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트럼프 압박’ 파월, 중앙銀 역할 강조 “독립성·청렴성 불가분”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비판 속에서도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청렴성을 강조하며 통화정책 원칙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공공행정학회(ASPA) 연례회의 영상 연설에서 고(故) 폴 볼커 전 의장을 언급하며 “독립성과 청렴성은 분리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치적 영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필요하며, 그 독립성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공직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지연을 이유로 연준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무능하다”거나 “부정직할 수 있다”고 비판하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1970~80년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초강도 긴축을 단행했던 볼커 전 의장의 사례를 강조했다. 당시 볼커는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끌어올리며 경기침체와 실업률 급등이라는 대가를 감수했지만, 정치권과 산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고수했다.
그는 “볼커는 단기적인 압력을 거부하고 장기적인 물가 안정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줬다”며 “정책 결정자는 단기적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준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은 최근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비용과 관련해 법무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일부 연준 인사에 대한 해임 시도까지 이어지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이를 사실상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에 남을 계획이라고 밝히며 정면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연준은 최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과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