안정감도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중동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지속되면서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시장금리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수록 글로벌 긴축 우려 강화 등으로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는 회사채 등 신용채권시장을 타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특히 취약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

한은은 "중동상황이 장기화될수록 기업은 원가 부담 증가 등을 통해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취약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져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거나 회사채 차환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물량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원가 상승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재무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 스트레스테스트

미-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한은은 금융시스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공개했다.

우선 중동 상황 장기화, AI 관련 주가 고평가 우려 등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조정될 경우 금융기관은 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담보가치 하락과 함께 유동성 여건도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금융기관 스트레스 상황은 외국인 자금 유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결합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 주택시장 차별화로 인해 지방 건설사의 신용리스크가 커지고, K자형 성장이 지속될 경우 장기 업황부진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계기업 및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는 경우 금융기관 부실여신이 증가하고 이는 금융기관 자본비율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양극화 등 내부문제와 미-이란 전쟁 장기화 악영향이 결합하면 위기를 키울 수 있는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위해 2년 시계에서 '비관'과 '심각' 2가지로 설정했다.

'비관' 시나리오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금융자산 및 원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동반 급락하는 상황을 반영했다.'심각' 시나리오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상황이 장기화되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실물경제 부진이 나타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의 보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상정했다.

한은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금융시스템의 신용공급 여력을 결정하는 예금취급기관 자본비율은 심각 시나리오에서 상당폭 하락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다만 실물경제 부진이 장기간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양극화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일부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에서는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 부동산PF 사업성 악화 등에 따라 자본비율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권 및 보험사의 손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손실은 심각 시나리오에서 각각 최대 17%, 28% 수준(자기자본 대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증권사는 시장손실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두드러졌으나 여전히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자산∙부채 듀레이션 차이가 크지 않은 보험사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평가손실이 부채 평가이익에 의해 상쇄되며 K-ICS 비율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한은은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 성장 양극화 등 취약요인이 현실화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금융시스템 복원력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가계·기업·부동산 등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된 구조적 환경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자산가격 조정과 같은 복합적인 대외 충격이 특정 취약부문에 집중되며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예상보다 큰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동 상황 악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취약요인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내부적으론 양극화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부동산PF, 한계기업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한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취약부문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 등 손실흡수력 제고를 선제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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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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