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9-18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다시 가동한 금리인하 사이클...한은, 연준이 열어준 인하 공간과 금융안정 감안

  • 입력 2025-09-18 11:03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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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코스콤 CHECK

사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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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가동했다.

연준은 현지시간 16~17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범위를 4.00~4.25%로 25bp 내린다고 밝혔다.

연준은 작년 9월 ‘빅컷’(50bp 인하)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해 11월과 12월에도 25bp씩 내렸으나, 이후 다섯 차례 회의에서 동결을 이어왔다.

그런 뒤 이번에 다시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한 것이며, 일단 올해 남은 2번의 금리결정회의에서도 인하를 예고한 상태다.

■ 연준 성명보다 더 매파적인 파월

연준 성명서는 노동시장 평가와 관련해 "여전히 견조하다"에서 "고용 창출이 둔화했고 실업률은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다"로 하향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표현을 새로 추가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인 쪽으로 치우치는 느낌이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위험관리 차원의 인하다. 50bp 인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는 없었다"고 했다.

예방 차원의 인하라는 점과 빅컷 가능성에는 선을 그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계했다.

파월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은 소폭 상향됐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전망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다만 노동시장 위험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 9월 25bp 인하는 기정사실이다...올해 남은 2번, 만만치 않은 관점 대립

이번 FOMC 금리 25bp 인하는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투자자들 대부분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빅컷 소수의견'이 몇 명이나 나올지가 관심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50bp 인하를 주장한 사람은 트럼프의 경제책사로 이번에 연준 이사가 된 스티브 미란 1명이었다.

트럼프 1기 때 연준 이사가 된 보우먼, 월러 이사는 일각의 기대와 달리 25bp 인하에 찬성했다.

즉 25bp 인하 결정은 위원 12명 중 11명이 찬성했으며 전날 취임한 스티브 미란 이사만이 50b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 전망은 3.625%로, 기존 대비 25bp 낮춰진 것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금리 인하 강도 전망이 줄어들었다. 점도표의 2026년과 2027년 말 전망치는 각각 3.375%, 3.125%로 25bp씩 하향됐다. 이 경로에 따르면 올해 총 75bp, 이후 2년간 매년마다 각각 25bp씩 추가 인하가 이어지는 셈이다.

아울러 올해 추가 2회 인하 전망을 놓고도 의견들이 만만치 않게 부딪히고 있다.

점도표 변경 상황을 보면 올해 3차례 금리인하 전망이 10:9로 적은 차이의 우세만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2차례 남은 기간 금리 인하를 확신하긴 쉽지 않다.

점도표에서 7명의 위원은 올해 남은 2차례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봤으며, 2명의 추가 금리 인하를 1회로 예상했다.

또 중립금리 전망에서도 9명이 3%를 넘는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어 정책위원과 편차가 꽤 있다.

따라서 4분기 2차례 금리 인하 이벤트에선 인하와 동결 주장자들이 꽤나 대립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강도에 대한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FOMC 전 큰폭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며 빅컷 기대를 띄웠으나 시장 예상대로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

■ 한은은 연준이 열어준 공간, 그리고 금융안정 문제 감안

한은은 일단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통화정책 여력이 커진 점을 거론했다.

아울러 연준의 점도표 등을 확인한 뒤 연준 내 금리 인하 강도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점에도 주목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다시 돌입함에 따라 한국의 인하 여지가 커진 점이 있지만,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도 꽤 크다고 보는 것이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미 연준이 9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그러나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이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향후 미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미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연준이 경제전망(SEP)에서 성장과 물가 전망을 상향하고 실업률 전망을 낮춘 가운데서도 정책금리 전망(dot plot)은 하향 조정한 점도 눈여겨 봤다.

파월이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 가운데 한은이 미국 덕에 확대된 통화정책 여력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은 부총재의 말처럼 미국의 인하로 한국이 금리를 내릴 여지가 커졌다"면서 "국내 통화정책은 부동산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지만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예비돼 있는 만큼 한은은 10월에 금리를 내린 뒤 상황을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그러나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데다 국내에선 금통위, 한은 총재 등이 금융안정 여부를 좀더 확인하길 원하고 있어 굳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10월에 인하를 미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 연준 성명서, 출처: 연준

자료: 연준 성명서,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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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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