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6-01-20 (화)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중국 경제, 안정적 성장 국면의 이면

  • 입력 2026-01-20 08:11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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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김경목 기자] 명목 성장 둔화와 부동산 조정이 남긴 중기 변수

중국 경제가 2025년에도 정부 목표였던 ‘5% 안팎’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외형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통상 마찰,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수출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성장률 방어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명목 성장률 둔화, 내수 회복 지연, 고정자산투자의 감소 전환 등 주요 구조 지표들은 중국 경제가 단기 안정 국면을 넘어 중장기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성장률 수치 자체보다는, 이러한 회복 흐름이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맞춰지고 있다.

수출이 지탱한 성장, 내수 회복은 제한적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5.0% 증가해 2년 연속 같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연간 성장 목표를 충족한 것이다.

반면 명목 GDP 증가율은 4.0%에 그치며 실질 성장률을 하회했다. 명목 성장률이 3년 연속 실질 성장률을 밑돈 것은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수출이었다. 2025년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은 5%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무역흑자는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유럽, 중남미, 중동, 아세안 등 비(非)미국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대외 충격을 분산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중국이 2025년에도 글로벌 성장의 약 30%를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IMF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수출 증가가 구조적 경쟁력 개선이라기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나타난 단기적 요인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면 내수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증가율은 연간 3%대 중반에 머물렀고, 12월 단월 증가율은 1%에도 못 미쳤다. 소비재 교체 보조금 등 정책 지원이 이어졌지만, 가계는 부동산 가격 조정과 고용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다.

29년 만의 투자 감소, 부동산 조정의 장기화

2025년 중국 경제 지표 가운데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고정자산투자의 감소 전환이다. 연간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대비 3.8% 줄어들며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인프라 투자와 민간 투자가 동시에 감소했고, 민간 투자는 3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는 투자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개발 투자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고, 신규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과거 GDP의 4분의 1 안팎을 차지했던 부동산 산업의 위축은 소비, 지방정부 재정, 금융권 건전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와 투자은행들은 부동산 부진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중기 성장률이 구조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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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 성장과 고용 지표의 괴리

중국 정부는 AI, 로봇,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제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신에너지차 생산은 20% 이상 증가했고, 일부 첨단 장비 산업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전체 경제를 단기간에 견인하기에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첨단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만, 자동화 비중이 높아 고용 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 도시 실업률이 5% 안팎에서 정체되고, 청년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은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다.

고용 지표의 개선이 지연될 경우 소비 회복 역시 점진적인 흐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2026년을 향한 정책 변수와 구조 지표…단기 안정과 중기 조정이 교차하는 국면

2026년은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이 시작되는 해로, 중국 경제 정책의 중기 방향이 구체화될 시점이다. 통화·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지급준비율 인하와 금리 조정 등 추가 완화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장의 초점은 단기 부양 여부보다는 구조 지표의 변화에 맞춰지고 있다. 소비 비중의 변화, 부동산 시장 조정의 진전, 민간 투자 회복 여부, 그리고 미·중 통상 환경을 포함한 대외 변수들이 중기 성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명목 성장률 둔화와 디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실질 성장과 체감 경기 간의 괴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종합하면 중국 경제는 2025년 수출과 정책 대응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성장 안정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내수와 투자, 부동산, 고용 지표에서는 여전히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이후 중국 경제의 흐름은 정책 대응의 방향과 강도, 그리고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점진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 시점의 중국 경제는 안정과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흐름 속에 놓여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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