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0-31 (금)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中 ‘부산 합의’와 한국 경제의 전략적 기회

  • 입력 2025-10-31 07:06
  • 김경목 기자
댓글
0
[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美·中 ‘부산 합의’와 한국 경제의 전략적 기회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1시간 40분가량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경제·무역 갈등을 일단 봉합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양국의 신호로 평가된다.

합의의 핵심 내용은 희토류 공급 안정화, 펜타닐 관세 조정, 농산물 거래 확대, 기술·산업 규제 완화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전기차·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일부 관세를 완화했다.

미국은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한 데 따라 기존 20%였던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췄으며, 이를 포함한 대중 평균 관세율은 종전 57%에서 47%로 낮아졌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 구매를 즉시 재개하고, 향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톤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기술·산업 분야에서도 민감 기술 규제와 무역법 301조 조치가 1년간 유예됐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갈등 완화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한편 한국 경제에도 전략적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와 핵심 산업 공급망을 점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원재료와 기술 확보를 위한 대비책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빅딜’이 아닌 ‘스몰딜’이라는 점에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반도체·AI·에너지 산업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초고율 관세 유예 조치의 재연장 여부도 불확실하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은 단기적 휴전으로 멈추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이번 미중 휴전을 전략적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 산업 구조개혁, 전략 산업 투자 확대를 통해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실용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미중 정상회담이 가져온 일시적 평화는 한국 경제에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했다. 이제 관건은 이 시간을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해 미래의 불확실성과 패권 경쟁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

모바일화면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