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2-27 (금)

(장태민 칼럼) 대통령의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경고

  • 입력 2026-02-27 15:0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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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

자료: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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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오는 5월 9일로 끝난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행정절차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팔 사람은 서둘러야 한다.

5월 9일이라는 법정 마감일에 맞춰 본계약을 체결하려면 최소 4월 중순 이전엔 구청에 허가신청서를 접수해야 5월 초 허가증을 받아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조언들도 나오는 중이다.

토지거래 허가와 관련한 서류 보완이나 구청 사정에 따라 허가에만 2~3주 이상 걸릴 수 있어 팔 사람들은 미리 파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에선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집을 처분하게 되면, 5월 9일 이후부터는 매물이 잠길 것이란 예상 역시 강했다.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매물들이 급하게 처리된 뒤엔 매물이 대폭 줄어 집값이 급등세를 나타낼 것이란 우려들도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다시 경고장을 들고 나타났다.

5월 9일 이후도 계산에 넣고 있는 대통령의 경고..."버틴 사람들에게 일어날 무서운 일"

이재명 대통령은 버티려는 다주택자들에게 무서운 말을 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엑스(X)에 "5월 9일이 지나면 매물이 잠길 것이라거나, 일부 다주택자들이 버텨보겠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권위가 유지돼야 하고 권위를 잃은 정부는 뒤뚱거리는 오리를 넘어 식물이 된다. 정부의 안정적 운영, 정부정책의 권위와 신뢰를 위해서라도 5월 9일 이전에 매각한 다주택자보다 버틴 다주택자가 유리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5월 9일 이후 주택을 팔지 않은 다주택자는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5월 9일 지났는데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아 매각한 것보다 버틴 것이 더 유리하게 되면, 매각한 사람은 속았다고 저와 정부를 욕할 것이고 버틴 사람은 비웃을 것이며 부동산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5월 9일 이후엔 각종 규제나 세금 등을 통해 팔지 않는 사람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특히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최고권력자는 "잠긴 매물은 질식할 것이고 버티기는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했다.

다주택 양도세의 무서움...대통령의 경고

다주택자 중과유예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p(2주택자) 또는 30%p(3주택 이상)을 얹은 가산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3주택자의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 82.5%에 달하는 징벌적 과세를 적용받게 된다.

주택 양득소득세(capital gains tax)는 개인이 주택을 팔 때, 처음 샀을 때보다 가격이 올라 발생한 이익, 즉 양도차익에 대해 물리는 세금이다. 주택을 팔아 이익이 남을 때 내는 세금이다.

1세대가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조정대상지역은 거주 포함)하고 팔 때 양도가액 12억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하지만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의 주택을 팔거나, 2년 미만으로 짧게 보유한 뒤 팔 때는 기본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율이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5월 9일까지 팔지 않은 다주택자들은 '세금 내고 나면 건질 게 없다'고 판단해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의 눈매가 매섭다.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X에 버티기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 시장 수급 이기는 대통령의 '말발'은 가능할까


최근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로 인해 주택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절세 목적의 매물이 5월 9일을 기점으로 모두 소진되면, 시장에 새로 나올 공급원이 사라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통령이 '버틸테면 버텨보라'고 경고하는 중이다.

이 대통령은 5월 9일 이후 가격 급등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시각을 교정하려는 중이다.

하지만 '매물 잠김에 따른 가격 상승'(Lock-in Effect) 우려가 깔끔하게 해소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의 겁을 주는 말에 수요가 위축돼 가격이 떨어질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버티는 매물은 질식할 것"이라며 매물 압박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천명했다.

사실 대통령의 강도 높은 '구두 개입'을 듣고 있으면,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주택을 매수하려는 사람들도 집값 하락 가능성에 겁을 먹을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을 조금만 관찰해 보면, '이런 식으로 하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는 식의 구체적 내용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다주택자들에게 겁만 주면 서울 아파트 값이 하향 안정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대통령이 '엄청난 묘수'를 아직 보여주지 않고 숨기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의 발언은 '할 수 있다. 한다. 서울 집값 안정된다'면서 감정적으로 다주택자들만 몰아붙이는 것 같다.

주변엔 연일 대통령의 다주택자 압박 발언이 반복되자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늘어난 것 같다. 어떤 설문조사를 보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으로 잘한 경제정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다주택자를 몰아세우는 구두개입으로만 집값이 하향 안정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

이번 일을 보면서 떠오르는 실패의 역사

금융시장의 가격변수도 마찬가지지만, 대기매수보다 매물압박이 심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하지만 다주택자 매물의 강도는 5월 9일 이후엔 떨어질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최근 일부 절세용 급매물 이후 계속 강도 높은 매물이 이어져야 집값 하락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다.

현금이 많지만 무주택자로 살고 있는 필자의 한 지인은 "현금 부자에겐 이번이 싼 매물을 주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매물을 찾고 있다.

이 지인은 특히 2021년 사례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학습이 돼' 있었다.

필자의 지인은 다주택자 급매 중 괜찮은 물건을 잡아 이재명 대통령이 싫어하는 '불로소득'을 올릴 참이었다. 안타깝게도 불로소득은 다주택자만 올리는 게 아니라 필자의 지인과 같은 약삭바른 무주택자도 원하고 있다!

2020년 한국 역사상 집값이 가장 큰폭으로 폭등하자 문재인 정부는 2021년 6월 1일부터 종부세 세율, 양도세 중과세율을 대폭 올려서 다주택자들을 때려잡을 것처럼 바람을 잡았다.

이후 2021년초부터 5월까지 높은 세금을 회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급매가 나왔다. 일부 단지에선 수억원씩 낮은 호가에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과 비슷한 느낌도 든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이 기존보다 10%p씩 인상되기 때문에 매물이 출회됐던 것이다.즉 당시 정책은 2주택자에 양도세를 20%p를 얹고 3주택자에게 30%p를 더 물리는 정책으로 지금의 정책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또 당시엔 1년 미만 보유하고 파는 사람들에겐 양도세 70%를 물리는 등 단기 보유자에 대한 페널티도 강화했다.

아울러 다주택자(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율은 기존 0.6~3.2%에서 1.2~6.0%로 2배나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이벤트가 종료된' 6월 1일 이후부터는 매물 잠김이 나타났으며, 이후 한꺼번에 몰린 수요로 인해 집값이 폭등해버렸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규제와 세금으로 추가적인 압박을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과연 이재명의 세금은 '착한 세금'이어서 문재인의 세금과 달리 서울 아파트 가격을 하락으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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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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