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강력한 실적 전망을 제시하며 뉴욕 증시에서 10%대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최근 확산됐던 ‘AI 거품론’과 기술주 조정 우려를 실적으로 정면 돌파하며, AI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은 전 거래일 대비 10.21% 상승한 248.5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상승폭은 11%를 웃돌기도 했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약 30% 상회하면서 매수세가 집중됐다.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에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과 이익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매출이 136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억1900만달러로 16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47%에 달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78달러로 집계돼 시장 컨센서스(3.9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사업부별로는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 매출이 52억8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8% 늘었고, 모바일·클라이언트 부문은 42억5500만달러로 63% 증가했다. 자동차·임베디드 부문 매출도 17억2000만달러로 48% 성장하는 등 전 사업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부문을 중심으로 주문 강세가 이어지며 “AI 컴퓨팅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숫자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력한 실적은 AI 반도체주 전반으로 온기를 확산시켰다. 엔비디아는 1%대 후반 상승했고, AMD와 오라클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하드웨어를 넘어 팔란티어 등 AI 소프트웨어 종목과 전력 인프라 관련주까지 오르며 AI 생태계 전반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모간스탠리는 “AI 음악이 연주되는 한 마이크론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JP모간은 공급 부족 국면에서의 가격 결정력을 높게 평가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통해 HBM 수요가 기대가 아닌 ‘실제 숫자’로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최근 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다른 섹터로 이동하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이번 반등을 곧바로 AI 랠리의 재개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 등 차세대 AI 칩이 실제 성능 개선을 수치로 입증해야 보다 지속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