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6일 금통위 여진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금리 레벨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채 금리가 상승해 심리에 큰 타격을 입은 국내 이자율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금통위가 전날 남아 있던 금리인하 기대감 제거에 나서는 듯한 스탠스를 보이면서 매파성을 보였기 때문에 그 여진과 외국인 매매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날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무려 3만개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이들의 추가적인 움직임 역시 체크해야 한다.
환율이 쉽게 안정되지 않고 주식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흐름 역시 채권시장엔 부담이다.
시장 일각에선 당장 금리 인상을 할 게 아니라면 지금의 시장금리는 '과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다만 심리가 큰 타격을 입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듯하다.
■ 美 10년 금리 4.17%대로 상승...뉴욕 주가 3일만에 올라
미국채 금리는 15일 주가 상승 재개와 예상을 밑돈 실업지표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지역 제조업 지수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도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05bp 상승한 4.173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40bp 오른 4.79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60bp 오른 3.5640%, 국채5년물은 5.80bp 상승한 3.7680%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가 19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21만5000명을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뉴욕 연준이 집계한 1월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7.7로 전월보다 11.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예상치(1.0)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뉴욕 주가지수는 3일만에 반등했다. 간만에 '이틀 조정'을 보인 뒤 다시 상승을 재개했다.
TSMC 호실적에 힘입은 AI 반도체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은행 실적 호조로 금융주가 뛴 점도 주목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92.81포인트(0.60%) 오른 4만9442.4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7.87포인트(0.26%) 상승한 6944.47, 나스닥은 58.27포인트(0.25%) 높아진 2만3530.02를 나타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전장보다 0.9% 급등한 2674.56을 기록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 산업주는 0.9%, 부동산주는 0.7%, 정보기술주는 0.5%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9%, 헬스케어주는 0.6%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호실적을 공개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4.6% 및 5.8% 각각 올랐다. 양호한 실적 발표와 함께 지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TSMC도 4.4% 상승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4.1% 올랐고, AMD 역시 1.9% 높아졌다. 엔비디아는 2.1%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5% 높아진 99.3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4% 낮아진 1.1605달러, 파운드/달러는 0.51% 내린 1.337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09% 오른 158.6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9% 하락한 6.964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22%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일만에 급락했다.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유가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은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83달러(4.56%) 급락한 배럴당 59.1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76달러(4.15%) 하락한 배럴당 63.76달러에 거래됐다.
■ 금리 인하 기대 소멸과 연내 동결론
2026년 첫 금리결정회의를 거치면서 채권시장에 남아있던 금리인하 기대감은 소멸의 길을 걸었다.
올해 1차례 정도 인하를 기대하던 사람들 사이에선 한은이 '통방'을 통해 인하와 거리를 두자 전망을 바꾸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작년 11월 통방문 '결론 문장' 시작 부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했지만 이번엔 '성장세 회복 지원'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결론 문장의 끝 부분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에서 '결정해 나갈 것'으로 바꿨다.
한은은 통방문에서 일부러 '인하'라는 단어를 삭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남아 있던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위축되도록 유도했다.
한은 총재를 제외한 3개월 가이던스상의 세력구도(인하 열기: 동결)는 5:1 → 4:2 → 3:3(11월)으로 바뀐 뒤 이번엔 1:5가 됐다.
최근 3차례 연속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금통위 내 강성 비둘기인 신성환 위원이 '인하 열어두기'를 택한 것이지만, 그 역시 이번엔 소수의견을 내지 못했다.
환율 불안, 서울 부동산 급등 속에 강력한 비둘기파도 일단 물러서면서 만장일치 금리 동결에 동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연내 동결 선택지가 가장 힘을 얻었다.
환율, 부동산 등 금융안정 이슈와 반도체 경기 등에 따른 성장률 상방 압력을 감안할 때 금리를 더 내리긴 어렵지만, GDP갭 흐름과 제한적인 물가 상승세 등을 볼 때 금리를 올릴 때 역시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만 일부에선 이젠 금리 인상 카드도 생각해야 할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환율 불안정과 서울 아파트값 불안 등이 걷히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즉 환율과 부동산 '쌍두마차'가 계속해서 한은의 인내심을 시험하면서 금리 인상 쪽으로 꼬드길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 매파적 금통위에 급등한 금리의 진로 찾기
전날 시장금리는 예상보다 매파적인 금통위 이벤트에 놀라 크게 뛰었다.
전날 채권시장은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자 기세 좋은 강세로 시작했지만, '통방'을 보는 순간 무너졌다.
통방 정책방향 문단에서 '인하' 단어가 사라지면서 선물가격이 급전직하했으며, 외국인은 놀라운 규모의 3년 선물 매도를 했다.
국고3년 금리가 10.2% 뛰어 3.1%에 밀착하고 국고10년은 7bp 넘게 오르면서 3.5%에 바짝 붙은 상황이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3만 5,035계약 순매도하고 10년 선물은 7,220계약 순매수했다.
전날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한은이 돈을 많이 풀어 환율이 뛴 건 아니다'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지만, 투자자들은 '환율이 통화정책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일단 통화당국이 환율과 부동산을 크게 우려한다는 점을 인정한 뒤 금리인하 기대를 접었다.
다만 일각에선 금리를 당장 올릴 일이 아니라면 지금 금리 레벨을 과하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하지만 망가진 투자심리와 금리 사이클이 이제 '인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일각의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 환율, 베선트의 희한한 '구두개입' 불구 불안한 흐름 계속
전날 달러/원 환율은 무려 11거래일만에 하락했다.
3시30분 기준 달러/원은 전날 7.8원 속락한 1,469.7원을 기록했다.
달러/원이 오래만에 내려간 이유는 놀랍게도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덕분이다.
지난 12일 구윤철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강력한 경제 기초 여건과 맞지 않는다.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사실이 전날 외환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베선트의 구두개입이 나온 이후 달러/원은 야간거래에서 1,46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으며,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하지만 장중 환율 하락이 한계를 보이면서 다시금 1,470원을 웃도는 등 시장 흐름은 불안했다.
한국에서 달러를 들여와야 하는 미국 재무장관 베선트의 구두개입이란 '희한한' 재료로 달러/원 환율이 11일만에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 압력은 계속 살펴야 한다.
간밤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또다시 환율 상승 압력과 외환당국의 움직임 등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 코스피, 놀라운 '10거래일 연속 상승'...신고가 경신하며 5천에 다가서는 주가지수
코스피의 놀라운 상승 흐름도 이어지는 중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74.45p(1.58%) 급등한 4,797.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8.98p(0.95%) 뛴 951.16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TSMC의 호실적 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무려 10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코스피가 10거래일 연속 오른 것은 1990년 이후 8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귀한 사례다. 직전 사례는 지난해 9월이다.
외국인은 6거래일만에 코스피 순매수(3,530억원)로 돌았다. 최근엔 외국인이 주식을 팔 때 기관들이 사면서 장을 받친 바 있다.
주가지수가 10거래일 연속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기세가 뜨겁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주가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 단기 매물 소화 등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적 기대감과 견고한 펀더멘털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 5천 달성이 멀지 않았다는 낙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금리인하 기대 소멸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