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연준 미란 "통화정책 매우 긴축적...금리 공격적으로 내려야"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스티븐 미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취임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며 공격적인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란 이사는 22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세금과 이민 정책 변화, 임대료 안정, 규제 완화, 관세 수입 증가 등이 새로운 경제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연준은 현재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거의 2%p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모든 미국 가계와 기업을 위해 물가 안정을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니고 있으며, 나 또한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현 수준의 과도한 긴축 정책은 연준의 고용 목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란 이사는 백악관의 정책 변화가 경기 과열이나 위축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중립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테일러 준칙 등 금리 모델을 인용하며 “현재 통화정책은 동료 위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표준 정책 규칙을 적용할 경우 은행 간 초단기 대출 금리이자 다양한 금리에 영향을 주는 연방기금금리(FFR)는 2% 초반이 적정 수준이다. 지난주 인하 이후에도 FFR의 현재 목표 범위는 4~4.25%다.
그는 “통화정책은 이미 충분히 긴축적 수준에 들어섰다”며 “단기 금리를 2%p 이상 높게 유지할 경우 불필요한 해고와 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의 입장은 FOMC 내에서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 현 위원회는 금리를 향후 수년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주 회의에서 FOMC는 11대 1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는데,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미란은 0.5%p 인하를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점도표’에서 올해 추가로 1.25%p 인하가 필요하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미란 이사는 임대료 하락세가 이제 본격적으로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자신했다. 동시에 경제 성장에 대해선 낙관했다.
그는 “현재 정책이 중립금리보다 약 2%p 높아 지나치게 긴축적”이라며 “성장이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정책이 중립 수준에 가깝게 조정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경기 위축과 생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 규제 강화, 기업 규제 완화와 감세, 관세 수입 증가와 이에 따른 재정 적자 효과 등도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노동시장 통계와 현장의 증언은 국경 정책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의 복잡한 규제 체계는 이미 성장의 실질적 장애물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연준과 시장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미란 이사는 “일부 상품 가격의 작은 변동이 과도한 우려로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연준의 2% 목표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미란 이사는 내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직을 수행한 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CEA의 연구 결과를 다수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