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10-24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성환 소수의견이 채권시장에 희망 못 준 이유

  • 입력 2025-10-23 13:52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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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5년 10월 금통위 모습

사진: 2025년 10월 금통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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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통위 내에서 가장 도비시한 성향인 신성환 금통위원이 금리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10월 금통위가 23일 금융시장 다수의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신 위원은 인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 위원은 금통위 내에서 '금융안정'엔 상대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캐릭터로 평가 받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설명에 따르면, 신성환 위원은 "주택시장과 관련한 금융안정이 우려되지만 지디피갭이 마이너스여서 빠른 시일 내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강성 비둘기 신성환...어차피 아웃라이어?

올해 8번의 기준금리 결정회의 중 7번의 회의가 끝났다.

한은은 올해 7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2차례 내리고 5번 동결했다.

신 위원은 올해 5번의 금리 동결 결정 때 4번에 걸쳐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올해 회의 중 신 위원이 군말 없이(?) 동결에 찬성했던 회의는 7월 금통위가 유일했다.

채권시장에선 이번 회의에선 신 위원이 금리 동결에 찬성해 '만장일치'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지만, 신 위원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시장엔 만장일치 동결 의견이 우세해 보였다. 하지만 신성환 위원은 다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어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상과 다른 인하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채권가격이 별로 반등하지 못한 데엔 신 위원을 일종의 아웃라이어로 보는 시선도 작용한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투자자들이 신성환 위원이야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수의견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같다"고 평가했다.

■ 소수의견의 굴욕? 포워드가이던스 5:1에서 4:2로 변해 부담...총재도 '매파적'

한은의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 열어두기'와 '동결 유지' 의견은 4:2로 나왔다.

지난 8월의 5:1에서 4:2로 변해 한은 금통위 스탠스가 좀더 매파적으로 바뀐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 면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고 환율도 단기간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하와 동결 의견이 5:1에서 4:2로 변한 것 자체가 금융안정에 좀더 포커스를 둔 것"이라고 했다.

총재는 "금리가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인하 속도와 폭이 좀더 천천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경기 부양의 시급성과 금융안정의 필요성 중 후자에 좀더 방점이 찍혀 있음을 시사했다.

총재는 "평균적으로 100bp 인하하면 성장률을 0.24%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자산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컸다"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했다.

물론 통계적 검증은 좀더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총재는 애써 부동산이 통화정책 전체를 좌우하진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총재는 "예컨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 경기가 폭락하면 어떻게 하는가. 이 경우 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는 것도 있다"며 "금리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시장에선 포워드 가이던스가 매파적으로 변한 데다 한은 총재가 대체로 매파적이었기 때문에 신성환 위원의 소수의견이 먹히지 않은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C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8월의 5대1에서 10월 4대2로 바뀌면서 신성환 위원의 금리 인하 의견이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서울 집값만 무서운 게 아니다...환율 급등도 우려

이날은 환율이 급등하면서 한국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이 장중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로 변해 장을 누르고 있다.

C 딜러는 "오늘 환율이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국내 은행들도 어제 3년 이하 단기물을 좀 팔았는데, 이제 연내 동결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 기준금리는 여기서 한 번 더 내린 2.25%로 본다. 일단 금리 인하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이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1,440원을 뛰어넘는 등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채권시장을 긴장시키기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 확대 뿐만 아니라 위태로워 보이는 달러/원 환율 상황이 이미 타격을 입은 '11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욱 짓눌렀다.

환율 급등 속 외국인이 장중 3년 국채선물을 2만개, 10년 선물을 4천개 가까이 대거 순매도하면서 채권가격도 위협했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예상했던 바이지만 이창용 총재는 매파적이었고 연내 금리 인하는 물건너 가는 분위기"라며 "환율, 부동산 문제가 한달만에 해결될 가능성도 없어 보여 일단 올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도 부동산이지만 오늘 보니 환율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다가 정말 무슨 일이 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최근 환율 급등분을 나름대로 분해해 설명하기도 했다.

총재는 "지난 8월 통방 이후 달러/원 환율이 35원 가량 이렇게 올랐는데 1/4은 글로벌 달러 강세, 3/4은 미중 갈등 따른 위안화, 일본 수상 불확실성 문제, 우리 나라 관세문제, 3500억불 조달 걱정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 베테랑 채권 운용역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는 1번 정도 남았다면서 기대감을 낮추는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소수의견 1인이 단기필마로 돌아드니

시장은 의구한데 금리는 오르는구나

어즈버 3회 기준금리 인하는 꿈이런가 하노라"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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